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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쌀단백질인가: 식물성 단백질 소재 패러다임의 전환

곡산 2026. 6. 23. 12:46

왜 지금 쌀단백질인가: 식물성 단백질 소재 패러다임의 전환

  •  강대일 기자
  •  승인 2026.06.15 09:53

 

4세대 하이브리드 단백질 패러다임 이끌 핵심 소재로 급부상
단순한 식물성 대체재 넘어선 ‘전략 소재’…알레르겐·친환경 공정 앞세워 글로벌 단백질 시장 정조준

[국산 쌀의 재발견 세미나] 조성준 ㈜라이스밸류 연구소장(강원대 교수) 발표

식품저널은 ㈜라이스밸류와 함께 11일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 회의실(209호)에서 ‘The Alchemy of Rice: 국산 쌀의 재발견 - 식재료에서 기능성 소재로’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다음은 이날 세미나에서 조성준 ㈜라이스밸류 연구소장(강원대 교수)이 발표한 ‘왜 지금 쌀단백질인가: 식물성 단백질 소재 패러다임의 전환’ 주요 내용.

조성준 ㈜라이스밸류 연구소장(강원대 교수). 사진=강건우 기자

최근 식품업계에서 쌀과 미강(쌀겨) 단백질이 단순한 ‘또 하나의 식물성 단백질’을 넘어, 대체육과 신기술 단백질을 통합하는 ‘4세대 하이브리드 단백질’ 시대의 핵심 전략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단백질 소재 산업의 진화, ‘4세대 하이브리드’의 도래
단백질 소재 산업은 그간 4세대에 걸쳐 진화를 거듭해왔다. 카제인과 유청 중심의 1세대(동물성)는 환경 부담과 윤리적 제약이라는 한계에 직면했고, 콩과 완두를 앞세운 2세대(식물성)가 이를 대체하며 성장했으나 단일 소재만으로는 완전한 동물성 단백질의 대체가 어려웠다. 이후 정밀발효, 세포배양, 곤충 등 3세대(신기술) 단백질이 등장, 기술적 진보를 이뤘지만 높은 비용과 규제, 소비자 수용성 문제에 부딪힌 상태다.

이에 따라 2020년대 들어서는 다양한 단백질을 조합해 영양·기능·감각·비용·지속가능성의 최적 균형을 추구하는 ‘4세대 하이브리드’가 주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각 세대는 서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누적적 공존 관계에 있으며, 쌀 단백질은 이 메타 패러다임을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가장 전략적인 소재로 평가받는다.

‘용해도의 역설’과 완벽한 블렌딩…쌀 단백질의 과학적 강점
쌀 단백질이 4세대 소재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한 과학적 특성 때문이다. 곡류 중 유일하게 글루텔린(오리제닌)이 저장 단백질의 약 80%를 차지, 자연적인 글루텐 프리(Gluten-Free) 특성을 지닌다. 또한 알레르겐 단백질 발현율이 5% 미만이며 대부분 가공 중 분해되는 저알레르겐성을 자랑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낮은 용해도의 역설‘이다. 그동안 식품 가공에서 결함으로 여겨졌던 불용성이 오히려 대체육의 조직화, 피커링 에멀젼, 캡슐화 등 차세대 푸드테크 응용 분야에서는 강력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불어 라이신은 부족하지만 메티오닌이 풍부해 다른 식물성 단백질과 혼합(블렌딩)할 경우 아미노산 품질이 유청 수준에 근접하는 뛰어난 상호 보완성을 지닌다.

전분분해효소법 도입…품질·친환경·경제성 다 잡았다
쌀 단백질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또 다른 축은 바로 ‘전분분해효소법’이라는 차별화된 공정이다. 통상적인 알칼리 추출법과 달리, 전분분해효소를 이용해 전분을 먼저 분해한 뒤 남는 단백질 잔사를 회수하는 원리다.

이 혁신적 방식은 라이시노알라닌 등 잠재 유해물질 생성을 막고 핵심 영양소를 보존(품질·안전)하며, 유기용매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 ‘클린 라벨’ 적용과 폐수 최소화(친환경)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단백질과 함께 당화액을 동시에 생산하는 이중 매출 구조를 띠고 있어 압도적인 원가 경쟁력(경제성)을 확보했다. 대두(GMO·알레르기)나 완두(콩 비린내)의 고질적 한계를 넘어 무용매·저알레르겐·중성 풍미를 모두 획득한 셈이다.

백미에서 미강으로, 단계적 사업 확장 전략
단백질 산업화는 원료에 따라 2단계 전략으로 나아간다.

  • Phase 1 (현재): 백미에서 유래한 쌀 단백질의 특성(백색, 중성 풍미, 저알레르겐)을 무기로 영유아 분유, 메디컬 푸드, 프리미엄 식음료 시장을 우선 공략한다.
  • Phase 2 (확장): 도정 부산물인 미강을 업사이클링하여 미강 단백질을 추출한다. 이는 항고혈압, 항당뇨, 항암 등 강력한 생리활성 기능이 기대되어 향후 고부가가치 기능성 식품, 뉴트라슈티컬, 화장품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게 된다.

한국의 구조적 기회, 공급과잉과 영양 불균형 동시 해결
현재 글로벌 단백질 소재 시장은 고령화, 웰니스, 지속가능성 트렌드에 힘입어 2025년 약 500억~620억 달러에서 2035년 약 1000억~1130억 달러(연평균 6~8% 성장) 규모로 급증할 전망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탄수화물·지방 섭취는 과잉인 데 반해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단백질 섭취가 만성적으로 부족한 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쌀·미강 단백질의 부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알레르겐, 친환경 효소 공정, 이중 매출 구조를 완벽히 갖춘 이 4세대 하이브리드 단백질은 한국의 만성적인 쌀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글로벌 단백질 수요를 충족시키는 가장 전략적이고 혁신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라이스밸류가 개발한 쌀단백질 사용 제품. 사진=강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