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장수브랜드 탄생비화]40년 국민 식탁 지킨 '동원참치'

곡산 2023. 9. 19. 08:10

[장수브랜드 탄생비화]40년 국민 식탁 지킨 '동원참치'

등록 2021.11.07 03:00:00

1982년 국내 첫 출시, 매년 연간 2억캔 4500억원 이상 팔리는 국민식품

동원 김재철 회장, 국민소득 2000불 내다보고 국내 최초로 참치캔 출시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참치하면 누구나 먼저 떠올리는 제품이 있다. 동원참치가 그 주인공이다. 동원참치는 1982년 12월 국내 첫 출시 이후 40년 동안 한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대한민국 대표 식품이다.

동원참치는 한 해 약 2억캔 이상 판매되고 있으며, 지난 2014년에는 업계 최초로 총 누적판매량 50억캔을 돌파하며 국내 수산캔 시장에 신기원을 이뤄냈다. 2019년 누적 판매량 65억캔을 돌파했다. 이는 국민 1인당 128개를 섭취한 수치다.

동원참치 65억캔을 일렬로 세우면 지구를 약 14바퀴(약 50만㎞) 돌 수 있다. 수직으로 쌓아 올리면 에베레스트 산의 약 2만9000배 높이가 되는 양이다. 동원참치는 매년 4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국민식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 1982년 국내 최초 참치캔 출시

1980년대 초 당시 참치캔은 국민소득 2000불 이하인 나라에서는 팔리지 않는 선진국 식품이었다. 미국에서는 참치캔이 보편화 돼 있었지만 국내에는 수산캔이라 하면 꽁치캔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동원그룹의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은 고단백 저칼로리로 DHA, 오메가3, 셀레늄 등 영양소가 풍부한 참치를 우리나라 국민들의 밥상에 올리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참치캔은 고급식품이자, 선진국형 식품이었다.

우리나라는 1981년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이 1200~1300달러를 넘나들었고 김 명예회장은 곧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가 되면 참치캔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후 우리나라 한식 식문화에 어울릴 수 있도록 유지가 들어간 살코기참치캔 개발에 나섰고 1982년 면실유를 담은 살코기참치캔을 출시했다. 이것이 바로 국내 최초 참치캔인 '동원참치 살코기캔'이다.


고급식품이자 선진국형 식품으로 마케팅 성공

동원산업으로서는 당시 국내 소비자들에게 생소하던 참치캔을 알리는 것이 중요했다. 동원산업은 제품 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마인드 포지셔닝의 성패가 향후 마케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고 판단했다.

우선 참치가 고급 어류인 점에 착안해 참치캔을 '고급식품', '선진국형 식품'으로 포지셔닝하고 1차 소비자 타깃을 중·상류층으로 잡았다. 광고도 헬리콥터와 참치선망선을 등장시키며 고급 식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캔 디자인도 기존의 통조림 제품들과 차이를 두기 위해 거대한 참치가 바닷물에서 솟구쳐 올라오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 이미지는 TV 론칭 광고에도 활용됐다.

모든 임직원은 현장 마케팅을 펼치며 총력전을 펼쳤다. 당시 동원산업의 모든 임직원은 평일에 전국 매장을 돌며 직접 제품 진열 및 1일 판매 사원으로 뛰었고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 시식행사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출시 초기, '참치캔시장 쟁탈전'과 동원참치의 시장석권

동원참치가 서서히 알려지던 1983년 중반부터 경쟁사들이 참치캔 시장에 뛰어들었다. 1983년 6월에 동아제분, 곧바로 해태가 참치캔 시장에 참여했고, '동원참치 살코기캔', '동아 씨치킨', '해태 남태평양참치'의 3파전 양상을 띄게 되었다.

당시 동아제분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광고 물량 공세를 폈고 해태는 영업력과 브랜드 인지도로 밀어붙였다. 동원산업은 지속적인 소비자테스트를 통해 제품력을 높이며 '가장 훌륭한 광고는 바로 제품 그 자체'라는 점에 집중했다.

1983년 중반부터 이듬해 말까지 치열하게 펼쳐졌던 참치캔 시장 쟁탈전은 2년 여만에 동원참치의 승리로 판가름났다. 좋은 원료 확보에서부터 우수한 제품력, 마케팅, 광고전략에서 경쟁업체들에 앞섰던 결과다.


1990년대 가미참치캔으로 편의식품 자리매김

우리나라는 서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개최 등을 거치며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까지 고성장을 거듭하게 된다. 이때 동원산업은 야채참치, 고추참치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다양한 가미참치캔을 개발해 선보이기 시작했다.

국민소득의 증가 및 제품의 다양화와 함께 1980년대까지만 해도 고급식품이었던 참치캔은 이때부터 편의식품으로 자리하게 된다. 1990년대 이후 참치캔은 학생들의 단골 도시락반찬으로 등장했다.

당시 고학력 사회로 접어들며 맞벌이 부부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참치캔은 엄마들에게는 준비하기 간편하면서도 학생들에게는 부족하지 않은 도시락 반찬이었다.


2000년대 들어 '건강식품'으로 브랜드 가치 혁신…제 2전성기 맞아

2000년대 이전까지 참치캔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편의식품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편의식품의 다양화로 굳건했던 동원참치캔의 입지가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 동원F&B에서 펼친 전략이 바로 참치의 브랜드 가치 혁신이다. 타사와 경쟁하기보다는 참치 자체의 가치를 향상시켜 시장 전체를 성장을 꾀한 것이다. 가치혁신의 주요 콘셉트는 건강식품으로서의 참치를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참치는 고단백 저지방 수산물로 칼슘, DHA, EPA, 단백질, 오메가6, 비타민 등 인체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참치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이 치매 예방과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편의식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통조림'식품이라는 선입관 때문에 소비자들이 '건강식품, 참치'를 잘 인지하지 못했다. 이에 동원F&B는 참치의 건강성을 부각시키며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전략은 건강을 지향하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참치의 '제2전성기'를 만들어냈다. 2003년 2000억원을 넘어서면서부터 정체를 겪고 있던 연간 매출액이 지난 2011년 처음 3000억원을 돌파했다.


식문화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동원참치 제품 출시

동원F&B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빠르게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동원참치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맛있고 간편하게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동원참치 단백질바' 2종(오리지널, 초코로핀)을 출시했다.

동원참치 단백질바는 단백질 함량이 6g으로 전체 중량 30g 대비 20%에 달한다. 이는 삶은 달걀 1개를 통해 섭취할 수 있는 단백질 분량이다. 열량은 약 140Kcal에 불과해 영양간식은 물론 운동 전후 에너지 보충으로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김치를 활용한 참치캔 '동원 김치참치'를 출시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원 김치참치는 매콤한 김치와 담백한 참치 살코기로 만든 김치참치 볶음을 바로 먹을 수 있는 참치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