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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 풀린 중국 시장 K-푸드 재공략

곡산 2024. 10. 2. 22:16

 

빗장 풀린 중국 시장 K-푸드 재공략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4.09.30 07:56

코로나19 이후 수출 감소 회복세 전환…올해 농식품 15억 불 목표
오리온 효율성 높은 간접영업·벌크 매대 늘려
풀무원 연 40% 성장…김밥 등 밥 카테고리 확대
불닭볶음면 1분기 2배 증가…온라인 편집숍 운영
 

K-푸드를 앞세워 미국, 유럽, 아세안 시장을 점령한 식품업계가 중국 시장에도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K-푸드 열풍을 비껴간 곳이다.

K-푸드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 녹아 들며 연간 90억 달러(2023년 기준, 수산식품 제외)를 돌파하는 등 연일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작년 미국은 전년 대비 8.7% 증가한 12억9500만 달러를 올렸고, 유럽은 4.5% 오른 5억34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아세안 시장은 2.7% 감소했으나 17억9600만 달러를 기록하며 K-푸드 주력 수출시장임을 증명했다.

올해 역시 상승세는 이어져 8월 기준 현재 미국은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한 10억 달러 이상 수출했고, 아세안도 5.9% 오른 12억5600만 달러를 올렸다. 특히 유럽은 30.5%가 증가한 4억59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전년 전체 수출액의 9부 능선을 이미 넘었다.

 

반면 중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2020년 약 20억 달러를 달성하던 것에서 2022년 12억67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작년에는 13억8100만 달러로 8.9% 증가하긴 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에는 아직 한참 못 미친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국 식품산업 보호를 위해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 타격이 컸다.

이에 업계에서도 제3국으로 눈을 돌리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전개했지만 절대적 규모와 바잉파워, 인지도, 인건비 등에서 여전히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실제 중국 식품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6조 위안(약 1134조 원)에 달한다.

 

반가운 점은 중국이 빗장을 풀며 수출이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 수입 제한 정책을 철회하며 점차 수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 8월 현재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9억5900만 달러를 올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 대중국 농식품 수출액을 약 15억 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역시 매출이 회복세로 돌아서자 수출 제품을 다양화하고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중국시장에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고 있다.

 

오리온은 올해 중국 현지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효율성 높은 간접영업체제를 정착시켜 보다 많은 판매처에서 제품이 전면 진열되도록 하고, 중국 내수 소비 둔화에 따라 가성비형 벌크 매대 확대에 힘쓸 방침이다.

오리온은 작년 연결기준 전체 영업이익 4923억 원 중 중국 비중이 44.9%에 달한다.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이 23.1% 증가한 1101억 원을 달성하며 이익 개선에 성공했다.

 

이에 오리온은 현지 유통 기업에 직접 영업하는 방식에서 전문 경소상(중개판매상) 간접 영업 방식으로 바꿔 거래처 확대에 나선 상태다. 또 감자스낵의 원료인 감자플레이크를 생산하는 라인을 내몽고 직영감자농장 인근의 심양공장에 신규 설치했다.

△중국 유통매장에서 현지 소비자가 롯데칠성음료와 서울장수의 협업 모델인 ‘막사(막걸리+사이다)’(왼쪽)와 풀무원 냉동김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각 사)
 

풀무원은 국내 식품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최대 회원제 창고형 마트인 샘스클럽(Sam's Club)에 냉동김밥 납품을 시작했다. 49개 지점을 보유한 샘스클럽 전 지점에서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 연간 약 62만 봉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풀무원은 샘스클럽의 냉동김밥 실적을 바탕으로 타 채널로도 확산하고 한식 밥 카테고리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풀무원 중국법인 윤성원 마케팅본부장은 “이번 냉동김밥 수출을 중국 냉동 K-스트리트 푸드를 선점할 수 있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중국시장에서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40%가량 증가 추세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자회사 삼양애니는 오는 4분기 중국 온라인몰 더우인과 티몰에 K-컬처(CULTURE) 전문 식품관 ‘삼양 온라인 편집샵(가칭)’을 운영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비롯해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을 선보여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K- 푸드’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타깃은 중국 현지의 젊은 소비자다. 불닭볶음면, 삼양라면 등 삼양식품 브랜드를 연계한 온라인 판매처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삼양식품의 중국 매출은 전체 해외 매출의 약 20%를 차지한다. 올해 1분기 중국 법인 매출은 전년보다 194% 늘어난 5억 위안(약 951억 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이 K-푸드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지만 시장성과 활용도면에서 중국을 포기하기에는 어렵다. 코로나19 이후 침체기였던 중국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K-푸드를 찾은 소비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갈수록 중국 내 K-푸드는 지속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럼에도 중국은 국제관계, 미투 제품, 각종 규제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