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08년 01월 06일 18:22:23
식품업계 라이벌인 CJ제일제당과 풀무원이 이번에는 두유 기술 유출문제로 한판 붙었다.
사건의 발단은 CJ제일제당 출신인 연구개발 담당 김모씨(36)가 2005년 8월 풀무원 기술연구소로 옮긴 데서 비롯됐다. 김씨는 회사를 옮기면서 CJ식품연구소의 두유개발 기술자료 530여건 외에 냉동케이크·젤리 등 각종 연구자료 2300여건을 외장 하드디스크에 담아 빼낸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CJ측은 “풀무원이 2006년 3월 내놓은 두유 신제품 ‘비단우유’는 CJ 기술을 빼돌려 만든 것”이라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CJ제일제당은 “2002년 개발에 착수해 2년여 걸린 냉장두유 제조 공정 중 핵심기술을 뺏기는 바람에 신제품 출시를 포기했다”면서 “이는 명백한 산업스파이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번에 유출된 기술은 콩을 찌는 가열처리 과정 없이 콩가루에서 바로 두유를 만들 수 있어 두유 특유의 비린내가 없고 장기 냉장유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또 설비비도 20억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것.CJ는 예상 매출(연간 약 180억원)과 연구개발비를 감안하면 이번 기술 유출에 따른 손실이 5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풀무원은 그러나 “이번 기술은 해외에는 공개된 수준이어서 영업비밀이 아니다”라며 “의도적인 빼돌리기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회사측은 “자료 문제는 개인적인 사안이며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또 ‘비단두유’는 정식으로 제품을 내놓은 것도 아니며 일부 매장에서만 내놓았다가 반응이 나빠 철수시켰다고 했다. 이 제품은 싱가포르 업체 제품을 수입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또 “CJ가 2005년 내놓은 ‘행복한 두부’는 풀무원의 연구원을 데려다가 성공하자 임원으로 승진까지 시킨 것 아니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업계에서는 두부시장의 강자인 풀무원에 CJ제일제당이 도전장을 내고, 풀무원이 생면의 선두인 CJ제일제당을 추격하는 가운데 이번 사안이 불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병역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