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흥행사 ‘야쿠르트 아줌마’ 또 대박낸다
신제품 컵커피 인기 이어 크림치즈 ‘불티’…일명 여사님 ‘블루칩 루트’ 효과
유은주기자(dwdwdw0720@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8-12 03:05:21
▲ 한국야쿠르트가(사진) 특유의 방문판매사원 판촉방법인 일명 ‘여사님 마케팅’이 신제품과 잇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 3월 연이어 출시한 끼리(치즈)와 콜드브루by바빈스키(커피)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최근 한국야쿠르트가 일명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방문판매사원들에 힘입어 새로 출시된 신제품들의 실적향상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관련업계의 시선을 받고 있다.
11일 식음료 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 특유의 방문판매사원 판촉방법인 일명 ‘여사님 마케팅’ 덕분에 새롭게 출시하는 제품 마다 성공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1971년부터 소위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리는 방문판매 사원을 활용한 판매방식을 지속해 오고 있다. 신선한 제품을 정해진 시간에 직접 배달하는 이 같은 방식은 제품의 신선도는 물론 고객 편의까지 배려한 의도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이른바 블루칩 판매방식으로 정착됐다.
한국야쿠르트는 대형마트 등 일반적 유통망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정가로만 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야쿠르트 아줌마’를 활용한 판매가 전체 매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한다. 관련업계에서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일컬어 ‘여사님’, 이들을 이용한 판매 방식을 ‘여사님 마케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치즈제품·컵커피 등 유제품 외 신제품들, 탄탄 ‘야쿠르트 아줌마’ 통해 시너지
최근 한국야쿠르트는 기존 발효유제품만으로는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기존의 탄탄한 방문판매방식을 기반으로 신제품을 하나 둘 내놓기 시작하면서 큰 성과를 보고 있다.
우선 지난 2월에는 치즈 제품인 ‘끼리’를 야심차게 내놨다. ‘끼리 크림치즈포션’, ‘끼리 딥앤크런치’ 2종으로 출시된 끼리 치즈는 프랑스 치즈 전문기업 ‘벨’ 사(社)의 대표 치즈 브랜드다.
▲ 콜드브루 컵커피(위)와 크림치즈 끼리는 젊은 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끼리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고 있지만 구하기 힘든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5명의 야구르트 아줌마들 중 단 1명만 딱 하나 남았다며 크림치즈포션(아래)을 판매하고 있었으며 딥앤크런치 제품은 단 한명도 갖고 있지 않았다. ⓒ스카이데일리
끼리 치즈는 현재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올라가면서 사기 조차 힘들어진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과거 허니버터칩의 열풍과 비슷한 양상인 모습이다. 이 때문에 제품 구매 후 ‘인증샷(제품을 구매했다는 것을 인증하는 사진)’을 남기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론칭 초기 서울·경기지역에서만 판매되던 끼리치즈는 지난 5월부터 전국으로 판매처가 확대했다.
올 3월에는 커피 제품인 ‘콜드브루 by 바빈스키(이하 콜드브루)’도 새롭게 출시했다. 콜드브루 커피는 세계 바리스타 대회 우승자 찰스 바빈스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컵커피로 기존 제품들과 다르게 로스팅 후 10일 동안만 판매하는 차별성을 뒀다. 이를 위해 제품 겉면에 로스팅 일자가 표기된 스티커를 부착했다.
이와 관련,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야쿠르트가 기존에 판매하던 제품과 새로 내놓은 제품 등 모두 신선도를 최우선시 하는 제품들이다”며 “이들 제품들이 한국야쿠르트 특유의 신선한 제품을 정시에 배달하는 방식, 소위 ‘여사님’으로 불리는 판매 사원들을 통한 판매 방식과 부합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크림치즈 불티…바쁜 발걸음도 붙잡는 ‘여사님 전동카트’
스카이데일리는 ‘끼리’와 ‘콜드브루’의 인기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출근시간대 강남역과 서초역, 신림역과 신대방역 인근에서 활동하고 있는 ‘야쿠르트 아줌마’들과 이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직접 만나봤다.
