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넘버원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곡산 2023. 9. 19. 08:09

[장수브랜드 탄생비화]넘버원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

등록 2021.10.31 03:00:00

경북 구미시 작은 통닭가게에서 시작…1등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

가맹점 매출 1조원 돌파 및 폐점률 0.08%…좋은품질·동반성장 비결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교촌치킨은 1991년 3월13일 경상북도 구미시에 10평 남짓한 작은 통닭가게로 시작됐다. 당시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양분화 되던 치킨 시장에 교촌은 간장치킨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

또 한 마리 개념이던 배달 치킨에 부분육 판매를 적극 도입해 국내 치킨 시장에 혁신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같은 혁신은 교촌치킨을 국내 1등 치킨 프랜차이즈로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됐다.

지난해에는 업계 최초로 코스피 직접 상장에 성공하며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을 높였고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흐름에 편승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는 쾌거를 동시에 이뤄냈다.

교촌치킨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4476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성장했고 가맹점 기준 전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폐점도 단 1 곳으로 가맹점 수(1269개) 대비 폐점률은 0.08%에 그쳤다.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소스, 명품치킨을 만들다

교촌치킨 프랜차이즈점에서 하루에 팔리는 치킨만 해도 약 15만5000개 달한다. 교촌치킨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치킨으로 꼽는 이유다. 이런 성장의 배경으로는 차별화된 메뉴 경쟁력이 첫 손에 꼽힌다.

교촌(간장)시리즈, 레드시리즈, 허니시리즈의 세 가지 시그니처 메뉴는 오늘날 교촌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시그니처 메뉴들은 좋은 원료를 사용한 소스로 맛을 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교촌 시리즈는 국내산 통마늘과 발효간장으로 만든 소스로 맛을 낸다. 특유의 짭조름한 맛은 교촌치킨 창업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2004년 출시된 매운맛의 레드시리즈는 마니아층이 굳건한 제품이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매운 맛과 그 안에 미세하게 느껴지는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맛있게 매운 맛'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산 청양 홍고추 착즙 및 농축을 거쳐 만든 레드소스 고유의 풍미가 맛의 비결이다. 청양 홍고추의 수배지는 명산지로 유명한 경남 밀양, 경북 예천, 전남 봉산 등으로 지난해 소비된 청양 홍고추만 해도 약 1265t에 달한다.

최근에는 '허니시리즈'가 교촌치킨의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우뚝 섰다. 사양벌꿀이 아닌 국내산 아카시아 벌꿀을 사용한 소스로 고객들에게 단짠(단맛+짠맛)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출시 이후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현재는 단일 메뉴로는 교촌치킨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1500만개 이상 팔렸다.

품질을 유지하는 까다로운 관리시스템

교촌치킨의 남다른 품질에는 까다로운 관리시스템이 자리한다. 치킨과 같은 튀김 요리에서는 원재료만큼 중요한 것이 튀김유 관리다. 일반적으로 튀김유 관리는 산가 측정을 통해 진행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튀김, 치킨 등의 식용유지 가공품의 산가 기준을 3.0이하로 두고 있다. 산가는 유지나 지방 1g을 중화하는데 필요한 수산화칼륨의 ㎎수를 말하는 것으로 낮은 수치일수록 신선한 기름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교촌은 식약처 기준보다 까다로운 2.0 이하의 산가 기준으로 튀김유를 관리한다. 이를 튀김유 한 통에 튀길 수 있는 치킨 마리 수로 환산 하면 평균 45~50수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교촌은 품질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에도 힘쓴다. 고객 접점이 가맹점에서 이뤄지는 프랜차이즈 특성상 교육은 1000개가 넘는 가맹점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교촌은 가맹점 교육에 이미 많은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2019년에는 지상 4층, 연면적 1125평 규모의 교육R&D센터를 본사 인근에 지었다. 이곳에서는 가맹점주가 성공적인 매장 운영 노하우를 익힐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제공한다.

상생으로 만든 동반 성장

대구 경북 지역 브랜드로 성장한 교촌은 2000년대 들어 수도권에 진출한 뒤 2002년 월드컵을 거치며 전국구 브랜드로 도약했다. 2001년 280개였던 매장수도 2002년 500개, 2003년 1000개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리던 중 교촌은 뜻밖의 위기를 맞이한다. 2003년 발생한 AI로 치킨 업계가 큰 타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교촌치킨에는 창업 대기자만 300명이 넘었다.

그러나 교촌 본사는 창업 대기자들과의 계약을 포기했다. 위기 속에서 매장을 늘리기 보다 기존 가맹점주의 내실을 다지는 게 우선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철저한 상권 보호로 가맹점주가 영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 상생 전략은 가맹점과 본사의 동반성장으로 이어졌다. 현재 교촌치킨의 가맹점 수는 1300여개로 2003년 이후 약 30% 정도 증가한 반면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5배 이상 올랐다.

가맹점 매출도 지난해 매장 평균 약 7.5억원으로 주요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맹점 성장이 고스란히 본사 성장으로 이어진 셈이다.

변화와 혁신, 미래를 내다보는 교촌

치킨 시장 성장과 함께 승승장구하던 교촌은 지난 2019년 창립 28주년을 맞은 자리에서 큰 변화를 맞는다. 작은 통닭가게로 시작해 교촌을 업계 1위로 성장시킨 창업주 권원강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다.

그리고 한 달 뒤,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회공헌위원장이 전문경영인으로 추대됐다. 이후 권 창업주는 이사회에도 참여하지 않은 채 소유와 경영을 완전히 분리시켰다.

이런 교촌의 선택은 오너 경영이 대부분이던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교촌은 가맹점과 본사가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경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교촌은 미래를 위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섰다. 올해 5월에는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수제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수제맥주 사업을 가맹점과 본사가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코로나 19로 잠시 멈췄던 해외사업도 다시 기지개를 켰다.

지난 4월, 교촌에프앤비는 '갈라다리 브라더스 그룹'과 중동 지역 진출을 위한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었다. 교촌은 연내 두바이에 1호점을 개설하고 이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레바논, 요르단 등 중동지역과 아프리카 모로코 등 총 9개국에 5년간 100개 매장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국내 대표 치킨 브랜드로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다양한고 차별화된 제품 및 서비스를 선보이게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더욱 가맹점과의 상생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성장장동력 사업 발굴을 통해 글로벌 외식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