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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학(최낙준 상무) 무학 서울공략…돈살포 식 승부수 우려감 팽배

곡산 2016. 12. 4. 22:55

무학 서울공략…돈살포 식 승부수 우려감 팽배

28세 후계의 경남서 번돈 물량공세…판촉·광고 수백억 폭증 ‘순이익 급감’

김도현기자(d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6-15 00:07:58

무학은 부산·경남 지역을 연고로 성장해 온 주류업체다. 부산에서 무학의 소주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돈다. 대표 브랜드는 ‘화이트’와 ‘좋은데이’다. 화이트의 경우 울산 등지에서 사랑받는 소주 브랜드지만 좋은데이는 가히 ‘전국구’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 과일맛 리큐르 소주가 인기를 끌면서 좋은데이의 ‘컬러시리즈’는 흥행 무대를 넓혀왔다. 무학은 최근 수년간 수도권 공략에 박차를 가해왔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아성에 도전한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움직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마케팅비 지출도 커졌다.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분석도 있지만 실적에 비해 지나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무학은 28세 마케팅 임원을 임명, 서울 공략의 최전선에 세워 뒷말이 무성하다. 스카이데일리가 무학의 20대 신규 임원과 마케팅비 지출 논란에 대해 취재했다.

 ▲ 무학(사진·창원본사)은 과도한 비용지출로 논란이 된 마케팅 부서 담당자로 20대의 젊은 상무를 전진 배치해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그 인물이 최재호 회장의 아들 낙준 씨기 때문이다. 최낙준 상무의 나이는 28세. 최 상무를 제외한 회사 경영진 임원의 나이는 모두 50대다. 업계 역시 아무리 오너일가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빠른 승진이라는 시선이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무학의 공격적 마케팅을 지켜보는 이들의 해석이 분분하다. 경상남도 마산을 연고로 한 향토 주류업체인 무학은 최근 수년간 이익률이 급감했다. 과도한 마케팅비 지출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마케팅 사업본부에는 20대 젊은 상무가 최근 자리에 앉으면서 지휘봉을 잡았다.
 
수도권 공략을 맡게된 주인공은 무학 마케팅 사업본부장 최낙준 상무다. 1988년 1월 생으로 만 28세다. 무학 법인등기에 따르면 최 상무는 지난 3월 27일 취임했다. 이어 4월 9일 등기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최 상무는 경남은행 재무기획부 출신으로, 무학 입사 2년 만에 상무 직함을 달았다. 이례적이고 파격적인 대우다.
 
무학의 기존 경영진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현재 경영진은 1961년생 최재호 회장을 비롯해 강민철 대표(1957년생), 이수능 부사장(1959년생), 이종수 전무(1966년생) 등이다. 최 상무를 제외하면 모두 50대 이상이다.
 
근속연수에서도 차이가 난다. 경영진 가운데 입사 6년이 된 해군제독 출신의 강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최재호 회장 31년, 이수능 부사장 32년, 이종수 전무 22년)의 평균 근속연수는 28년이다.
 
업계에선 ‘오너일가’이기에 이 같은 인사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최낙준 상무가 최재호 회장의 아들이기 때문에 28세에 불과한 나이에 상무 직함을 달고 회사 경영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입사 후 10년 안팎의 실무 경험을 쌓은 후 임원 반열에 올라 경영 일선에 나서는 게 재계의 최근 트렌드”라며 “무학의 발탁 인사는 상당히 이례적이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과하게 이른 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오너 일가의 경영 참여는 너그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나이 서른도 안된 임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특히 마케팅 분야의 경우 현재 무학 안팎에서 많은 잡음이 있는 곳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수도권 공략”에 급증한 마케팅 비용…1Q 당기순익 전년 동기 ‘반토막’
 
업계 관계자가 언급한 무학의 마케팅을 둘러싼 잡음은 최근 실적과 연관이 깊다.
 
무학은 최근 꾸준히 매출 상승세를 보여왔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2341억원, 2852억원, 27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무학은 662억원의 영업이익과 2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영업이익 815억에 비해 153억원, 당기순이익은 806억원 보다 무려 512억원이나 감소한 수치다. 순익 감소는 마케팅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무학은 최근 3년간 광고비 및 판촉비 명목으로 연평균 255억원을 지출했다. 광고선전비의 경우 각각 81억원, 82억원, 95억원을 지출했으며 판매촉진비는 109억원, 156억원, 243억원을 사용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90억원, 238억원, 338억원 등 총 766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한 셈이다. 해마다 백억 단위의 숫자를 바꿀 정도로 가파른 지출 상승세를 나타냈다. 매출액 대비 각각 8.1%, 8.3%, 12.1%에 달하는 금액을 마케팅에 쏟아 부었다.
 
마케팅 비용에 과감하게 베팅한 배경에는 ‘수도권 공략’이란 무학의 승부수가 깔려있었다. 무학은 수도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방 주류업계로는 처음으로, 연고지가 아닌 충북 충주에 대규모 공장을 준비 중이다. 수도권 영업본부를 따로 두고 22년차 베테랑인 이종수 전무를 배치하기도 했다.
 
무학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직 평가하기 이른 시점이 아니냐”면서 “수도권 개척 과정에서 홍보인력 인건비 등 지출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줏값 인상에 “매출은 사실상 하락한 셈”…마케팅 효과 분분
 
무학의 수도권 진출을 위한 공격적 마케팅은 실효성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특히 1분기 실적 발표 후 이 같은 의구심에 불을 지폈다. 소주 출고가 인상에도 불구하고 매출 실적은 부진함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21일 무학은 주력상품인 ‘좋은데이’와 울산·경남지역이 주 소비층인 ‘화이트’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좋은데이는 863.64원에서 915.36원으로, 화이트는 881.82원에서 934.64원으로 각각 6% 인상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지난 1분기 무학이 올린 매출액은 624억원이다. 전년 동기 604억원에 비해 표면적으로는 개선됐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액에 소주값 인상분 6%를 더한 값(640억원)에는 못 미치는 실적이다. 사실상 지난해에 비해 소폭이나마 매출이 감소했음을 뜻한다.
 
따라서 무학 안팎에서는 마케팅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롯데칠성의 ‘처음처럼’이 굳건한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무리한 도전’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면 과감해야 한다고 반론을 내기도 한다. 무학이 ‘지역주’ 꼬리표를 떼고 전국주로 나가기 위해 수도권 공략은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서른이 채 안된 오너 일가가 서울 공략을 최전선에서 지휘한다는 부분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무학의 경우 최재호 회장(49.77%)과 부인(0.98%)이 50% 넘는 지분율을 보일 정도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한다”며 “아무리 훌륭한 인재이더라도 최 회장의 피붙이가 아니었다면 그 나이에 무학의 임원반열에 오를 수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최낙준 상무에 대한 논란에 대해 무학 측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