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장수브랜드 탄생비화]출시 17년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

곡산 2023. 10. 2. 20:56

 

[장수브랜드 탄생비화]출시 17년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

등록 2022.05.08 08:00:00

2005년 출시 후 2030 여성들 타깃 茶음료 대중화 시대 열어

출시 후 흥행 돌풍…17차 출시 이후 茶음료 시장 2000억 규모 껑충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2005년 출시 이후 국내 차(茶)음료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남양유업의 '몸이 가벼워지는 시간 17차'가 올해로 출시 17주년을 맞이했다.

17차는 이름 그대로 약콩, 보리, 녹차, 마테, 결명자, 율무, 현미, 옥수수, 메밀, 둥글레, 우엉, 연근, 치커리, 영지, 뽕잎, 차가버섯, 귤피 등 17가지 전통차 원료를 혼합해 만든 제품이다.

남양유업은 웰빙 시장 성장 가능성을 보고 차음료 시장에 진출했다. 17차는 자극적인 탄산음료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시장에 새 카테고리를 개척, 차음료의 대중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갈색병에 담긴 차음료로 2030 여성들 겨냥

17차의 개발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많은 재료들을 혼합하다 보니 함유량에 따라 맛이 변하는 게 문제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과 시간도 적지 않았다.

남양유업은 차음료 시장에서 녹색병에 담긴 녹차 제품이 잘 팔린다는 점을 고려하되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맛이 아닌 2030 여성들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개발에 열중했다.
 
최적의 차 맛을 찾기 위한 연구와 실험은 2년 동안 이어졌다. 이 기간 동안 개발된 시제품은 수백개에 달하고 핵심 타깃층으로 선정한 테스트 활동도 300회 이상을 기록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것이 지금의 17차다.

차음료 혹은 녹차 제품에 흔히 사용된 녹색 병이 아닌 갈색 병과 중장년이 아닌 젊은 소비자층을 위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차음료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깼다.


17차 출시 이후 차음료 시장 2000억 수준 껑충

17차는 출시와 함께 말 그대로 대박을 쳤다. 출시 첫해인 2005년에는 매달 20억원씩 팔린 가운데 이듬해인 2006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시장 성공은 해외로 이어졌다. 미국 현지 교포들을 중심으로 2007년에는 매달 100만개씩 수출을 기록했다. 17차는 차음료 제품 중에는 처음으로 월 판매량 2000만개를 넘기기도 했다.

17차의 성공으로 2004년 600억원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차 음료 시장은 17차 출시 이후 2년 만에 1900억원으로 급성장했다. 기존 차음료 시장에 2030 여성들이 새롭게 유입된 효과다.


적극적인 홍보와 진열 전략 성공의 비결

17차가 출시 초기부터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홍보와 진열 전략이다. 우선 기존 차음료 시장의 주소비층인 중장년에서 벗어나 젊은 여성을 핵심 타깃으로 선정해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해당 소비층에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타깃 공략을 위해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발탁했다. 전지현은 2005년부터 2009년까지 17차 모델로 활동하며 2030여성들에게 브랜드를 알렸다. 당시 패러디가 생길 정도로 전지현 광고는 효과적이었다는 평이다. 

또 남양은 전 직원이 참여한 체험 마케팅을 진행했다. 주타깃층의 입소문을 위해 6개월 동안 17차례의 대대적 시음행사를 진행, 전국 200여개 대학을 돌았다. 이때 사용된 시음 제품만 100만개에 달한다.

남양은 홍보 전략과 함께 편의점을 비롯한 전국 곳곳 매장에 17차 진열 활동을 펼쳤다. 17차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알려졌고 높아진 제품 노출도 만큼 판매율도 더욱 고공행진했다.


경쟁 제품 출시로 최근 주춤…도약위한 행보 본격화

17차의 성공으로 차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옥수수차, 보리차, 헛개차 등 다양한 차 음료가 시장에 진입한 이후 17차의 영향력도 차츰 줄어들었다. 남양유업이 신사업(커피) 준비로 2010년부터 마케팅 활동을 줄인 것도 원인이다.

당시 17차에 열광했던 주 소비층은 어느새 중장년층이 됐고 현재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은 17차에 대한 인지와 경험이 부족한 상황이다. 남양유업은 향후 2030세대의 대표 차음료 이미지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최근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에 발맞춰 17가지 원료를 넣었지만 칼로리가 전혀 없는 프리미엄 건강차로서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 활동과 유명 영화사와 협업, 제품 체험 기회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이벤트 등을 통해 차음료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높인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