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장수브랜드 탄생비화]합리적인 커피 시장의 새 지평을 연 '빽다방'

곡산 2023. 9. 20. 07:38

[장수브랜드 탄생비화]합리적인 커피 시장의 새 지평을 연 '빽다방'

등록 2022.01.23 03:00:00

2006년 논현동 1호점 시작으로 입소문 타며 1000호점 출점 임박

고품질 원두 사용, 다양한 제품 출시, 멤버십 서비스 등 성공요인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지난 2006년 논현동에 1호점을 오픈한 빽다방이 올해로 17년차를 맞이했다.

빽다방은 국내에 커피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던 시절 1000원대의 가격으로 좋은 커피를 내놓으며 합리적인 커피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빽다방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원조쌈밥집 찾던 손님들의 휴식 장소로 시작

빽다방은 백종원 브랜드 프렌차이즈점이 밀집한 서울 논현동 먹자골목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2000년대 중반 백종원 대표가 선보인 식당들은 입소문을 타고 문전성시를 이뤘다.

밤 낮 가릴 것 없이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는 탓에 불법 주정차 문제가 매우 심각하게 불거졌고 이로 인해 가장 피해를 본 가게는 원조쌈밥집 입구에 있었던 작은 카페였다.

이 당시 영업에 애로사항을 겪던 카페 사장은 백 대표에게 본인 매장을 인수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이에 백 대표는 원조쌈밥집을 찾는 손님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카페를 인수, 운영하기로 했다.

카페를 인수한 백 대표는 본인이 좋아하는 믹스커피를 질리지 않게 대용량으로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때 탄생한 제품이 지금의 빽다방을 있게 만들어준 '원조 커피' 메뉴다.


원조벅스에서 시작한 빽다방의 로고 변천사도 '눈길'

빽다방의 변천사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사업 초기 빽다방은 '싸다. 크다. 맛있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빽다방의 상호명은 원조벅스라고 지었다. 빽다방을 대표하는 로고도 스타벅스와 비슷하게 익살스러운 느낌으로 만들어졌다.

2007년에는 천사의 날개를 단 백 대표를 로고에 사용했다. 상호명도 원조커피로 변경됐다.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조금 더 즐거움과 유쾌한 기분을 선전하기 위해 반전매력의 종원천사 캐릭터를 사용했다는 것이 빽다방 측의 설명이다.

2008년 베트남 모자를 눌러쓴 백 대표 로고를 앞세워 빽다방으로 상호를 또 다시 변경했다. 이후 빽다방은 익살스러운 로고를 푸근한 백 대표의 모습으로 점차 변화시켜 나갔고 현재의 빽다방 로고가 만들어졌다.


가성비를 뛰어넘는 고품질 원두의 커피 맛

빽다방이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던 이유는 단순히 낮은 가격 때문 만은 아니다. 저렴한 커피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을 만족시킬만한 퀄리티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점이 빽다방의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빽다방은 커피의 가격과 퀄리티의 연관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노력했다. 매장에서 사용되는 원두를 까다롭게 선택하고 소비자에게 제품을 제공하기까지의 과정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빽다방 원두는 브라질 스페셜티 원두를 함께 블렌딩해 사용한다. 수확한지 1년 미만 된 아라비카 뉴크롭 생두를 생산국 정부의 수확 시기, 품질, 크기 등 엄격한 기준을 토대로 선별, 수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통과해 수입된 원두는 최상의 공간에서 최적의 배전도로 로스팅되고 로스팅이 완료된 원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해 2일 내로 전국 가맹점에 빠르게 배송된다.

매장에서는 로스팅 완료 후 2주 내에 사용하도록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빽다방 원두는 브라질 원두 고유의 묵직한 바디감과 아몬드의 고소함, 밀크초콜릿 같은 은은한 단맛이 강점이다.


멤버십 서비스 및 배달 활성화로 코로나19에도 승승장구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시점에 빽다방은 메뉴 안내부터 주문, 결제, 스탬프 적립까지 한번에 가능한 모바일 앱을 론칭했다.

모바일로 편리하게 주문하고 기다릴 필요 없이 매장에서 음료 픽업이 가능한 '스마트오더' 시스템과 '스탬프 적립 기능' 등을 고루 갖춰 고객의 이용 편의를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멤버십 서비스를 통해 충성 회원을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탄탄한 매출을 확보해 성수기인 봄·여름은 물론, 가을·겨울 비수기 시즌에도 안정적인 점포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빽다방은 멤버십 외에도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들과 협업해 배달 및 포장 주문 프로모션을 상시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배달을 통한 매출 규모도 크게 높아졌다.


빽다방의 상생경영도 인기 유지의 비결

빽다방의 상생 경영도 가맹점 증가에 중요한 부분이다. 

빽다방은 유통과정에서 발생되는 가맹본부의 수익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소비자와 가맹점주와 나눈다. 가맹점이 늘어날 수록 가맹본부는 재료 구매 비용을 낮출 수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수익을 소비자와 가맹점에 사용하는 것이다.

매년 꾸준히 진행하는 상생 경영도 빽다방의 성공 비결이다. 빽다방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가맹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원두를 비롯한 다양한 품목의 납품가를 인하하기도 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2개월치 로열티 전액 감면 ▲주요 식자재 공급가 인하 ▲휴업 매장 내 발생한 폐기 식자재 비용 본사 부담 ▲본사 주도의 다양한 할인 및 배달 프로모션 진행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빽다방을 포함한 더본코리아의 전 브랜드를 대상으로 총 22개의 우수 가맹점을 선정, 매장 당 100만원씩 총 2200만원 상당의 포상을 전달했다.


까다로운 출점 조건에도 1000호점 오픈 임박

가맹점 출점에 있어 타사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빽다방의 본사인 더본코리아는 가맹점을 출점할 때 매출에 따른 점주의 수익률 보장을 우선시한다. 수익률 보장을 위한 입지 선택을 까다롭게 하면 출점률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가맹점 수를 늘리는데 목표를 두지 않고 매출에 따른 점주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데 더 신경을 쓰고 있지만 빽다방의 가맹점수 증가는 지속되고 있다. 올해 초에는 1000호점 오픈이 예상된다. 

빽다방 관계자는 "빽다방은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소비자들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메뉴를 경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친구처럼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