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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신데렐라 오너父子, 동반악재 ‘안타깝다’

곡산 2016. 12. 4. 22:31

식품업계 신데렐라 오너父子, 동반악재 ‘안타깝다’

父 회사상대 사욕행보 비판여론…子 대표 취임 후 실적 악화에 무능력 논란

김인희기자(ih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11-14 13:03:48

 ▲ 건강보조식품 제조기업으로 잘 알려진 천호식품이 지난해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천호식품은 김영식 창업주의 2세 경영인 김지안 대표가 이끌고 있는 가운데 천호식품 오너 일가의 위기관리 능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최근 건강식품전문기업 천호식품 오너 부자의 행보를 둘러싼 구설수가 불거져 나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아들이자 2세경영인인 김지안 대표가 회사 경영에서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능력 재검증을 요구받는 상황에 처했다. 또 천호식품 설립자인 김영식 회장은 회사를 이용해 사욕을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몇 년간 천호식품의 사세 확장을 일궈 낸 주인공들이기에 부자(父子) 모두를 향한 최근의 구설수가 더욱 안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천호식품 오너 일가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이야기도 회자되고 있다.
 
식품업계 신데렐라 평판, 2세 경영인 등장 후 실적악화에 기업공개 차질
 
식품업계 및 천호식품 등에 따르면 지난 1984년 설립된 천호식품은 25년여 동안 개인 사업자 형태로 이어져 오다가 어느 정도 사업이 궤도에 오른 지난 2009년에서야 법인 전환된 기업이다. 건강보조식품의 제조 및 판매가 주요 목적사업이며 설립자는 김영식 회장이다.
 
천호식품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에 맞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2000년대 후반 들어 사세가 급격히 커졌다. 식품업계의 신데렐라로 불릴 정도였다. 급기야 지난 2012년에는 IPO(기업공개) 주관사 선정에 나서는 등 상장 준비에 돌입했다. 천호식품 2세 경영인이자 김 회장의 아들인 김지안 대표는 이 시기를 전후로 천호식품 등기이사(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김 대표가 등기이사로 선임된 후 천호식품에 악재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우선 한창 진행하던 상장 작업부터 차질을 빚기 시작해 결국 상장 목표 시기를 기존 2014년에서 1년여 가량 미뤘다. 지난해에도 상장 목표 시점을 2017년으로 재조정 했다. 국내외 실적 악화 등이 그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로 김 대표가 천호식품 대표이사에 오른 지난해에는 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김 대표의 능력 재검증을 요구하는 여론이 일기 시작한 배경이다. 앞서 2014년 천호식품의 실적은 매출액 777억원, 영업이익 70억원, 당기순이익 60억원 등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676억원, 영업이익 20억원, 당기순이익 13억원 등의 실적을 올렸다. 외형은 물론 실질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까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천호식품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우선적으로 가짜 백수오 사태가 꼽힌다. 천호식품 역시 가짜 백수오를 유통시킨 네츄럴엔도텍으로부터 원료를 제공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품 판매량이 급감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김 대표 주도의 신사업 진출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 대표는 지난해 키즈전문 브랜드 ‘쥬아베’를 앞세워 어린이 건강식품 시장에 진출했다. 홍삼, 블루베리, 키즈에너지, 멀티비타민, 칼슘, 초유제품 등 쥬아베 6종 제품을 출시한 후 자사가 운영하는 키즈전문 쇼핑몰 ‘뮤맘’을 통해 판매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어린이 건강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까지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며 “하지만 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입된 비용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김 대표가 천호식품 대표이사에 오른지 벌써 2년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는 게 사실이다”며 “오히려 지난해에는 이런저런 이유로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로 인해 업계 안팎에서는 김 대표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고 귀띔했다.
 
김영식 회장, 개인 명의 빌딩에 천호식품 직영점 입점 시킨 후 임대료 챙겨 논란
 
이런 가운데 김 대표의 주소지가 서울로 돼 있는 점이 주목됐다. 부산에 본사를 둔 기업 오너의 주소지가 서울인 점은 ‘원격경영’이라는 비판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김 대표의 주소지는 지난달 31일까지 천호식품 명의로 전세임대 했던 고급 아파트의 한 호실이었다.
 
만약 해당 호실에서 김 대표가 실제로 거주했다면 회사 명의로 빌린 아파트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되기 때문에 이는 자칫 배임으로 비춰질 여지가 있는 사안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천호식품의 설립자이자 오너인 김영식 회장도 최근 불거져 나온 구설수로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김 회장은 개인명의 건물에 천호식품 매장(직영점)을 입주시켜 매 년 꼬박꼬박 임대료를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개인 주머니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2001년 서울 역삼동 소재 토지를 매입해 2003년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빌딩을 지었다. 대지면적은 343.1㎡(약 104평), 연면적은 1285.76㎡(약 389평)이다. 현재 이 빌딩의 시세는 약 65억원에 형성돼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주목되는 점은 현재 해당 빌딩의 1층은 천호식품 역삼매장(직영점)이 입주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김 회장 빌딩 1층 임차인이 천호식품이라는 사실과 일맥상통한다. 천호식품은 건물주이자 기업 오너인 김 회장에게 매 년 일정 수준 이상의 임차료를 꼬박꼬박 지급하는 셈이다.
 
빌딩 매매·임대 전문 부동산 전문가는 “임대 계약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기 때문에 천호식품이 건물주인 김 회장에게 지급하는 임차료 액수는 정확히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다만 주변 건물의 사례에 비춰볼 때, 연간 임차료 규모는 대략 7000~8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