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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럽 시장의 에스닉푸드, 국가별 다양성과 특징

곡산 2024. 1. 31. 07:41

[프랑스] 유럽 시장의 에스닉푸드, 국가별 다양성과 특징

원고작성: 파리지사(joohee@at.or.kr)

 

▶ 에스닉푸드(Ethnic food)란?

 

각 국가의 고유한 식문화와 농식품은 기후 및 역사와 깊은 관련이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19세기 중반부터 여러 대륙 출신의 이민자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오늘날 유럽의 식문화와 조리법은 이민의 역사 이전의 시기보다 훨씬 다채로운 색깔을 띄게 되었다. 이와 관련된, 이국적인 느낌이 나는 제 3세계의 고유한 음식을 에스닉푸드(Ethnic food)라고 일컫는다. 대표적인 에스닉푸드로는 동남아 음식, 중동 음식, 인도 음식 등이 있으며, 채소를 비롯해 각종 허브와 향신료 등 저칼로리 재료를 쓰다 보니 웰빙 요리로써 각광받는 경향이 있다. 또한, 최근 SNS 및 온라인 인플루언서들의 영향으로, 문화적·지리적 배경이 다양한 에스닉푸드가 더욱 더 확장되고 있다.

이런 에스닉푸드를 전문으로 파는 매장은 에스닉 마켓(Ehinic market)라고 부른다. 에스닉 마켓은 특정 국가 및 인종을 대상으로 에스닛푸드를 판매하는 소매업체로, 판매하는 식품의 종류에 따라 분류된다. 아시아 국적의 마켓은 아시안 슈퍼마켓(Asian market), 인도 식품을 파는 마켓은 인도 슈퍼마켓(Indian Supermarket), 아랍/북아프리카 국적의 마켓은 아랍 슈퍼마켓(Arab supermarket), 아프리카 식료품 유통업체는 아프로샵(Afroshop)이라 불린다. 또한, 에스닉 슈퍼마켓은 가정에서 주로 소비되는 식품만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문화적 공간의 역할도 일부 담당하고 있어 문화·종교적 특성을 지닌 아이템을 판매하기도 한다.

 유럽 에스닉 마켓의 특징: 아시아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네덜란드 외무부 산하기관 CBI(Center for the Promotion of Imports)의 분석에 따르면, 유럽의 에스닉 슈퍼마켓 규모와 이민자 규모는 유럽 각국의 식민지 역사 및 디아스포라와 밀접하게 관계가 있으며, 유럽에서는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에서 대규모 에스닉 슈퍼마켓 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영국에는 인도인 140만명, 파키스탄인 110만명, 방글라데시인 45만명 등 대규모의 남아시아 이민자들이 살고 있으며, 프랑스에는 북아프리카, 아프리카,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예전 프랑스 식민지 국가 출신의 이민자들이 많다. 네덜란드에는 36만명의 인도네시아 이민자, 40만명의 터키 이민자, 39만명의 모로코 이민자가 있다.

 

 이를 어우르는 유럽의 에스닉 마켓의 특징을 언급하려면 우선 유럽의 유통업과 일반 슈퍼마켓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땅이 넓어 가끔 차를 타고 가서 대량으로 쇼핑하는 문화와 함께 거대한 규모의 창고형 매장이 발달했다. 하지만 런던과 같은 유럽 도시 거주민들의 경우, 집이 좁아서 음식을 쌓아놓을 공간이 부족하고, 차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기보다는 도보 혹은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국 소비자들은 집 근처에서 조금씩 자주 쇼핑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을 보이며, 이러한 패턴을 가진 영국의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유통업에서는 고기나 야채 등을 소량으로 판매하는 방법이 일반화되었다. 이러한 방법은 에스닉 마켓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아시아 지역 이외의 국가에서 아시아로부터 수입한 식료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아시아 슈퍼마켓의 지리적 특성은 특정 아시아 국가 출신 이민자 커뮤니티, 이민자 거주 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유럽의 에스닉 마켓은 이민자들의 도시 거주 선호도로 인해 이민자들이 몰려있는 대도시에 주로  위치한다.
 

 이처럼 아시아 이민자 커뮤니티가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아시아 슈퍼마켓의 경우 도시에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중국식 에스닉 슈퍼마켓은 대도시에 위치한 차이나타운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더불어 한 국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타 아시아국가의 수입식품을 들여와 같이 판매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 현지의 아시아 혹은 중국 슈퍼마켓에서 한국산 식품을 발견할 수 있는 이유다. 아시안 에스닉 슈퍼마켓은 유럽에서 중국인이 제일 많은 영국과 프랑스에 제일 많이 분포되어 있다.
 

 아시아 슈퍼마켓 중, 한국식 에스닉 슈퍼마켓은 한국 슈퍼마켓(Korean Supermarket)이라 불리며, 한국인들 사이에는 한인슈퍼, 한인마트 등으로 불린다. 한국 슈퍼마켓은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도심 및 관광지 근처 혹은 도시 내의 한국인 밀집 거주 지역에 위치한 경향이 있다.

 

 

 영국의 에스닉푸드와 특징

 영국은 유럽에서 에스닉 마켓 시장의 규모가 가장 큰 국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영국과 인도, 파키스탄의 역사적 관계로 인해 인도인들와 파키스탄인들은 19세기 중반부터 영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이후, 제2차 세계대전, 대영제국의 붕괴, 파키스탄의 독립 이후 50년대부터 60년대에 걸쳐 인도인들과 파키스탄인들의 영국 이주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오늘날, 인도계 영국인은 영국 전체 인구의 2.85%(약 191만명)를 차지하며, 파키스탄계 영국인은 2.45%(약 164만명)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영국은 유럽에서 프랑스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중국인 집단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며, 가장 오래된 중국인 공동체를 가지고 있다. 19세기 중반과 20세기 중반에 중국인들이 대거 유입되었으며, 20세기 중반 이후에는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유입된 중국인들이 이민오기도 했다. 오늘날 전체 영국 인구 중 중국계 영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0.73%으로, 49만명에 이른다.
 

