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GMO

‘GMO 식품 안 먹는 방법’

곡산 2008. 3. 7. 09:47
‘GMO 식품 안 먹는 방법’
<김양희 기자의 민족음식 이야기 93>
2008년 03월 06일 (목) 12:18:44 김양희 객원기자 yang275@hotmail.com

최근 전분당협회가 유전자재조합식품(이하 GMO) 옥수수를 수입한다고 해서 논란이 크게 일고 있습니다. 보도된 바와 같이 국내의 전분당 시장의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대상, CJ의 신동방CP, 삼양제넥스, 두산CPK가 소속된 전분당협회가 5만t 수입 계약을 체결해 이제는 원하든 원치 않던 간에 GMO 제품을 먹게 됐습니다.

전분을 비롯해 물엿, 과당, 포도당 등의 당류는 가정에서 조리재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설탕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 당도가 높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 널리 포괄적으로 사용, 과자와 음료수, 빙과류 제조 등 거의 모든 가공식품에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죠.

국내 전분과 전분당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이들 업체는 협회 차원의 공동구매를 통해 옥수수를 일 년에 170만~200만t씩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협회가 지난해 말에 이미 수입해 놓은 NonGMO 옥수수가 소진되고 GMO 옥수수가 입고되는 5월 이후부터는 국내에 시판되는 대부분의 전분과 전분당 제품이 GMO옥수수를 원료로 생산될 전망입니다.

협회 관계자는 “중국의 식량사정 안정을 위해 곡물 수출을 제한하고 바이오 연료용으로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국제곡물 시세가 폭등해 옥수수가 2년 전에 비해서 정확히 두 배로 가격이 뛰었다”며 “가격 상승도 문제지만 특히 식품 제조 시 GMO 원료의 사용을 금지하는 유럽이 남미에서 수출하는 NonGMO 옥수수를 대부분 흡수하면서 NonGMO 옥수수를 구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소비자들의 생각과 행동이 GMO 식품을 내몰 수 있다고 감히 말해 봅니다.

우리나라는 옥수수를 식용으로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약 185만t, 195만t을 수입했습니다. 이 중 대부분은 NonGMO 옥수수였고 유전자조작농산물은 불과 12t, 60t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는 2001년 약 50%에 달하던 유전자조작 옥수수 수입 비율이 소비자들의 강한 요구에 의해 표시제를 도입하고 난 후 얻어진 결과입니다.

전분당 업체들은 그동안 먹거리 안전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 성향 등을 감안, NonGMO 옥수수만을 원료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국제 옥수수 수급 불균형으로 가격이 폭등하고 NonGMO 물량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GMO 옥수수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죠.

가격이 비싸더라도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안전성 논란이 첨예하계 대립되고 있는 GMO. 그러나 이미 지난 2001년에도 가격이 훨씬 비쌈에도 불구하고 50% 가까이 사용되던 GMO 작물들이 소비자들의 안전성 의혹 제기로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번에도 전분당협회의 발표에 예상 외로 소비자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반대의 입장을 보이자 제과, 음료, 빙과 등 식품제조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소비자 단체들은 “곡물가격이 급등했다는 이유로 유해성 논란이 있는 GMO 원료를 제품 생산에 사용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보다 수익을 먼저 선택한 것으로 전분당, 식용유처럼 식품 전반에 폭넓게 사용되는 원료들이 점차 유전자 조작 원료로 사용된다면 다른 부분의 원료 또한 경제성이라는 이유로 도입되게 되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며 해당 업체에 대해 불매운동까지 언급하고 나서 업체들의 고민은 더욱 큰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GMO 옥수수의 경우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안전성도 입증되지 않은 상태로 관계 당국이 안전성 여부를 철저히 검사해 수입하겠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얼마나 얻을 수 있을 지 걱정이다”며 “GMO 옥수수 원료로 생산된 전분과 전분당을 사용하는 가공업체의 경우 식품 안전성이 이슈로 떠올라 판매수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업체들은 NonGMO 전분당을 사용할 경우 원가 상승에 따른 가격 압박이 있겠지만 최대한 GMO 전분당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해외 무역상을 통해 NonGMO 옥수수를 수입해 생산을 하거나 감자, 고구마 등 옥수수를 대체하는 원료로 전분과 전분당을 만들어 사용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당도가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지만 전분당 대신 설탕이나 대체 감미료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물엿, 과당 등 전분당이 주원료인 음료업체들은 고객들이 식품 안전성에 워낙 민감한 만큼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자체 흡수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만 어려울 경우 가격을 조금 올리더라도 NonGMO 제품을 쓸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실제로 전체 제품 원가에서 이들 원료의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습니다. 그러나 안심하기엔 아직 이릅니다.

업체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다각도로 검토를 하면서도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면서 판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잠잠해지면 슬그머니 GMO 작물을 사용해서 쓰겠다는 말이죠.

재미있는 것은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들도 “GMO 관련 작물이 유해하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앞으로 대세는 GMO 작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어떻게 하면 국민들에게 유전자재조합식품이라는 무시무시한 어감보다는 좀 더 친근한 어감의 이름을 붙여줄까’하고 고민을 한다는 것이죠.

농업생명공학 응용을 위한 국제 서비스(ISAAA, International Service for the Acquisition of Agri-biotech Applications)라는 단체는 국내의 전분당협회의 발표 직후 기자 간담회를 가지며 GMO 작물을 생명공학 작물이라 지칭하며 개발도상국과 세계 빈곤층의 이익을 제공하고 세계 빈곤인구의 반감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론몰이에 적극 나섰습니다.

특히 국내의 표시제는 유럽만큼 강력하지 않아 GMO 원료를 일부 사용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전혀 모른 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미 우리가 경험을 했듯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우리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집니다. 점유율 90%가 넘는 시장도 소비자들이 외면을 하면 축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