기자가 만난 야쿠르트 아줌마들 대부분은 콜드브루와 끼리에 대해 ‘인기상품’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이들은 “다만 콜드부르와 달리 끼리의 경우는 배급되는 물량이 제한적이라 판매를 하고 싶어도 못 파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출근할 때마다 치즈가 있냐고 묻는 고객들도 있다고 했다. 치즈가 언제 얼만큼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강남역 인근에서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남향자씨(가명·50대)는 “(끼리)치즈의 경우 남녀 구분 없이 매일 10명 이상이 찾는데 물건이 충분하지 않아 수요를 다 충족시키지는 못하고 있다”며 “가끔 물건이 들어오면 연락 달라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 야구르트 아줌마들에 의하면 바쁜 출근 시간에도 끼리치즈를 파냐고 물어보러 오는 사람들도 상당수라고 한다. 기존 고객의 경우 예약을 받아놓기도 한다고 전했다. 사진은 출근시간 대 전철역 인근에서 영업활동 중인 야구르트 아줌마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직장인 김한솔(27)씨는 “아침마다 아주머니께서 파는 것을 보고 궁금해만 하다가 직장동료가 사온 것을 먹어봤는데 시중에 팔고 있던 국산 치즈제품보다 맛있었다”며 “그 이후로 끼리 치즈를 즐겨 먹게 됐는데, 물건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콜드브루도 인기가 많은 편이다”며 “직장동료 중 상당수가 야쿠르트 아줌마에게 콜드브루 정기배달을 신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림역 인근에서 만난 야쿠르트 아줌마 장창훈씨(50) 역시 끼리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었다. 그는 “한 번 배급될 때 4~5개정도 받는데 고객 한 분이 제품이 들어온 날 3~4개를 사가는 경우가 있다”며 “대부분 제품이 입고되자마자 그날 오전에 다 팔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초동 인근에서 활동하는 야쿠르트 아줌마 조은하씨(62)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끼리’를 찾는 손님들이 상당히 많지만 배급받는 물량이 제한적이라 없어서 못 파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호기심에 한 번 구매했다가 그 맛에 반해 예약을 걸거나 정기적으로 배달받기를 요청하는 분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콜드브루의 경우 근처 직장인들이 회의시간 때 먹기 위해 여러 개를 미리 주문해 놓기도 한다”며 “보통 20~30대 위주로 젊은 층의 수요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콜드부르와 끼리의 높은 인기를 실감하면서도 약간의 당황스러운 기색도 내비쳤다. 특히 끼리의 폭팔적 인기에 대해서는 의외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한구야쿠르트 관계자는 “사실 초반부터 이렇게까지 (끼리의)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예측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당시 많은 물량을 확보하지 않았다”며 “내달 혹은 내내달 중으로 재계약을 하게 될 때는 물량을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고 전했다.
커피 이어 치즈시장까지 넘본다…“이대로면 32억병 판매 ‘윌’ 신화 재현할수도”
▲ 크림치즈와 과자가 함께 들어있는 '딥앤크런치'제품은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구매하기 쉽지 않자 SNS에 인증샷을 남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끼리딥앤크런치 제품, 한국야쿠르트 모바일 앱 주문화면, 인스타그램 끼리 인증샷 캡쳐화면 [사진=한국야쿠르트] ⓒ스카이데일리
콜드브루와 끼리의 폭발적 인기는 수치상으로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출시된 콜드브루의 경우 하루 평균 9~10만개가 판매되고 있다. 출시 이후 누적판매량은 880만개(7월말 기준)에 달한다.
지난 2월 출시된 끼리는 수입·판매 특성상 많은 물량을 확보할 수 없음에도 출시 6개월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전국 판매가 시작된 후부터는 판매량이 크게 늘어 7월 한 달 기준 하루 평균 2만개 가량이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7월 한 달간 끼리 판매액은 전달 대비 약 15% 가량 상승했다.
이로 인해 그 동안 ‘윌’, ‘쿠퍼스’ 이후로 이렇다 할 히트제품을 내놓지 못했던 한국야쿠르트가 또 다른 판매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주력제품 중 하나인 ‘윌’은 2000년 출시 후 지금(7월 말 기준)까지 총 32억개가 팔린 식품업계 베스트셀러다. 위염과 위궤양, 위암 등의 대표적 원인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 때문에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30년 경력의 야쿠르트 아줌마 문순자(62)씨는 “오랜 기간 동안 고객들이 꾸준히 찾는 제품이 바로 ‘윌’이다”며 “콜드브루나 끼리도 지금과 같은 인기가 지속되면 ‘윌’ 만큼 성공한 제품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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