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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 낮춘대서 먹었는데"…'누룩' 제품 먹고 26명 입원한 日

곡산 2024. 3. 26. 10:10

"콜레스테롤 낮춘대서 먹었는데"…'누룩' 제품 먹고 26명 입원한 日

김현정입력 2024. 3. 25. 20:03수정 2024. 3. 25. 22:55
고바야시제약 붉은 누룩, 신장 문제 일으켜
제약사, 52개 식품社에 원료로 공급 '파문'

일본의 유명 제약사가 제조·판매한 건강기능식품 '붉은 누룩(홍국·紅?)'을 섭취한 수십 명이 신장 등에 이상이 생겨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이 누룩을 식품 원료로 공급받아 사용한 기업이 52개 사나 돼 기업들의 제품 회수가 이어지며 파문이 커지고 있다.

식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누룩.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으로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25일 NHK 방송, 지지통신 등 현지 언론은 고바야시(小林) 제약 측의 발표를 인용해 붉은 누룩 성분을 포함한 건강식품을 섭취한 사람 20명이 추가로 입원한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주에도 이 제품을 먹고 입원한 환자 수가 6명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지금까지 붉은 누룩으로 인해 입원한 환자는 총 26명이다.

붉은 누룩이란 쌀 등 곡류의 일종인 붉은 누룩 균을 번식시켜 만든 것으로, 이름처럼 붉은색을 내기 때문에 예전부터 식품의 착색료 등으로 널리 사용돼 왔다. 최근 일본에서는 붉은 누룩에 들어있는 로바스타틴이라는 성분이 콜레스테롤을 저하하는 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붉은 누룩을 사용한 건강식품 등이 많이 출시됐다. 하지만 이러한 효능에도 붉은 누룩 균에는 시트리닌이라는 곰팡이 독을 만드는 성분도 있어 신장 질환을 일으킬 우려 또한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바야시 제약이 자진 회수를 결정한 '붉은 누룩' 사용 제품.[이미지출처=고바야시 제약 홈페이지 캡처]

지난 22일 고바야시 제약은 붉은 누룩을 사용한 기능성 표시 식품을 자진 회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회사는 제품 회수 이유에 관해 이를 섭취한 소비자 중 신장 질환 등 건강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현시점에서 이 성분이나 본 제품의 신장 질환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고객의 건강 피해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로서 제품을 회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수 대상인 제품은 '붉은 누룩 콜레스테롤 헬프 60알 20일분' 등 5개다. 고바야시 제약은 의약외품 전문업체로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고바야시 제약의 붉은 누룩 관련 제품은 연간 매출액만 6억엔(약 53억 원)에 달한다. 또 회수 대상 제품은 2021년부터 일본 내 드럭스토어 등에서 판매된 것이기 때문에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해당 제품의 누계 판매 수가 거의 110만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더 큰 문제는 고바야시 제약이 붉은 누룩을 다른 기업들에도 가공 원료로 공급했다는 것이다. 24일 고바야시 제약은 붉은 누룩을 음료, 조미료 등 식품 관련 기업 52개 사에 2016년부터 원료로 공급해 왔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붉은 누룩을 공급받은 기업들의 제품 회수 발표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주류 기업인 다카라(?) 주조는 일본 술인 '송죽매 시라타케쿠라(白壁?) 미오(?) 프리미엄 로즈’, 후쿠오카(福岡) 소재 통신판매회사는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농축 치즈 센베'를 회수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기분(紀文)식품은 오징어 젓갈 제품, 나고야(名古屋)시의 콩 과자 전문점 마메후쿠(豆福)는 붉은 누룩을 사용한 '새우 소금 아몬드' 등 제품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고바야시 제약이 붉은 누룩을 원료로 공급한 기업이 많은 만큼 앞으로 붉은 누룩과 관련한 회수 또는 리콜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