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품시장은 FTA에 따른 관세 철폐로 인해 마케팅, 판촉력, 가격·품질 경쟁력이 월등한 세계적 브랜드가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미 FTA로 인해 돼지고기 삼겹살, 캘리포니아 오렌지, 와인, 맥주 등의 제품 가격이 대폭 줄어들었으며, 페이스북 등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에 따른 전 세계적 정보 공유 및 확산으로 세계적인 식품 트렌드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어 정보의 물리적 경계와 구매 장소의 경계마저 허물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장의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위기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글로벌 식품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전 세계적인 음식 세계화를 위해 국가적인 로드맵 차원에서 장기적 안목으로 표준화 및 홍보, 인재양성, 인프라 구축 등 전략적으로 접근해 추진하고 있다. 태국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The Kitchen of the world project’를 추진하며 글로벌 타이 레스토랑 설립을 통해 해외 프랜차이즈 산업을 지원하고 있고, 해외 우수 태국식당 인증제를 도입, 태국인 조리사 해외 고용하고 있다.
일식도 마찬가지다. 일본은 지난 1964년부터 동경올림픽 당시 정부 주도하에 서양인을 위한 철판요리를 개발했다. 이후 1981년에는 외식 전문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일식 세계화 전략을 수립했고, 2006년에는 Try Japan’s Good Food 사업을 추진하며 재외공판을 중심으로 현지 상류층을 대상으로 일본 식문화 보급 및 식품 수출 진흥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한식 세계화의 현주소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고 주어진 시간마저 많지 않다. 메인스트림 유통채널이 아닌 교포시장 위주 제품을 판매하고 있고 중국, 일본 등의 한식 시장 침투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희망의 끈은 아직 있다. 바로 한류 열풍이다. 한류는 현재 드라마, K팝을 넘어 식문화 ‘한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미국 퍼스트레이디가 배추를 직접 길러 김치를 담거나 미국 요리잡지에 한국의 비빔밥이 소개되는 등 글로벌 푸드 트렌드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식세계화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한류, K팝 등 문화와 함께 전개해야 하고, 외식과 내식을 구분하지 않고 레스토랑에서 경험하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하나의 식문화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국가별 식문화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도 요구된다. 각 국가의 식문화를 이해하고 현지 식습관에 자연스럽게 한식이 도입될 수 있는 노력은 물론 맛도 영양도 뛰어난 건강한 한식의 우수성(발효과학의 건강함, 영양학적 균형 잡힌 조화, 건강한 조리법 등)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방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기업-국민 모두 한식세계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한식 표준화 및 사업지원, 홍보를 담당하고, 기업을 R&D 투자를 통한 한식 제품 개발과 수출을, 국민은 한식에 대한 자긍심과 열정이 필요하다.
이에 본지에서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세계를 내 손안에’라는 주제의 특집호를 마련해 해외에 이미 진출해 날개를 펼치고 있는 식품·외식기업 및 제품이 성공하기까지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극복했는지, 어떠한 전략을 구사하며 선진 식품기업들과 어깨를 겨루고 있는지 등 성공담을 소개함으로써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후발기업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