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3.17 07:55
매일유업 커피 ‘바리스타룰스’ 등 설탕 30% 감량
남양유업 두유 이어 가공유·식물성음료로 확장
던킨 도넛 등 베이커리·겨울 시즌 음료로 확산
최근 식음료 업계를 강타했던 ‘제로 슈거(Zero Sugar)’ 열풍 이면에 대체 감미료 특유의 강렬하고 인공적인 뒷맛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당을 완전히 빼기보다 함량을 대폭 낮춰 자연스럽고 은은한 단맛을 살린 ‘로우 슈거(Low Sugar)’ 제품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극단적인 당류 제한보다는 원재료의 풍미를 유지하면서 당 섭취 부담을 덜어주는 방식으로 헬시 플레저 트렌드가 진화한 결과다. 설탕의 빈자리를 100% 대체 감미료로 채워 이질감을 유발하던 기존 제로 음료와 달리, 로우 슈거는 원재료의 당이나 소량의 설탕을 남겨두고 대체당 사용을 최소화해 맛의 밸런스를 맞춘 것이 특징이다. 커피, 두유 등 일상 음료는 물론 달콤함이 필수였던 시즌 한정 음료에 이르기까지, 식음료 업계는 이 같은 로우 슈거 신제품을 잇달아 선봬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 등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식품 시장 규모는 2021년 2100억 원대에서 2024년 5700억 원대까지 성장하며 연평균 약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틈새시장에 불과했던 저당 식품이 확실한 주류 카테고리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이처럼 무조건 당을 없애는 1차원적인 제로(0) 시대를 넘어, 맛의 이질감 없이 원재료의 풍미와 식감을 자연스럽게 살린 로우 슈거를 선호하는 추세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프랜차이즈 카페와 RTD(Ready to Drink) 음료 시장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달 중순 당 함량을 기존 대비 30% 줄여 새롭게 단장한 ‘저당 돌체 콜드브루’ ‘저당 쇼콜라모카’ 컵커피 2종을 출시했다. 당에 대한 부담은 줄이면서도 1A 등급 원유를 사용해 기존 커피의 깊은 풍미와 달콤함은 그대로 유지한 것이 특징으로, 주요 채널에서 긍정적인 초기 반응을 얻고 있다. 또한 사과·복숭아·체리 등 과일 풍미에 탄산을 더해 가볍게 마실 수 있도록 기획된 저당 병음료 3종을 잇달아 선봬 음료 카테고리를 강화했다. 사과 맛에 식이섬유를 더한 ‘프루츠 스파클링 사과’, 복숭아 향과 함께 비오틴을 함유한 ‘프루츠 스파클링 복숭아’, 체리 맛에 테아닌을 더해 구성한 ‘프루츠 스파클링 체리’로 세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매일유업 역시 당 함량을 대폭 낮춘 RTD 커피 제품군을 활발히 운영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컵커피 브랜드인 ‘바리스타룰스’의 ‘로어슈거 에스프레소 라떼’는 기존 제품 대비 설탕을 30% 줄인 것은 물론,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우유를 사용해 유당불내증이 있는 소비자도 속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건강 스펙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장수 브랜드 ‘마이카페라떼’ 또한 설탕 함량을 30% 낮춘 ‘마일드 로어슈거’를 선봬 고유의 부드러운 커피 맛을 유지하면서 당 섭취 부담을 줄였다. 두 제품 모두 컵커피 시장 점유율 선두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매일유업의 든든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저당 소비 트렌드를 견고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강을 중시하는 식물성 음료 시장에서도 로우 슈거가 대세다. 남양유업은 당류 4g, 열량 90kcal(200ml 기준)로 저당 설계돼 단백질을 더한 병 타입 두유 ‘맛있는두유GT 로우슈거 달콤한맛’을 출시해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앞서 출시해 시장에 안착한 검은콩깨 제품의 흥행을 잇는 후속작으로, 콩과 물만으로 만든 원액 두유에 고유의 공법을 적용해 텁텁함과 비린 맛은 줄이고, 누구나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균형 잡힌 은은한 단맛을 구현해 냈다. 아울러 ‘아몬드데이 언스위트’ ‘초코에몽 Mini 무가당’ 등 가공유와 식물성 음료 제품군에서도 저당 라인업을 지속 확장하며 건강 스펙 고도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달콤함이 필수적으로 여겨지던 베이커리와 겨울 시즌 음료 시장의 공식도 바뀌고 있다. 던킨은 당 함량을 5% 미만으로 낮춘 로우 슈가 필링을 활용한 ‘베리 초코 듀얼하트’와 제로 슈가 초코를 코팅한 ‘초코링 도넛’을 출시했다. 이와 함께 당도를 낮춘 ‘로우슈거 아이스 초코’ ‘로우슈거 초코 쿨라타’ 등 음료 메뉴와 논알코올 시즌 음료인 ‘윈터 뱅쇼 로우슈거’도 선봬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역시 겨울철 대표 음료인 뱅쇼의 당을 기존 대비 93% 대폭 낮춘 ‘뱅쇼 로우 슈거’를 홀리데이 시즌 한정으로 출시해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뱅쇼 로우 슈거’를 포함한 시즌 음료 4종은 출시 약 50여 일 만에 누적 판매량 110만 잔을 돌파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하루 평균 약 1만 잔씩 판매돼 일상 속 다양한 순간에 당 걱정 없이 달콤함을 즐기려는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공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와 저속노화에 대한 관심이 맞물려 있다”며 “맛의 밸런스와 건강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로우 슈거 제품군의 인기와 시장 세분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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