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식품으로 1000억 매출 꿈꾸는 '새아침'
혁신·품질경영…30년장수기업 금자탑
'딤섬'으로 유명한 만두 종주국 중국에 한국산 만두를 팔겠다는 당찬 기업이 있다. 1976년 태종식품을 시작으로 30년 넘게 만두·고로케·커틀렛(까스)류 등 냉동식품만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온 '새아침'(대표 김광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출발한 새아침은 현재 300개가 넘는 품목을 생산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 식품업체는 대부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채 창업 몇 해만에 문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에 쉽게 식품사업에 도전했다가 망한 기업이 부지기수인 상황에서 새아침의 업력은 단연 독보적이다. 그 비결은 무엇일까.
300개 품목으로 연 450억원 매출 달성…OEM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 선보여
'이것도 새아침, 저것도 새아침이네.' 이마트를 비롯해 국내 대형마트 식품 코너에 가면 만두·핫도그·햄 등 제품명은 달라도 제조사만은 새아침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충남 연기군 조치원산업단지 내 새아침의 4500여 평에 달하는 공장에서는 10개 라인에서 하루(8시간 기준) 108톤에 달하는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냉동창고도 1500평으로 국내 업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 제품들은 CJ·대상·롯데·삼호·하림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에 OEM(주문자 생산방식) 제품으로 공급되고 있다.
◀ 김광철 사장
김광철 사장은 "대기업들의 기대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어느덧 우리 제품을 들어가지 않는 곳이 없게됐다"며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니 고객들도 우리를 신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OEM 제품을 늘려가면서 성장세를 이어가던 2002년 새아침은 고향인 대구를 떠나 충남으로 이전을 결심한다. 충남은 전국 어느 지역이든 가깝게 접근할 수 있다는 지리상의 이점이 있어 전국 각지에 고객이 분산돼 있는 새아침에게는 더할 나위없는 입지였기 때문이다.
충남 이전을 기점으로 새아침은 더욱 큰 모험을 강행한다. 대기업 OEM 제품 생산을 줄이고 새아침의 자체 브랜드인 '모닝하임'을 선보인 것. OEM 제품은 대기업과 새아침이 6 대 4 비율로 이익을 나누고 있는 구조다. 새아침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당장은 힘들더라도 OEM 제품 생산 비율을 낮추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새아침이 아무리 질 좋은 제품을 만든다 해도 브랜드 파워가 없는 '모닝하임'으로 마케팅을 펼치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우려가 있었다. 이때 생각해 낸 것이 '스타 마케팅'과 자체 프랜차이즈사업을 비롯한 유경로 다양화 전략이었다.
이에 따라 새아침은 2005년 하반기부터 전철우·정흥채·이정섭·이다도시·양희경·정다연 등 탤런트와 방송인들의 이름을 딴 제품을 본격 판매하며 대형할인점에 입점하고, 농수산 홈쇼핑·GS홈쇼핑 등 쇼핑몰 시장에도 진출했다. 또한 '뉴모닝'이라는 자체 프랜차이즈 사업도 착착 진행돼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대구 등 지역으로 점포 수를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새아침은 2005년 392억원의 매출에 이어 지난해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700억원 이상으로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비결은 '품질'…'만두파동'도 빗겨 가
▲만두 생산과정(원료전처리-만두피 제형-만두 속 배합-성형-제품 증가-급속동결)
새아침이 30년 간 장수기업으로 살아남으면서 40~50%대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품질 향상 노력에 있다. 첨단기술 기업은 아니지만 사람의 먹거리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새아침은 그 어느 회사보다 과학적이어야 할 필요를 느끼고 품질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세웠다.
대표적인 혁신활동이 국내·외 품질 관련 인증 취득이다. 새아침은 2001년 ISO 9001 품질시스템 인증을 시작으로 ISO 14001 환경시스템 인증, 2003년 HACCP(식품위해요소 종점관리 기준) 인증, 2005년 국방품질경영시스템 인증 등을 취득했다.
