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광복 70주년을 맞았다. 우리나라 식품산업도 그 발자취와 궤를 같이 한다. 식량부족으로 허덕이던 70여 년 전 미국에서 밀과 옥수수를 원조 받아 제과, 제빵, 제면, 청량음료제조업 등이 성행했다. 이 시기 국민간식 ‘라면’도 처음 시장에 나왔다.
그로부터 70년이 흐른 지금 국내 식품산업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국내 경제 비전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다. ‘포스트 제조업’ ‘국가 신성장동력’ 등으로 불리는 이유다.
실제 2013년 기준 국내 식품산업 규모는 약 157조원으로 10년 전보다 70% 넘게 성장했다. 자동차, 철강, IT산업을 뛰어 넘는 초우량 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에 본지는 창간 19주년을 맞아 광복 70년 역사의 성상을 함께해오며 이제는 어엿한 국내 굴지의 대표 기업으로 우뚝서 식품산업을 이끌고 있는 업체들을 찾아 그들의 과거와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 비전을 진단하는 기획 특집을 마련했다.
특별취재팀 |
올해로 설립 78주년을 맞은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송용헌)은 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으로 시작해 흰 우유 역사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며 국내 유업계의 변화를 주도해오고 있다.
1961년 유지방의 소화를 돕고 지방이 뜨는 부유 현상을 없애기 위해 균질기를 도입, 국내에 선진화된 고급 균질우유 생산을 위한 시초를 마련했으며, 1972년부터는 최신식 살균 방법인 초고온순간살균법을 시행하면서 우유 보급화에 큰 획을 그었다. 또한 1984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콜드체인시스템을 완비해 생산에서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이 냉장 상태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우유 품질 고급화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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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7년 경성우유동업조합에서 1962년 서울우유협동조합으로 이름을 바꾸고 국내를 대표하는 우유회사로 성장했다. |
1997년 6월부터는 흰 우유 전 제품에 1등급 우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세균수 1등급에 대한 분리 집유 전면 실시, 1등급 원유로만 제품 생산하는 시스템 마련 등 원유 품질을 고급화하는데 앞장섰다. 2005년 9월 ‘1등급 A’란 고품질 우유를 출시하면서 우유 품질 경쟁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했으며, 이는 한국 우유를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
우유 소비 활성화를 위한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2년부터 고객 행복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전개해오고 있는데, ‘우유는 행복입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낙농가가 정성으로 키운 행복한 젖소가 행복한 우유를 만들고 이 행복한 우유가 고객에게 전달돼 고객의 건강이 증진되며 이것이 궁극적으로 고객의 행복을 완성하게 된다는 상생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약 4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서울우유의 근간이 되는 원유의 품질 및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 78년 동안 업계 1위를 고수할 수 있었던 것은 낙농가인 1800여 조합원이 주인의식을 갖고 고객에게 최고 품질의 유제품을 제공하는 데에 한마음 한 뜻으로 정진했기 때문이다”며 “조합원 모두가 철저하게 품질, 위생 관리 등 우유를 생산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 최고급 우유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는 조합 차원에서도 유제품 한우물 경영을 확고하게 펼쳐 나갈 수 있는 중대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콜드체인 시스템·1등급 원유 사용·제조일자 최초 표시 흰 우유 등 최고 품질 유제품으로 업계 1위 고수 ‘앙팡’ 등 중국 수출·할랄인증 획득 무슬림 시장 공략
△젖소 상태까지 완벽하게 관리 ‘밀크마스터’ 운영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대표 제품은 단연 ‘흰 우유’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전용 목장에서 조합원들로부터 생산된 우유는 고객에게 고품질의 신선한 우유를 제공하겠다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고 철저한 관리 하에 생산하기 때문에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이 서울우유 측의 설명이다. 실제 세균수나 체세포수 기준으로도 최고 등급, 최고 품질의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 유일하게 ‘밀크마스터(Milk Master)’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밀크마스터는 젖소 전문 지정 수의사로 젖소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고품질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도록 젖소의 스트레스와 건강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약 50여 명의 밀크마스터가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유업계 최초로 제조일자 병행 표기를 시행했다. ‘제조일자 표기’라는 한 줄 혁신을 통해 고객들이 유통기한에만 의존해 우유를 선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함께 고려, 보다 객관적인 기준에서 우유의 신선도를 판별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2009년에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업계 최초로 제조일자 표기를 통해 일 평균 판매량이 당시 15% 이상 신장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패키지의 변화도 컸는데, 가장 큰 혁신적 변화를 꼽자면 2009년 7월 도입된 제조일자 병행 표기에 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6년 전만해도 우유를 구입할 때 유통기한만을 확인하고 오래도록 두고 마실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이제 고객은 우유팩에 표기된 제조일자를 함께 확인하고 직접 ‘신선한 우유’를 골라 구입한다. 우리나라 흰 우유 역사에 ‘신선함’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 서울우유가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 비밀병기 기능성우유브랜드 ‘밀크랩’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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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준공한 서울우유의 유제품 연구의 본산 안산 중앙연구소 전경. |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3월 기능성우유브랜드 ‘밀크랩(Milk Lab)’을 공식 론칭하면서 첫 제품으로 우유단백질을 강화한 ‘밀크랩 고단백 저지방 우유’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모든 필수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 질 좋은 우유단백질과 칼슘을 일반우유대비 1.8배 높여 우유를 통해 양질의 영양소를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밀크랩 브랜드를 통해 우유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게 하고, 고객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더 좋은 기능성 우유를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앞으로도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유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힘쓸 계획이다.
아울러 조합 특성상 성장 동력을 ‘우유’를 중심으로 끊임없이 고민하며 원유의 품질 및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해외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2008년부터 중국에 수출을 시작, 현재 중국 시장에 국내 유업체로는 유일하게 어린이 전용우유 ‘앙팡’을 수출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서울우유 거창공장이 중국 정부에 정식 등록되면서 흰 우유(살균유) 수출도 가능해지면서 프리미엄 우유에 대한 니즈가 높은 중국 시장에 고품질의 국내산 유제품을 선보여 새로운 활로를 개척해나가고 있다. 향후에는 중국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도 할랄인증을 받고 무슬림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