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Insight-2025글로벌식음료트렌드] ① 영양... 필수영양소·기능성 등 '약으로서의 식품' 인식 재정의

곡산 2024. 12. 23. 07:34
[Insight-2025글로벌식음료트렌드] ① 영양... 필수영양소·기능성 등 '약으로서의 식품' 인식 재정의
  •  김현옥 기자
  •  승인 2024.11.21 06:00

'위고비' 등 체중감소약물 등장이 식음료 업계에 큰 파장
근육손실·무기력 등 부작용과 영양 결핍 해결 전략 필요
단백질·섬유질 등 핵심 영양소 건강 클레임 간소화해야
민텔코리아 백종현 대표, 2025년 식음료 트렌드 발표 
백종현 
민텔코리아 대표

내년도 글로벌 식음료 시장을 변화시킬 네 가지 키워드로 △영양 △통념에 대한 반항 △연쇄반응 △하이브리드 수확이 제시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0일 코엑스D홀에서 개최한 ‘2025 식품외식전망’ 대회에서 민텔코리아 백종현 대표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러한 트렌드는 한국 시장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25 식음료 트렌드 전망'은 전세계 86개국에서 출시되는 제품을 민텔의 3만여명 쇼퍼들이 구입해서 500여명의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제품 성분과 가격 등을 분석한 후 각국의 선호 원재료와 어필하는 소구점을 파악하는 한편 소비자 패널조사를 통해 나타난 재무상태와 식음료 제품 구매 시 중요시하는 요인 등을 고려한 결과로서, 식품업체들의 신제품 개발과 해외 수출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제공된다.

푸드아이콘은 식품업계의 내년도 중요한 사업 전략으로 활용될 ‘2025 글로벌 식음료 트렌드’ 내용을 주제별로 4회에 걸쳐 자세히 소개한다.<편집자주>

 

1. '영양' – 체중감소 약물이 불러온 식음료업계의 재정의

백종현 대표는 '2025 글로벌 식음료 트렌드'의 첫 번째 주제로 '영양'을 꼽았다. 그는 체중감소 약물인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식음료 업계에 미치는 파장을 조명했다.

백 대표는 "‘위고비’ 약물이 지난달 한국에 상륙하며 소비자들의 식욕 감소와 식음료 소비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그동안 소통돼 왔던 약으로서의 음식에 대한 정의가 재정의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들 체중 감량 약물은 무언가를 수시로 먹고 싶어하는 식욕으로 인해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른바 ‘푸드노이즈(foodnoise)’를 사라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위고비의 등장에 대해 글로벌 업계에서는 다양한 추측을 내놓고 있다. 항공사의 경우 체중 감소로 인한 비행기 연료 절약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패션업계는 XXL 사이즈 판매 감소를 관찰 중이다.

식음료 제품의 소비 감소도 관측되고 있다. 미국 월마트는 GLP-1 약물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식음료 구매를 최대 9%까지 줄였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식욕 감소로 인한 부작용도 심각해 무기력증과 메스꺼운 증상 등을 호소할 뿐 아니라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면서 근육이 빠지는 결과를 초래해 결국 약물을 중단하면 요요 현상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건강한 체중 감량 위한 '필수영양소' 위주 제품 소구 필요
네슬레 '바이탈퍼수트' 등 소용량 고영양 식품으로 대응

 

백 대표는 따라서 "앞으로 식음료업계는 건강하게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필수영양소 위주로 제품을 소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우리나라 소비자의 12%가 위고비나 오젬픽 같은 체중감소 약물이 체중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큼 체중관리에 관심이 많고, 코로나 이후 무분별하게 출시되는 기능성식품들로 인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터라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유튜브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정보를 쉽게 접하게 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품 성분이나 매커니즘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제품 포장의 과다한 정보에 대해 혼란스럽다거나 오히려 부정적인 경향으로 보이고 있는 것도 식음료업계가 제품을 필수영양소 위주로 단순하게 소구해야 하는 이유라는 것이다.

