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GMO

“식량위기, 기술위험 … 결국 생명공학이 열쇠”

곡산 2008. 8. 8. 20:41

“식량위기, 기술위험 … 결국 생명공학이 열쇠”

[교수신문 공동] 합리적 실험결과 정확하게 전달돼야

 2008년 07월 07일(월)

사이언스타임즈는 사회와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 키워드를 정해 다양한 전문가 관점의 학자적 식견이 상호 소통하는 장인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를 마련했다. 이 기획은 학술 전문 주간지 <교수신문>(www.kyosu.net)과의 공동기획으로, 21세기 현재 지식의 전선을 바꿔나가는 이슈 키워드에 다양한 학문간 대화로 접근함으로써 인문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미학적 이해와 소통의 지평을 넓히는 데 목적이 있다. 그 세 번째로 최근 식량주권 문제 · 광우병 논란과 함께 화두로 떠오른 유전자변형식품(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註]

학문간 대화로 읽는 키워드 20세기 말 첨단과학으로 탄생한 생명공학 작물은 가히 ‘과학의 혁명’이라는데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1865년 유전학의 아버지 멘델은 완두콩을 재료로 작물잡종실험을 보고해 작물 품종개량을 위한 현대 유전육종학의 기초를 마련했다. 이와 같은 전통적인 육종은 동일종내 유전자를 재조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벼의 품종 개량을 위해 유전적으로 다른 벼 품종 간 인공교배를 통해 우량한 유전자가 재조합된 신품종을 육성하는 것이다.

최근 급속히 발전한 생물공학 기술은 과거 인공교배로는 넘을 수 없었던 종간 장벽을 뛰어넘어 미생물과 동물에 있는 유용한 유전자를 아그로박테리움이나 유전자총을 이용해 작물에 형질전환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생명공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작물의 개량은 가속화 됐다. 과학자는 지속적으로 우량유전자를 선발하고 그 유전자를 작물에 삽입시켜 병충해저항성 및 제초제저항성을 가진 작물을 개발했다. 철분과 비타민A가 강화된 ‘황금쌀’을 개발, 비타민A 결핍으로 고생하고 있는 1억 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올레익 지방산이 높은 콩을 개발해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인류 건강에 좋은 생명공학 작물이 등장하게 됐으며, 식용백신작물 개발이 가시화돼 적극적인 병 치료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명공학, 지구환경 개선의 기술로 자리매김

무엇보다 생명공학은 미래 지구환경을 개선하는 중요한 기술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중금속오염지역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식물환경정화용 형질전환식물은 화석 원료를 대체하는 환경친화적 에너지 공급원으로 부각되는 생물연료용 작물로 개발되고, 극한지역에서도 재배 가능한 작물이 개발되는 등 여러 면에서 생명공학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 각국 GMO작물 재배면적 및 재배작물 : GMO작물을 재배 중인 세계 23개국의 재배면적과 생산작물 목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상위 13개 국은 50만 헥타아르 이상의 재배지에서 GMO작물을 생산 중에 있다.  ⓒwww.isaaa.org

작년 12월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부근 해상에서 일어난 유조선 원유 유출사고로 우리는 국내 최악의 해양오염 사고를 경험했다. 방제를 위해 사용된 일부 화학 약품이나 기름을 녹이는 세제같은 계면활성제는 방제비용이 클 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제2차적인 악영향이 우려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생명공학 기술로 해양에서 기름을 분해하는 능력이 높은 친유성 박테리아를 개발하면 해양에서 막대한 양의 원유를 분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생명공학작물이 개발되었을 때 인류 전체가 밝은 미래만을 생각하지는 않았다. 생명공학작물의 산물은 인체에 해롭고, 원하지 않는 새로운 종을 탄생시킬 것이라는 두려움을 막연하게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일례로 1999년 미국에서 해충저항성유전자를 가진 유전자재조합 옥수수가 나비 유충에 유해하는 보고가 나왔다. 그러나 관련 분야 학자의 재실험 결과 실험환경이 실제 자연환경과는 거리가 멀고 잠재적인 영향을 지속적으로 평가한 결과 “위해성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무엇보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실험결과가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생명공학기술의 기준과 지침이 되는 법과 규율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생명공학 작물의 안전성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기준에 따라 평가되고 있으며, 유럽 · 일본 · 호주 · 미국 등 세계 각국이 같은 기준으로 안정성을 평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생명공학작물의 식품안전성과 환경위해성 심사와 관련, 농촌진흥청의 ‘유전자변형생물체 환경위해성 전문가 심사위원회’, 식품의약안전청의 ‘유전자재조합식품 안전성평가자료 심사위원회’, 국립환경과학원의 ‘유전자변형생물체 자연환경위해성 심사위원회’의 3개 심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심사위원회는 생명공학 · 육종학 · 독성학 · 면역학 · 의학 · 식품영양학 · 생태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생명공학작물이 사람에게 독성이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지, 일반 농산물과 영양성분의 차이가 없는지, 농업환경과 자연환경에 위해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이고 면밀하게 검토한다. 생명공학작물의 안전성을 평가, 심사한 결과는 국민에게 공개돼 의견 수렴 절차를 밟는다.

생명공학작물의 식량위기 극복가능성은?

그 동안 생명공학작물이 개발되었을 때 부정적이었던 유럽연합도 변화의 조짐이 있다. 최근 유럽연합에서는 생명공학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했을 경우, 국제 곡가를 진정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 검토를 시작했다. 영국의 브라운 총리도 생명공학작물이 근래 지구상의 식량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유럽위원회에서도 유럽연합이 생명공학작물을 거부하면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의 곡물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 세계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랫동안 생명공학작물에 부정적이었던 유럽도 그 이면에는 많은 연구비를 투자해 미국과의 경쟁에 지지 않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식물생명공학기술개발과 관련하여 교육과학기술부의 작물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과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농촌진흥청의 바이오그린21사업단 등 관련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현재의 자동차나 전기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도 많은 인류가 그 위험성을 걱정했지만 더욱더 안전성 있게 개발해 지금 우리와 함께 하듯, 보다 개선된 미래생명공학산물은 우리 인류와 함께할 것이다. 생명공학작물의 식품안전성을 높이고 환경위해성을 줄이는 것도 생명공학기술에 의해 가능하다.

필자는 미국 조지아대에서 「초다뿌리혹형성 콩 계통의 뿌리혹착생 및 질소고정능력」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역서로 『생명공학으로의 초대-삶의 혁명』(라이프사이언스) 등이 있으며, 전국 공동실험실습관장 협의회장을 역임했으며 올해부터 2012년까지 세계작물학회장을 맡고 있다.

이석하 서울대 교수 · 식물생산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