 런던에 위치한 에스닉 마켓으로는 중동, 이탈리아, 중국, 한국, 태국, 인도 슈퍼마켓 등이 있다. 런던 주민의 8%가 아시아계일 정도로 아시아계 거주민이 많아, 아시아 슈퍼마켓 또한 중국, 한국, 일본,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등 다양한 국가의 마켓을 찾아볼 수 있다. 런던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시아 슈퍼마켓으로는 중국 슈퍼마켓인 Long Fung Supermarket과 New Loon Moon Supermarket, 아시아 슈퍼마켓인 SeeWoo Supermarket와 Tian Tian Market, 일본 슈퍼마켓인 Japan Centre, 태국 슈퍼마켓인 Muay Supermarket, 베트남 슈퍼마켓인 Longdan 등을 꼽을 수 있다.

 

 

 영국의 주요 한국 슈퍼마켓으로는 오세요(Oseyo)와 서울플라자(Seoul Plaza) 등이 있으며, 두 곳 모두 런던의 한인타운인 뉴몰든(New Malden)에 거점을 포함하여 영국 내 여러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는 한국식품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태국 등 아시아 식품 또한 판매하며, 매장 내에서 조리한 한식 식사류도 포장 판매한다.

 

 

 

 프랑스의 에스닉푸드와 특징

 오늘날 프랑스의 다인종·다문화 환경은 프랑스의 근대 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프랑스는 영국과 마찬가지로, 18세기에서 20세기까지 여러 대륙에 식민지를 건설했으며 결과적으로 프랑스에 많은 이민자들이 유입되게 되었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이민자 수는 크게 증가했는데,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프랑스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약 7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민자들은 아프리카(48.2%), 유럽(32.3%), 아시아(13.5%), 아메리카/오세아니아(6%)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이민을 온 케이스다. 국가별로 살펴보자면, 알제리(12.5%), 모로코(11.9%), 포르투갈(8.2%), 튀니지(4.7%), 이탈리아(4.0%), 스페인(3.5%), 터키(3.3%) 다. 이민자의 거의 절반(48%)이 이 7개국 출신인 셈이다.

 이러한 이민의 역사는 프랑스인들의 식탁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프랑스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이민자들에게 식문화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는데, 예로 북아프리카 요리인 쿠스쿠스(Couscous)는 프랑스 음식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며, 타진(Tagines), 파스틸라(Pastillas), 바클라바(Baklava) 등도 대중적으로 인식되는 음식들이다. 특히, 쿠스쿠스는 최근 수년간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요리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에스닉 마켓의 특징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잘 알려진 에스닉 마켓은 épicerie orientale(오리엔탈 식료품점) 혹은 épicerie arabe(아랍 식료품점)이라 불리는 동네 식료품점의 형태인데, 보통 북아프리카 출신의 아랍계가 늦은 시간까지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유럽에서 중국계 인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여겨지는 국가다. 프랑스 통계청 INSEE에 따르면 오늘날 중국에서 온 이민자 인구는 프랑스에서 10만명이며, 중국계 프랑스인은 약 60만명에서 70만명 정도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의 대형 에스닉 슈퍼마켓으로는 파리 13구에 위치한 탕프레르(Tang Frères)와 파리스토어(Paris Store)을 꼽을 수 있다. 두 곳 모두 아시안/중국 에스닉 슈퍼마켓으로 분류될 수 있다. 탕프레르와 파리스토어에서는 프랑스 일반 유통매장과 비교하여 보다 저렴하게 다양한 아시아 식료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국적 식품에 관심 많은 프랑스 사람들도 많이 방문하는 곳이다. 탕프레르는 1976년에 설립되어 현재 파리와 파리근교에 10개의 매장이 있는 파리에서 제일 큰 대형 아시아식품 전문 유통업체이며, 파리스토어는 1977년에 설립되어 현재는 마르세유, 스트라스부르, 몽펠리에 등 프랑스 전역에 19개의 유통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 아시아식품 유통업체이다.



 시사점

지금까지 유럽의 에스닉푸드 마켓의 특징을 알아보았다. 국제교류, 해외여행, 이민 증가, 현지인들의 타문화에 대한 높아진 관심 등으로 인한 유럽 내의 에스닉 푸드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에스닉푸드의 활발한 성장과 시장 형성으로 많은 유럽인들이 외국 음식에 대해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다양한 한국식품을 취급하는 현지 유통업체들과 에스닉 유통업체이 많아지는 추세다. 특히, 유럽 현지에서는 한국식품과 한국적인 맛의 인기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한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한 에스닉푸드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한국 식품만의 특색을 강조하여 유럽 소비자의 니즈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 에스닉푸드로서의 한국식품의 향후 활약이 기대된다.

출처

https://www.insee.fr/fr/statistiques/3633212#graphique-Fcontinent_radio1

https://www.femmeactuelle.fr/cuisine/news-cuisine/quels-sont-les-plats-preferes-des-francais-voici-le-top-10-2147749

https://www.managehrmagazine.com/news/the-impact-of-immigration-on-the-french-culture-and-economy-nwid-2343.html

https://mdesign.designhouse.co.kr/article/article_view/104/53888?per_page=131&sch_txt=

https://www.expatica.com/de/living/household/supermarkets-germany-252069/#ethnic-grocery-stor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