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탄생비화]한국적인 맛으로 승부…코리안 디저트 설빙
등록 2022.01.09 03:00:00
2010년 부산 남포동에 오픈한 시루, 한국식 디저트 '인절미설빙' 선보여
꾸준한 성장 비결 '상생경영·연구개발'…이종업계 협업 및 해외진출 추진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여름을 대표하던 디저트 빙수가 최근 사계절 디저트로 각광받고 있다. 빙수를 이야기할 때 자연스레 떠오르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설빙'이다. 10여 년간 소비자 사랑을 받는 설빙은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설빙의 역사는 전신인 퓨전 떡 카페 '시루'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부산 남포동에서 문을 연 시루는 여러 가지 한국식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때 처음 메뉴에 이름을 올린 제품이 인절미설빙이다.
당시 카페를 운영하며 인절미설빙을 개발한 것은 설빙 창업자 정선희 대표다. 정 대표는 일본 유학 기간 제빵 기술과 푸드 코디네이터 과정 등을 공부하며 일본 전통 디저트가 젊은층에서도 사랑받는 모습에 매료됐다.
이후 정 대표는 오랜 시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디저트를 꿈꾸며 귀국해 2010년 퓨전 콘셉트 떡 카페를 오픈했다. 당시 정 대표는 판매되는 제품 중 빙수를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정 대표는 우유를 갈아 만든 얼음 위에 콩가루를 뿌렸다. 여기에 한 스푼씩 즐길 때마다 떡이 입안에서 함께 씹힐 수 있도록 인절미 떡을 먹기 좋게 잘라 토핑하고, 고소함과 바삭한 식감을 더할 구운 아몬드 슬라이스를 올렸다.
2013년 4월 인절미설빙이 탄생한 순간이다. 눈처럼 곱게 갈린 부드러운 우유 얼음과 콩가루의 고소함, 인절미의 쫀득한 조합으로 부산시민들을 금새 사로잡았다. 입소문만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빙수 원정을 오는 손님도 있었다.
정 대표는 인절미설빙 인기를 발판삼아 코리안 디저트 카페 설빙을 론칭했다. 이후 설빙은 승승장구했다. 인절미설빙은 팥을 강조한 기존 빙수의 고정관념을 깬 덕분에 오직 설빙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했다.
인절미설빙은 2019년 10월, 이미 누적 판매량 2500만 개를 돌파해 단일 메뉴로 6년간 약 197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하루 1만500여 개, 분당 약 7.3개가 판매된 셈이다.
빙수가 사계절 메뉴가 된 것은 배달의 역할이 컸다.
설빙은 2018년 4월 업계 최초로 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후 배달 애플리케이션 입점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매장에서와 동일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설빙이 자체적으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배달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했다. 2021년 7월 배달 매출액은 직전년도 동월 대비 226% 늘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배달 서비스를 첫 선보인 3년 전과 비교하면 1189% 성장한 셈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중단과 거리 두기 부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서도 배달 매출은 지속 갱신되고 있다.
설빙은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상생 경영'을 꼽았다. 2020년 초 설빙은 코로나19 사태로 가맹점들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자 1개월 만에 지원책을 발표했다.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3억여원 상당의 2개월분(2020년 2~3월) 로열티를 면제하고, 피해 규모가 큰 지역 매장에는 추가로 부자재 지원까지 실시한 것이 골자다.
국산 농가로부터 제철 과일을 수급해 활용하는 것도 대표적인 상생 경영이다. 메론 설빙 시리즈가 대표적인 경우다. 설빙은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최대 멜론 산지인 전남 곡성군과의 직거래를 통해 당도 높고 향이 짙은 머스크 멜론을 공급받고 있다.
곡성농협이 거래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설빙이 유일하며, 제철이자 극성수기인 여름에는 전체 멜론 출하량의 11%, 일일 1600개를 납품 받을 정도로 국산 농가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메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도 설빙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설빙 R&D센터는 '설빙=빙수'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매주 시장 조사를 통해 새로운 소재를 찾아 메뉴에 적용하고, 신메뉴 출시 전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 테스트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 사이드 메뉴 '인절미토스트' '쌍쌍치즈가래떡' 뿐만 아니라 설빙에 새로운 타이틀을 안긴 '치즈떡볶이피자' '매콤쌀떡볶이' 등 주요 인기 메뉴 모두 이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설빙은 소비자 접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종(異種)인 게임'업계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며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었다. 설빙은 이런 '집콕족'을 공략했다.
설빙은 펄어비스 '검은사막', 넥슨 '던전앤파이터', 엔픽셀 '그랑사가' 등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게임과 협업해 설빙 메뉴 주문 시 게임 한정판 아이템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던전앤파이터와 진행한 쿠폰 증정 이벤트는 개시 일주일 만에 준비 수량 대부분을 소진하고, 이벤트 기간 내 '메론 설빙' 시리즈 판매량이 전년대비 96% 상승하는 등 게임 유저와 소비자 모두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 설빙은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22일 설빙은 일본 기업 J&K와 신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2월 도쿄 등에 설빙 매장 2개점 동시 오픈 소식을 알렸다. 설빙은 최근 복수의 국가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하며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설빙의 역사는 전신인 퓨전 떡 카페 '시루'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부산 남포동에서 문을 연 시루는 여러 가지 한국식 디저트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때 처음 메뉴에 이름을 올린 제품이 인절미설빙이다.
