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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가 바꾼 미국인 입맛 지도

곡산 2026. 6. 29. 07:33

비만치료제가 바꾼 미국인 입맛 지도

정수인 기자입력 2026. 6. 28. 06:05

감자칩·제과류부터 식료품 전반 지출 감소

복용 중단하자 사탕·초콜릿 지출 11.4% 폭증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수인 기자 = 오젬픽,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열풍이 미국인의 식탁과 식품업계 지형을 바꾸고 있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한 현지 소비자들이 장바구니에서 전반적인 식료품 지출을 줄인 것으로 조사되면서, 국내에서도 비만치료제 시장 성장세에 따라 이러한 소비 흐름이 나타날지 주목됐다.

GLP-1 계열 약물 복용 이후 식료품 지출과 양 변화[출처: 코넬 SC 존슨 경영대학원 논문]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넬 SC 존슨 경영대학원은 지난 4월 작성한 연구 논문 'GLP-1 약물 채택이 소비자 식품 수요를 변화시키는 방법'에서 최소 한 명 이상 GLP-1 약물을 복용하기 시작한 미국 가구의 식료품 지출이 6개월 사이 평균 5.3% 줄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소득 가구에서는 감소 폭이 8.2%로 더 크게 나타났다.

GLP-1 계열 치료제는 식욕 억제와 포만감 증가 효과를 기반으로 당뇨 치료뿐 아니라 체중 감량 목적으로도 활용되면서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IQVIA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6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올해는 920억 달러, 내년 이후에는 1천50억 달러에서 2천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용자가 늘면서 소비 패턴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특히 약물을 복용한 소비자들은 고칼로리 가공식품부터 장바구니에서 덜어냈다.

감자칩 및 짭짤한 과자류 지출은 10.1% 줄어들며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이어 달달한 제과류(-8.8%), 쿠키(-6.5%) 지출도 눈에 띄게 줄었다.

변화는 기호식품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육류, 계란, 빵 등 주요 식재료를 포함해 대부분 식품 카테고리에서 지출 감소가 관찰됐다.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숍 등 외식 관련 지출도 약 8% 줄었다.

일부 품목은 수혜를 봤다. 신선 과일과 영양바 등 지출이 조금 늘었고, 특히 요거트 지출은 3.6% 늘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약 복용을 멈춘 뒤에는 이같은 소비 변화가 유지되지 못했다.

약물 사용을 중단한 소비자들은 다시 이전 수준만큼 소비를 늘렸다. 특히 사탕과 초콜릿 지출은 약물을 끊은 이후 복용 전보다 오히려 11.4%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용 6개월 이후부터는 지출 감소 강도도 다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제[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도 최초 국산 GLP-1 계열 차세대 비만·당뇨 치료제 출시를 앞두고 있는 등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아직 국내 식품업계는 비만치료제 확산에 따른 매출 부담이 현실화한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대신 건강과 체중 관리에 대한 소비자 식습관 변화에 맞춰 제품군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비만약이나 다이어트약을 복용한다고 해서 아직 매출 부담이 커진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최근 웰니스 트렌드 등 소비자들의 바뀐 식습관에 맞춰서 저당 제품을 확대하거나 식이섬유, 비타민 등 건강을 보다 챙기는 요소를 넣은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