그러면 필수 영양소에 대해 어떻게 심플하게 소구점을 전달할 수 있을까? 이에 관련해 백 대표는 3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네슬레 '바이탈 퍼수트(Vital Pursuit)' (출처: nestle.com)

이러한 트렌드를 재빨리 파악해 적용한 것이 바로 글로벌 식품시장을 선도하는 네슬레의 '바이탈 퍼수트(Vital Pursuit)' 제품군이다. '바이탈 퍼수트'는 통곡물, 단백질 파스타, 샌드위치 및 피자 등 14가지 냉동식품들로 구성된, 체중감소 약물 사용자들을 위한 소용량 고영양 제품으로 출시됐다.

이 제품은 기존 피자의 용량을 절반으로 줄이면서도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체중감소 약물 사용자 외에도 체중관리나 건강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출처: Mintel GNPD

 

쵸바니 믹스베리마일드 그릭요거트·블루존다이어트도 가세

 

그 다음은 미국에서 인기 있는 그릭요거트 브랜드인 쵸바니(Chobani)의 믹스베리 마일드 그릭요거트로, ‘단백질 7g’, ‘프로바이오틱스 10억마리’, ‘천연성분’ 등만 강조함으로써 눈길을 끌고 있다. 쵸바니 그릭요거트는 다양한 맛과 높은 단백질 함량으로 유명하며, 특히 믹스베리 마일드 그릭요거트는 고단백 저지방으로 체중관리와 근육유지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출처: Mintel GNPD

 

이와함께 최근 장수지역을 일컫는 ‘블루존’의 식단을 간편식으로 만든 '블루존다이어트'도 '식물성 식품'이면서 '가공과정의 최소화' '장수지역 식습관 반영'한 건강한 식단으로 소구해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이 브랜드의 Burrito Bowl은 코스타리카의 니코야에서 영감을 받았고 식사당 단백질 11g과 섬유질 7g이 함유되어 있다.

이들 제품은 모두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자연 친화적이고 영양가 높은 식품이라는 공통점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한편, 민텔이 36개국의 글로벌 소비자를 대상으로 식음료 구매시 가장 중요시하는 요소를 물어본 결과, 한국의 경우 과일 채소 다음으로 고단백질 저당 저칼로리를 꼽았다. 특히 저칼로리에 대한 니즈는 한국이 세계 1위인데 반해, 고섬유질에 대한 니즈는 거의 꼴찌에 가까웠다.

 

한국, 고단백 붐 이을 식이섬유 식품 주목해야

 

이와 관련, 백 대표는 “최근 위고비와 같은 체중감소 약물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식이섬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이와 상반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며 “다이어트에 식이섬유의 중요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로서 최근 한국시장에서 부상하고 있는 고단백 식품에 이어 식이섬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백 대표는 “지금은 GLP-1과 같은 체중감소 약물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앞으로는 다양한 건강 요소들을 소구하는 시장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태국에서 출시된 탄수화물이 전혀 없는 계란 흰자로 만든 쌀제품 '에기데이(eggyday)를 소개했다.

에기데이 페이스북에서 갈무리

'에기데이'는 태국 쭐랄롱꼰대학교 연합보건과학부에서 개발한 계란 흰자로 만든 즉석 쌀 제품으로, 계란 흰자의 단백질 구조를 변형시켜 쌀의 모양, 맛, 식감을 재현하면서도 고단백 저칼로리 영양가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글루텐이 없고 열량이 낮아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 노인, 당뇨병 환자 등 건강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출처: supergut.com

 

그 다음은 프리바이오틱스 섬유질을 천연 GLP-1으로 소구하는 수퍼거트(Supergut) 제품으로, 위고비와 같은 체중감소 약물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77%가 비용부담과 부작용 때문에 1년내에 중단한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포만감과 신진대사 건강 솔루션을 찾는 수요에 대응해 미국에서 출시됐다.

아울러 2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미국의 수면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수면이 부족하면 혈당 조절이 안돼 식욕을 왕성하게 함으로써 살이 찌는 원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르티솔을 증가시키고 인슐린 민감성을 완화시켜 식욕 촉진을 억제하는 제품과 혈당과 호르몬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성 영양소가 각광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백 대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필수 영양소 중심의 제품 개발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체중 감소 약물의 근육 손실, 무기력 등 부작용과 영양 결핍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제품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