당시 카페를 운영하며 인절미설빙을 개발한 것은 설빙 창업자 정선희 대표다. 정 대표는 일본 유학 기간 제빵 기술과 푸드 코디네이터 과정 등을 공부하며 일본 전통 디저트가 젊은층에서도 사랑받는 모습에 매료됐다.
이후 정 대표는 오랜 시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한국식 디저트를 꿈꾸며 귀국해 2010년 퓨전 콘셉트 떡 카페를 오픈했다. 당시 정 대표는 판매되는 제품 중 빙수를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정 대표는 우유를 갈아 만든 얼음 위에 콩가루를 뿌렸다. 여기에 한 스푼씩 즐길 때마다 떡이 입안에서 함께 씹힐 수 있도록 인절미 떡을 먹기 좋게 잘라 토핑하고, 고소함과 바삭한 식감을 더할 구운 아몬드 슬라이스를 올렸다.
2013년 4월 인절미설빙이 탄생한 순간이다. 눈처럼 곱게 갈린 부드러운 우유 얼음과 콩가루의 고소함, 인절미의 쫀득한 조합으로 부산시민들을 금새 사로잡았다. 입소문만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빙수 원정을 오는 손님도 있었다.
정 대표는 인절미설빙 인기를 발판삼아 코리안 디저트 카페 설빙을 론칭했다. 이후 설빙은 승승장구했다. 인절미설빙은 팥을 강조한 기존 빙수의 고정관념을 깬 덕분에 오직 설빙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로 등극했다.
인절미설빙은 2019년 10월, 이미 누적 판매량 2500만 개를 돌파해 단일 메뉴로 6년간 약 197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하루 1만500여 개, 분당 약 7.3개가 판매된 셈이다.
2018년 배달 서비스 론칭…사계절 디저트로 '빙수' 각광
설빙은 2018년 4월 업계 최초로 배달 서비스를 론칭했다. 이후 배달 애플리케이션 입점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매장에서와 동일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설빙이 자체적으로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의 배달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배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3% 상승했다. 2021년 7월 배달 매출액은 직전년도 동월 대비 226% 늘어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배달 서비스를 첫 선보인 3년 전과 비교하면 1189% 성장한 셈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중단과 거리 두기 부활, 오미크론 변이 확산 속에서도 배달 매출은 지속 갱신되고 있다.
꾸준한 성장 비결은 '상생 경영'과 '연구 개발'
전국 가맹점을 대상으로 3억여원 상당의 2개월분(2020년 2~3월) 로열티를 면제하고, 피해 규모가 큰 지역 매장에는 추가로 부자재 지원까지 실시한 것이 골자다.
국산 농가로부터 제철 과일을 수급해 활용하는 것도 대표적인 상생 경영이다. 메론 설빙 시리즈가 대표적인 경우다. 설빙은 지난 2016년부터 국내 최대 멜론 산지인 전남 곡성군과의 직거래를 통해 당도 높고 향이 짙은 머스크 멜론을 공급받고 있다.
곡성농협이 거래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는 설빙이 유일하며, 제철이자 극성수기인 여름에는 전체 멜론 출하량의 11%, 일일 1600개를 납품 받을 정도로 국산 농가의 '큰손'으로 자리잡았다.
메뉴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연구개발(R&D) 센터도 설빙 성장세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설빙 R&D센터는 '설빙=빙수'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매주 시장 조사를 통해 새로운 소재를 찾아 메뉴에 적용하고, 신메뉴 출시 전 매장에서 직접 소비자 테스트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표 사이드 메뉴 '인절미토스트' '쌍쌍치즈가래떡' 뿐만 아니라 설빙에 새로운 타이틀을 안긴 '치즈떡볶이피자' '매콤쌀떡볶이' 등 주요 인기 메뉴 모두 이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이종업계 협업과 해외 진출 재추진으로 영향력 넓힐 것
설빙은 펄어비스 '검은사막', 넥슨 '던전앤파이터', 엔픽셀 '그랑사가' 등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한 게임과 협업해 설빙 메뉴 주문 시 게임 한정판 아이템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던전앤파이터와 진행한 쿠폰 증정 이벤트는 개시 일주일 만에 준비 수량 대부분을 소진하고, 이벤트 기간 내 '메론 설빙' 시리즈 판매량이 전년대비 96% 상승하는 등 게임 유저와 소비자 모두를 매혹시키기에 충분했다.
올해 설빙은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22일 설빙은 일본 기업 J&K와 신규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하며, 2월 도쿄 등에 설빙 매장 2개점 동시 오픈 소식을 알렸다. 설빙은 최근 복수의 국가와 세부 계약 협상을 진행하며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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