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로 눈 돌린 식품업계…‘긁지 않은 복권’ 기대감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7.13 07:57
농식품 수출 급증…5개월간 2780만 불로 작년비 13.1% 증가
라면 53.4% 늘어난 1080만 불…K-푸드 수출액 39%
농심, 퀵커머스 기업과 제휴 ‘신라면’ 빠른 확산 노려
롯데웰푸드, 빼빼로-오리온 초코파이 생산 공장 건립
CJ, 현지 업체에 친환경 소재 PHA 공급 통해 진출
지역별 식문화 달라 수용도 높은 제품·유통 전략 과제
14억 인구 대국 ‘인도’가 국내 식품업계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했다. 한류 확산으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고, 젊은 소비층이 늘면서 해외 식품에 대한 진입 장벽도 낮다. 무엇보다 인도 식품 시장의 기술력이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에 있어 향후 기술 도입과 투자 확대를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 식품시장은 현재 성장 단계에 있다. 산업 자체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과 소비시장 확대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특히 간편식, 건강식품, 식품가공 설비, 콜드체인 분야에서는 해외 기업들의 기술력과 노하우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여 국내 기업들도 인도를 ‘긁지 않은 복권’으로 판단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업계가 주목하는 부문은 ‘성장 잠재력’이다. 인도 인구는 약 14억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젊은 소비층 비중이 커 간편식, 라면, 스낵 등 가공식품 소비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중 간편식 시장은 도시화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한국의 라면, 간편식, 냉동식품 등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또 발효식품 소비문화가 발달해 있어 한국 기업의 발효 기술과 바이오 기술 경쟁력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크며 소스, 조미료, 향신료 시장 역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고추장 등 장류 제품도 기대되는 품목이다.
반응도 좋다. aT에 따르면 5월 기준 한국 농식품의 인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약 2782만 달러(한화 약 385억 원)를 기록했다. 2년 전과 비교해 약 30% 증가한 규모다.
가장 주목받는 품목은 라면이다. K-푸드 인도 전체 수출액의 약 39%를 차지하고 있다. 5월 누계 기준 인도 라면 수출액은 약 1084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53.4% 증가했다. 제과 시장도 주목해야 한다. 현지 소비층이 젊고 초콜릿 등 간식 수요가 높아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다. 현재 인도 제과 시장 규모는 약 17조 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국내 식품업계는 라면, 과자 등 접근성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생산시설과 유통망을 강화해 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유통만을 강화해 시장 접근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인도 온라인 유통망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인도 이커머스 시장은 2025년 900억 달러에서 2030년 2400억 달러로 약 3배 성장이 예상된다. 이중 퀵커머스 시장은 같은 기간 8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6배 이상 급증하며, 전체 온라인 시장의 성장세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인도 퀵커머스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블링킷(Blinkit)’과 손잡고 뉴델리, 뭄바이 등 인도 주요 핵심 권역에 신라면 브랜드를 빠르게 확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라면 김치볶음면’을 주력으로 내세웠는데, 이는 볶음면을 즐기는 인도의 식문화와 퀵커머스에 익숙한 현지 젊은 세대를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인도 지역을 필두로 글로벌 사업역량을 강화한다. 인도의 초코파이 생산능력(CAPA)를 확대하고, 작년 가동을 시작한 푸네 신공장 안정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약 330억 원을 투자해 인도 하리아나 공장에 빼빼로 생산라인 건립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현지 생산 및 판매에 돌입했다. 완성된 라인은 빼빼로의 첫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인도 시장 공략은 물론 주변국 수출을 위한 발판이 될 전망이다.
롯데웰푸드는 인도의 고온다습한 날씨에서도 초콜릿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초콜릿 특유의 맛과 풍미는 유지하면서도 40°C의 높은 온도에서도 녹지 않도록 했다. 또 최적의 밀가루 원료를 발굴하고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리온도 인도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 이어 인도에 현지 법인과 생산 공장을 세웠다. 채식주의자가 많은 인도 시장을 고려해 채식용 마시멜로를 사용한 초코파이를 생산하고 김치맛, 불닭맛 등을 앞세운 K-스낵 제품도 선보였다.
CJ제일제당은 인도 바이오플라스틱 컴파운드 상위업체 ‘콘스펙(Konspec)’에 PHA를 공급하는 등 친환경 소재를 앞세워 진출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CJ제일제당이 PHA를 납품하고, 콘스펙이 이를 활용해 커틀러리(포크, 나이프 등 서양 식기)에 최적화된 컴파운드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탈플라스틱 트렌드가 가속화됨에 따라 PHA 등 친환경 소재 시장은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안전성과 편의성을 갖춘 PHA 제품을 계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인도는 지역별 소비 특성이 다양하고 종교·문화적 고려 요소가 많아 진입 장벽도 높다. 채식 인구 비중이 크고, 할랄 수요와 기후 조건, 가격 민감도까지 반영해야 한다.
기후와 원료 조달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제품 품질을 유지해야 하고, 넓은 국토와 지역별 소비 차이를 고려한 유통망 구축도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도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단순히 인구 규모만 보고 수출하기에는 변수가 많다. 종교와 식문화, 기후, 유통 환경이 지역마다 크게 달라 현지 소비자 수용도가 높은 제품과 유통 전략을 얼마나 설계하느냐가 시장 안착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돌발 요소가 큰 국가인 만큼 원재료 조달, 유통망 확보, 규제 대응 측면에서 유리한 현지 기업과 합작투자를 통한 진출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안정적으로 진출한다면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시장과의 접근성이 우수해 생산기지 및 수출 허브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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