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임상민 상무, 주식가치로는 이미 '총수'
오너일가 주식가치 54%차지…22세때부터 최대주주
김정엽 기자 (ceoscore@ceoscoredaily.com) 2014.02.17 08:44:51
대상그룹의 후계구도가 임창욱(65) 명예회장의 둘째 딸인 임상민(34) 상무로 굳어지고 있음이 주식 자산 보유 현황을 통해 거듭 확인됐다.
지난해 말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은 임상민 상무는 오너 일가 가운데 상장 계열사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하며 그룹 경영에 충분한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임상민 상무의 보유 주식가치는 대상에서 식품사업총괄부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고 있는 언니 임세령 상무(37)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한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상장사 1천75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상그룹 오너 일가 4명이 보유한 상장 계열사 주식의 가치는 지난 10일 종가 기준 2천24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기업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5% 이상 주식을 소유한 주요 주주 1만3천863명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임상민 상무는 이 가운데 54%에 달하는 1천212억 원을 보유해 임세령 상무의 645억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임상민 상무는 대상그룹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을 38.4%나 갖고 있으며 임세령 상무가 20.4%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임창욱 명예회장과 부인 박현주(61)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보유 주식 가치가 384억 원에 불과한데다 대상홀딩스 지분율도 5%밖에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자매 간에 지분구도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임상민 상무는 지난해 12월 부장에서 상무로 승진하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지만 경영권 승계는 이미 10여 년전부터 착착 진행돼 왔다.
임상민 상무는 22세이던 2001년 임창욱 명예회장으로부터 (주)대상 지분 12%를 증여받으며 최대주주로 떠올랐다. 이후 2005년 유상증자를 통해 대상홀딩스 지분율을 31.29%로 끌어올리며 경영권 승계에 충분한 지분을 확보했다.
이화여대 사학과를 나온 임상민 상무는 미국 파슨스스쿨을 거쳐 2009년 8월 대상에 입사해 PI본부 차장, 전략기획팀 차장 등을 역임했다.
2012년 10월 영국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과정을 마치고 대상그룹 기획관리본부 부장으로 복귀했고 1년여 만에 임원으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경영일선에 나서게 됐다.
임상민 상무는 차녀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지만 언니인 임세령 상무가 200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혼한 뒤 육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경영 수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동안 후계자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다.
대상그룹 관계자는 후계구도와 관련, "그룹 차원의 공식적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임상민 상무의 보유 주식가치는 5년 전 보다 899억 원이나 늘었다.
대상홀딩스 주가가 2009년 2월 10일 2천250 원에서 지난 10일 종가 기준 8천730원으로 288%나 상승하면서 보유 주식 가치도 덩달아 상승한 것이다.
임세령 상무는 대상 오너 일가 보유 주식 가치의 28%를 차지해 가족 가운데 두 번째 주식부자로 나타났다. 이어 임창욱 명예회장이 262억 원, 박현주 부회장이 122억 원을 기록했다.
대상그룹은 지주사인 대상홀딩스를 중심으로 식품·바이오업체인 대상과 식자재 유통업체인 대상베스트코, 신선식품사업을 하는 대상에프앤에프, 유기농 식품업체인 초록마을, 토목·주택건설업체인 동서건설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CEO스코어데일리 /이성기·김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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