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식품업체 R&D투자도 한풀 꺾여…CJ제일제당 부동의 1위
장지현 기자 2013.07.11 08:06:10
경기침체로 국내 10대 식품업체들의 연구개발투자 의욕도 한풀 꺽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대 식품업체 전체 연구개발투자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CJ제일제당이 올들어 R&D비용을 줄인 것이 업계 평균을 깎아내렸다.
11일 재벌 및 CEO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국내 10대 상장 식품업체가 지출한 연구개발비는 443억5천100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0.8%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평균 증가율이 28.1%, 지난해 8.2%였던 점에 비하면 식품업체들이 올들어 연구개발투자를 늘리는 데 매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는 10대 식품업체 전체 연구개발투자의 56%를 차지하는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이 관련 비용을 0.9% 줄인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
CJ제일제당을 제외한 9개사만 따질 경우 연구개발투자는 지난해 1분기보다 3% 늘었다. 이 역시 2011년 9.7%, 지난해 6.1%에 비해 절반 이하로 떨어진 수준이다.
10대 식품업체 가운데 지난해 연구개발투자를 줄인 곳은 단 2개사였지만 올들어서는 4개사가 연구개발비를 삭감했다.
연구개발투자를 줄인 곳은 CJ제일제당과 롯데칠성음료, 하이트진로, 오리온이다. 이들 업체는 최근 2년간 연구개발비를 큰 폭으로 늘려왔으나 올들어 실적부진을 이유로 관련 투자를 줄이고 나섰다.
CJ제일제당의 경우 2010년 627억 원이었던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1천18억 원으로 2년새 62.3%나 증가했으나 올해는 뒷걸음질을 했다.
이는 올해 1분기 매출이 2조4천484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늘어나는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천252억 원으로 21%나 감소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비용은 올 1분기 10대 그룹 전체 연구개발비용인 443억 중 56.2%를 차지하며 업계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이어나갔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2020년까지 매출 10조, 영업이익 1조 달성에 글로벌비중 50%라는 목표가 잡혀있다”며 “내수는 경쟁이 심하고 이미 포화 상태라 글로벌 진출을 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글로벌 소비자에 맞춰 연구개발을 하는 등 R&D 비중과 연구개발인재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대표 박준)은 올 1분기 57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며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7.7% 증가했지만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2010년도 수준을 밑돌 정도로 감소했던 탓에 증가율만 높아진 셈이다.
3위인 대상(대표 명형섭)은 49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1% 증가했다. 최근 2년간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와 6.1% 증가하는 데 그친 것이 연구개발투자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대상 관계자는 “지금 식품분야에서는 국내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고 차별화된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요구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때문에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부터 바이오 친환경 신소재를 개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대표 함영준)의 올 1분기 연구개발비용은 11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 줄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 1분기 매출이 5%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8.3%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대표 김인규)는 8억8천700만 원으로 전년도 동기대비 20.6% 감소했다. 하이트진로는 올 1분기 매출이 4.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5.5% 증가하는 엇갈린 성적을 냈다.
하이트진로 측은 “최근 2~3년 사이에 소비자 기호가 다양해졌고 이에 맞춰 다양한 맥주를 선보이기 위해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리온(대표 담철곤)은 올 1분기 연구개발비가 5억4천500만 원으로 34.6%나 줄어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1분기 매출이 3%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9.7%나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롯데제과(대표 김용수)는 1분기 영업이익이 28.7%나 감소한 와중에도 연구개발투자는 16.4%나 늘려 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오뚜기(대표 함영준)는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 10.1% 증가한 가운데 연구개발투자도 15.8% 늘렸다.
동원F&B(대표 박성칠) 역시 올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3.4%와 28.3% 증가한 데 힘입어 연구개발비를 15% 증액했고 지난 2년간 연구개발비를 계속 줄였던 대한제당(대표 설윤호)은 올들어 관련 투자를 16% 늘렸다.
[CEO스코어데일리/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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