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호텔 방에 공짜로 놔뒀는데"…매출 160% 뛴 뜻밖의 상품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곡산 2026. 8. 17. 09:21

"호텔 방에 공짜로 놔뒀는데"…매출 160% 뛴 뜻밖의 상품 [권용훈의 트렌드워치]

권용훈입력 2026. 8. 14. 06:02수정 2026. 8. 14. 07:10
샴푸 써보고 피부관리까지…'K뷰티 쇼룸' 된 특급호텔
피부과·산후조리원까지 품는다
사진=워커힐 호텔앤리조트

호텔 객실에 무료로 놓이던 샴푸와 보디워시가 독립된 ‘K뷰티 상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호텔에서 제품을 써본 투숙객이 온라인몰에서 다시 구매하는 수요가 늘자 호텔업계가 직접 화장품을 개발하고 판매 채널까지 확대하고 있다. 일부 호텔은 피부과 입점까지 검토하며 숙박과 뷰티를 결합한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객실 비품이 ‘화장품 브랜드’로

13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앤리조트의 자체 어메니티 브랜드 ‘에미서리.73’의 지난달 매출은 정식 출시 첫 달인 지난해 8월보다 약 160% 증가했다. 출시 1년 만에 월 매출이 2.6배로 불어난 것이다.

에미서리.73은 롯데호텔이 스위스 향료기업, 국내 화장품 제조사 코스맥스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당초 롯데호텔 객실에서 사용하는 샴푸와 트리트먼트, 바디워시 등으로 개발했지만 호텔에서 써본 제품을 직접 구매하려는 수요가 확인되자 지난해 8월 정식 상품으로 출시했다. 이후 트래블 키트와 핸드크림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고 자사 온라인몰과 외부 온라인 채널로 판매처도 확대했다.

사진=워커힐 호텔앤리조트

롯데호텔은 아예 호텔 안으로 뷰티 서비스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 올 하반기 피부과 입점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자체 어메니티를 객실에서 체험하고 구매하는 것을 넘어 피부 관리와 시술까지 한 공간에서 제공하는 구조다.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수요를 겨냥해 특급호텔이 숙박시설을 넘어 ‘뷰티 플랫폼’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도 호텔 경험을 상품으로 옮기고 있다. ‘워커힐 리빙’을 통해 시그니처 디퓨저와 프래그런스, 보디·헤어 제품, 구스다운 침구와 타월 등을 판매한다. 올해 리빙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보다 70% 이상 증가했다. 자사몰 ‘워커힐 스토어’뿐 아니라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힌 효과가 컸다.

워커힐은 그동안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태교 패키지를 선보이고 명월관과 금룡 등을 중심으로 돌잔치 수요를 끌어왔다. 산후조리원까지 들어서면 ‘태교→출산→산후조리→돌잔치’로 이어지는 고객 생애주기 전반을 호텔 안에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트리니티는 앞서 서울드래곤시티에도 산후조리원을 입점시킨 바 있다.

워커힐 프래그런스 헤어세트

 숙박 넘어 ‘K뷰티 플랫폼’

호텔업계가 뷰티 사업에 공을 들이는 것은 외국인 관광객의 K뷰티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특급호텔이 해외 명품 화장품 브랜드의 어메니티를 객실에 비치해 고급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최근에는 직접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국내 뷰티 브랜드와 손잡고 호텔을 제품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호텔은 일반 화장품 매장과 달리 투숙객이 샴푸와 보디워시, 향 제품 등을 하루 이상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제품을 별도로 홍보하지 않아도 객실 자체가 장시간 체험 공간이 되는 셈이다. 호텔에서 제품을 경험한 뒤 온라인몰이나 선물하기 등 외부 채널에서 다시 구매하는 구조도 만들 수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숙박과 미용 서비스를 직접 결합하려는 움직임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호텔서울이 피부과 입점을 검토하는 것도 호텔을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이 숙박과 미용, 쇼핑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특히 K뷰티 시술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늘면서 서울 도심 특급호텔이 의료·미용 관광의 거점이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과거 어메니티는 객실 운영을 위한 소모품이라는 성격이 강했지만 지금은 호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별도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는 화장품 판매를 넘어 뷰티 서비스까지 호텔 안에서 연결하려는 시도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