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재임기간-식음료] 29명 평균 2.9년…'롱런 톱5' 5.5~9.6년
장지현 기자 2013.10.21 08:24:57
국내 500대 기업에 포함된 29개 식음료업체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전문경영인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3년에 다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500대 기업 현직 전문경영인 5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말 기준으로 식음료업종 29개사의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CEO 29명의 평균 재직기간은 2.9년으로 집계됐다.
이는 500대 기업 평균치 3.1년에 거의 근접하는 수준이다.
또 29명의 CEO 가운데 법정임기인 3년을 넘긴 사람은 10명으로 전체의 34.5%를 차지해 500대 기업 평균치 30.4%를 웃돌았다.
특히 30대 그룹에 속하는 롯데그룹과 CJ그룹 계열사 CEO 6명 중 재임기간이 3년 이상인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 2011년 신동빈 회장이 취임하면서 계열사 경영진을 대거 교체한 것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 이재혁 사장은 2011년부터 롯데칠성음료 및 주류에서 대표직을 맡고 있으며 롯데제과 김용수 부사장과 롯데푸드 이영호 전무는 2012년 정기인사를 통해, 롯데리아 노일식 전무는 올해 정기인사를 통해 각각 대표자리에 올랐다.
CJ그룹도 CJ제일제당 김철하 사장이 2011년, CJ푸드 허민회 부사장이 2012년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 재임기간이 짧은 편이다.
하지만 이재현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두 사람 모두 그룹 경영에 깊이 관여하면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CJ그룹은 경영 공백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7월 그룹 경영위원회를 발족해 비상경영체제를 꾸려왔는데 경영위원회 5명 중 한명이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이다. 또 허 민회 부사장은 최근 해외 사업 강화를 위해 CJ그룹사 경영총괄 산하에 신설된 ‘글로벌팀’ 팀장을 겸직하고 있다.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회사를 이끈 CEO는 동서식품 대표로 9.6년째 재직 중인 이창환 사장이다.
이 사장은 1979년 동서식품에 입사해 1998년 주식회사 동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이후 2001년 동서식품 감사직을 맡았다. 그리고 지난 2004년부터 동서식품 대표이사 사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사장자리에 오른 뒤 동서식품 실적과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이창환 사장이 취임하기 한해 전인 2003년도 매출은 6천947억 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조5천800억 원으로 매출이 두 배이상 증가했다”며 “또 2004년, 2008년, 2013년 리스테이지를 통해 품질을 상승시켰고, 때문에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10년전 70%에서 현재 84%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또 동서식품이 직급에 관계없이 굉장히 오래 동안 근무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뒤를 이어 동원산업 박부인 사장이 7.6년, 크라운제과 장완수 사장이 7.3년으로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동원산업의 경우 김재철 회장이 ‘한번 채용한 직원들은 오래 쓰는 게 좋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계열사 경영진을 한번 임명하면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바꾸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2년 동원산업에 선장으로 입사한 박 사장은 41년간 동원산업에서만 일한 ‘동원맨’으로 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 2006년부터 동원사업 사장을 맡아왔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박부인 사장이 원양어선 선장 출신이라 현장에 강하다”며 “실적 측면에서도 박 사장 취임 이후 꾸준히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카콜라음료 차석용 부회장이 5.9년, 오뚜기 이강훈 사장이 5.5년으로 뒤를 이었다.
차석용 부회장은 지난 2007년 말 적자였던 코카콜라음료를 사들여 흑자로 전환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LG생활건강의 사업포트폴리오에 ‘음료사업’부문을 추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적자였던 코카콜라음료를 잘 경영해서 흑자로 바로 전환시켰고, 그것을 기초로 해서 음료사업의 토대를 닦았다”며 “전에는 화장품,생활용품 사업부만 있었다면 코카콜라음료 인수 이후 다이아몬드샘물, 한국음료, 해태음료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음료 사업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강훈 오뚜기 사장은 1977년 오뚜기에 입사해 연구소장, 제조본부장, 영업본부장을 거쳐 지난 2010년 오뚜기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특히 이강훈 사장은 올 상반기, 불황으로 상위 28개사 식품업체들의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8%가량 줄어든 상황에서도 오히려 오뚜기 영업이익을 3.55% 증가시키며 경영능력을 증명했다.
이어 풀무원 식품 이효율 사장이 4.6년, 동서식품 토마스 두에너 부사장이 4.2년, 남양유업 김웅 사장이 3.8년, 오리온 강원기 사장이 3.7년, KT&G 민영진 사장이 3.6년으로 조사됐다.
이효율 사장은 1984년 풀무원에 입사했고, 김웅 사장은 1978년, 강원기 사장 1986년에 각각 남양유업과 오리온에 입사해 내부승진을 통해 CEO에 오른 케이스다. 또 KT&G의 민영진 사장은 담배사업이 민영화되기 전인 1979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1986년 전매청과 인연을 맺은 뒤 오늘에 이르게 됐다.
대한제당 이명식 사장이 2.9년, 롯데칠성음료 이재혁 사장이 2.5년, 팜스토리 편명식 사장이 2.4년, CJ제일제당 김철하 사장과 하이트진로 김인규 사장이 각각 2.2년으로 아직 만 3년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CJ제일제당 김철하 사장은 1977년 대상에 입사해 30년 동안 대상에서 근무한 ‘대상맨’이었지만, 사직한 후 2007년 CJ제일제당 BIO연구소장(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2011년 대표에 취임했다.
이어 농심 박준 사장이 1.8년, 대상 명형섭 사장과 롯데제과 김용수 부사장, 롯데푸드 이영호 전무, CJ푸드빌 허민회 사장, 매일유업 이창근 사장, 팜스토리 유태호 대표, 대한제분 송영석 사장이 1.5년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파리크라상 정태수 부사장과 롯데리아 노일식 전무, 동원F&B 박성칠 사장, 사조산업 김정수 사장, 삼립식품 윤석춘 사장은 재임기간이 1년 미만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전문경영인이 그룹 내 다른 계열사 및 타사 CEO로 재직했던 기간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CEO스코어데일리 / 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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