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GMO

"유기농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편견을 버려라"

곡산 2008. 8. 8. 21:01
"유기농이 무조건 안전하다는 편견을 버려라"
  • 제임스 콜만 지음/윤영삼 옮김/다산초당/1만3000원
    내추럴리 데인저러스/제임스 콜만 지음/윤영삼 옮김/다산초당/1만3000원

    “유기농법으로 키운 작물보다 유전자 변형식품이 더 안전할 수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무슨 황당한 소리냐?”라고 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테지만 세계적인 화학자 제임스 콜만은 ‘내추럴리 데인저러스’를 통해 ‘자연’이니 ‘천연’이니 하는 단어가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역설한다.

    ‘본질적으로 위험한’이란 의미의 책 제목에서 보듯 자연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각종 독을 품고 있기 때문에 본질적인 위험이 내재돼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식물은 공격을 받아도 도망칠 수 없기 때문에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살충성분을 만들어 낸다.

    특히 제초제를 전혀 뿌리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키운 식물일수록 천연 독성이 매우 강하다. 결국 ‘자연=안전’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독성이 있는 식품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감자다.

    가지과에 속하는 감자는 독성물질을 많이 분비한다. 감자 껍질 속 솔라닌은 미국에서 사용이 금지된 합성 살충제 파라티온만큼 독성이 강하다.

    샐러드에 넣어 먹는 알팔파싹의 경우도 씨 속에 오염된 살모넬라와 대장균 때문에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씻어도 없어지지 않는 이 균은 설사와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비슷한 사례로 1996년 일본에서는 샐러드 토핑으로 사용한 무싹 때문에 11명이 죽고 수천명이 설사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지은이는 이와 함께 짚을 썩힌 퇴비 같은 자연비료를 사용해 키운 유기농식품이 동물의 배설물에 든 치명적인 세균들 때문에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농약 잔류물 때문에 죽었다는 사람은 여태껏 한 명도 보고된 적이 없지만, 음식을 통한 세균감염으로 죽는 사람은 질병통제센터에 매년 수백명씩 보고된다고 주장한다.

    ‘포르말린’으로 불리는 방부제 성분인 포름알데히드는 이름만 들어도 오싹하다. 하지만, 훈제고기와 훈제생선에 포르말린이 들어 있고 콜라에 8ppm, 맥주에도 0.7ppm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독성물질이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며 위험성에 대한 평가는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를 가리는 ‘양’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에 관한 그의 주장도 흥미롭다.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진짜 위험에 비하면 전자파는 아주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으며, 휴대전화 사용으로 인한 진짜 위험은 바로 운전하면서 통화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콜먼 교수는 음식, 건강, 환경에 대해 그동안 잘못 알아 온 상식들을 하나하나 지적해 나가면서 결국 자연적인 것은 무조건 안전하고 화학물질은 무조건 나쁘다는 식으로 잘못된 이해와 정보로부터 시작된 편견을 떨쳐버릴 것을 요구한다.

    그는 또 국내 독자들에게 균형 잡힌 지식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조변석개하는 정부의 정책과 미디어의 과학적 선동들에 의해 피해를 입게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