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3.20 19:22
롯데웰푸드 ‘에센뽀득’ 91.49%…육가공품 대상
CJ·청정원·목우촌도 고함량…클린 라벨 트렌드
어묵 연육 함량 대폭 늘려 건강 간식으로 주목
과거 저렴한 밥반찬이나 가벼운 간식거리로 소비되던 소시지와 어묵이 일상 식탁 위의 고급 요리로 격상되고 있다. 건강과 맛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며, 단가를 낮추기 위해 관행적으로 첨가하던 전분과 밀가루를 배제하고 고기와 연육 함량을 대폭 높인 프리미엄 제품군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시장 지표도 이러한 미식 트렌드의 변화를 뒷받침한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육가공 시장 내에서도 고기 함량을 90% 이상으로 꽉 채우고 품질을 높인 프리미엄 소시지류는 미식 트렌드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육가공 시장의 주요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어묵 시장의 변화 역시 뚜렷하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전체 어묵 시장이 정체기를 겪는 상황 속에서도, 밀가루를 배제하고 고급 연육을 사용한 주요 제조사의 프리미엄 어묵 라인업 매출은 수년 새 70%가량 크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프리미엄 어묵 베이커리를 표방하는 전문 브랜드들이 잇달아 9000원대의 고가형 제품이나 포장 간식, 선물 세트 비중을 늘리며 ‘스몰 럭셔리’ 소비의 수혜를 톡톡히 입고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며 프리미엄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자 육가공업계의 제품 스펙 경쟁도 본격화됐다. 특히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떠오른 육가공 시장의 가장 치열한 격전지는 단연 ‘육함량’이다. 업계는 원가를 낮추기 위해 관행적으로 넣던 전분을 빼고, 돼지고기 함량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린 신제품을 앞다퉈 선봬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대표 소시지 브랜드 ‘에센뽀득’은 돼지고기 육함량이 91.49%에 달해 아낌없이 속을 채웠다. 정통 독일식 기법을 적용하고 양장 케이싱(껍질)을 사용해 톡 터지는 식감과 풍성한 육즙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2025년 한국육가공협회가 주관한 베스트 육가공품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대상 청정원은 건강 식습관 트렌드에 발맞춰 나트륨 함량을 기존 대비 25% 줄인 ‘짜지 않은 리치부어스트’를 새롭게 출시했다. 짠맛은 덜어냈지만 국내산 돼지고기를 90% 이상 사용하고 26시간 저온 숙성해 쫄깃한 식감과 깊은 풍미를 온전히 살려냈다. CJ제일제당의 프리미엄 델리미트 브랜드 ‘육공육(六肉肉)’ 역시 고기 본연의 톡 터지는 식감과 육즙을 극대화하기 위해 돼지고기 함량을 90% 이상으로 꽉 채운 정통 소시지 신제품들을 꾸준히 선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에쓰푸드의 존쿡 델리미트가 선봰 ‘킬바사’ 역시 소고기와 돼지고기 함량이 91.84%에 달하는 대표적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특유의 말발굽 모양과 풍부한 육즙으로 캠핑족은 물론 일상 식탁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최근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미식 소시지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농협목우촌 역시 100% 국내산 돼지고기를 활용한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최근 출시한 ‘주부 9단 구운마늘 프랑크 소시지’는 육함량이 88.9%에 달하며 단백질 11g을 함유해 영양까지 챙겼다. 여기에 제주산 마늘을 직접 굽는 공정을 더해 알싸하고 진한 풍미를 극대화했다. 과거부터 무전분 원칙을 고수해 온 목우촌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서도 건강한 원재료의 가치를 증명해 냈다.
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한 노력은 전분을 넘어 밀가루 등 각종 첨가물을 배제하는 ‘클린라벨’ 트렌드로 번지고 있다. 육가공 업계는 전분은 물론 밀가루, 발색제 등을 넣지 않은 프리미엄 소시지를 잇달아 선봬 ‘건강한 미식’을 추구하는 소비자를 공략 중이다.
이러한 흐름은 수산가공품인 어묵 시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거 원가를 낮추기 위해 밀가루를 섞던 관행에서 벗어나, 연육 함량을 80~90%까지 대폭 높이고 밀가루를 일절 배제한 프리미엄 어묵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어묵은 더 이상 국물용 부재료나 평범한 밥반찬이 아니다. 주요 어묵 브랜드들은 밀가루 대신 쌀가루나 감자 전분을 활용해 쫄깃한 식감을 구현한 신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워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진어묵은 밀가루를 일절 넣지 않고 국내산 쌀가루를 활용한 ‘우리쌀 꼬치어묵’을 시장에 내놓았다. 연육 함량을 85% 이상으로 높여 단백질 섭취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건강 간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글루텐 프리’ 어묵의 대표주자인 고래사어묵은 방부제와 밀가루를 무첨가한 원칙을 고수하며, 최근 ‘고추담은 간편어묵’ 등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식품 플랫폼 랭킹닭컴의 잇메이트는 최근 ‘밀가루 0% 송어 어묵바’를 새롭게 선봬 눈길을 끈다. 국내산 송어 원육을 사용해 밀가루의 비린 맛을 잡고 탄탄하고 쫄깃한 식감을 구현해 프리미엄 어묵의 기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리미엄 소시지와 어묵의 인기는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인한 ‘집밥’ 문화의 고급화와 맞닿아 있다. 한 끼를 먹더라도 제대로 즐기려는 ‘스몰 럭셔리’ 심리가 작용해, 과거 케첩에 볶아 먹던 반찬이 홈 브런치 메뉴나 퇴근 후 와인, 위스키 등에 곁들이는 고급 안주로 확장됐다.
이처럼 첨가물을 덜어낸 ‘프리미엄 소시지’ ‘밀가루 없는 어묵’의 인기는 일상 식탁에서도 맛과 건강을 동시에 충족하려는 가치소비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밥도둑’을 넘어 하나의 완벽한 미식 요리로 독립한 이들의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가성비 위주로 소비되던 가공식품이 이제는 원재료의 스펙을 꼼꼼히 따지는 소비자들에 의해 하나의 독립적인 미식 요리로 평가받고 있다”며 “외식 물가 부담으로 집밥의 질을 높이려는 트렌드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첨가물을 줄이고 원물의 가치를 극대화한 프리미엄 제품군의 성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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