기술개발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대기업의 엄격한 품질관리 기준을 맞추기 위해 사내에 연구소를 설치, 20여명의 인력이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ODM(제조업체 개발생산)을 개발하기도 했다. 만두만 해도 된장만두·고추장 잡채만두·버섯만두 등 사회분위기에 맞춘 웰빙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또한 새아침은 조직의 내실을 꾀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기법 도입에도 앞장섰다. 2004년 도요타 생산방식(TPS)을 도입해 '새아침 즉실천 운동'을 전개하고,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목표관리(MBO) 경영제도 실시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식품은 국경없이 세계와 경쟁하기 때문에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힘들다"며 "고객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품질경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위생은 절대 타협하고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노력 때문에 2004년 '만두파동'으로 식품업체가 부도를 맞아 쓰러질 때에도 새아침은 굳건히 제자리를 지키며 오히려 회사의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계기가 됐다.
중견에서 대기업으로 "수출만이 살길"…냉동식품시장 지속 성장 기대
▲14일 열린 수출기념식
지난달 중순 새아침 회사 앞마당에는 의미있는 행사가 치러졌다. 멕시코·싱가포르 수출기념식이 열린 것이다. 새아침의 만두·비빔밥·젓갈 등 한국의 맛이 미국과 일본 등을 넘어서 중남미와 동남아까지 영역을 넓힌 것이다.
새아침과 해외마케팅 계약을 체결한 강대훈 화동무역 사장은 "새아침이 10여개 나라에 판촉 행사를 시작한지 1년 만에 멕시코와 싱가포르에 만두와 비빔밥을 포함, 젓갈·김·어묵 등 한국의 식품을 수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컨설턴트이기도 한 강 사장에 따르면 새아침의 강점은 '맛'. 새아침의 식품을 시식한 해외 바이어들도 제품의 맛에 대해서 호평을 한다. 강 사장은 "해외수출용은 고기를 재료로 쓸 수 없는 제약이 따름에도 불구하고 30년간 냉동식품을 제조한 새아침의 비법으로 현대인의 입맛에 딱 맞는 식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며" 중국인들도 새아침 만두에 대해 극찬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아침은 더 큰 도약을 위해 해외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올해 수출에서 10억원대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맛과 품질력을 앞세운 제품으로 해외 진출을 가속화해 해외부문 매출액을 더욱 늘려 나갈 계획이다.
▲새아침의 제품. 300개가 넘는 품목을 생산한다.
새아침의 전망도 긍정적이다. 김광철 사장은 냉동식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가가 발전할수록 사람들은 냉동·냉장식품을 찾기 마련이다. 미국인 1명이 1년에 먹는 냉동·냉장식품은 우리나라 사람에 비해 무려 40배가 넘는다. 일본도 한국인보다 16배 많은 냉동·냉장식품을 섭취한다. 냉동식품은 깨끗하면서 신선하게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새아침 직원들은 멕시코와 싱가포르 진출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만두의 본산인 중국과 대만·홍콩·러시아 등지에까지 새아침의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김 사장은 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커 가기 위해서는 직원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 제품에 자신이 있어도 그 제품을 판매할 사람들이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직원들의 의식전환을 위해 관리직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독서경영도 펼치는 것도 바로 역량강화를 위해서이다. 직원들은 팀 단위로 회사에서 구입한 책을 2주에 한권씩 읽고 독서토론을 개최하고 있다.
그는 "그 동안 아버지에 이어 25년 넘게 회사를 운영해 오면서 어려움이 많았다. 지금도 변화의 한 가운데 서 있다. 글로벌 마케팅을 통해 조만간 1천억원대 매출을 돌파하기 위해 전직원 모두 노력하겠다. 종합식품회사로써 도약할 새아침을 주목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덕넷 문정선 기자> jsmoon@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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