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탄생비화]100년을 함께한 한국인의 소주 '진로'
등록 2021.10.10 03:00:00
1924년 민족자본으로 세워진 진천양조상회서 만들어진 '진로'
1965년 소주시장 1위 오른뒤 1993년까지 30여년간 왕좌수성
두꺼비 캐릭터 앞세워 2019년 돌아온 진로, 7.4억병 판매돌파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100여년을 우리와 함께한 술이 있다. 1924년 10월 순수 민족자본으로 세운 진천양조상회에서 출시한 '진로' 소주다. 진로는 일제 강점기를 거쳐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소주 브랜드다.
진로의 창업자는 황해도 곡산 공립 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장학엽씨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을 인용해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사직을 강요받고 교단을 떠난 이후 양조업에 뛰어 들었다.
그는 생산지와 생산방식의 글자를 각각 따서 진로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진(眞)은 생산지인 진지에서 따온 글자다. 진지는 물 좋기로 이름난 평남 용강 땅의 상징이다. 로(露)는 소주를 증류할 때 술 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 것에서 착안했다.
1924년 출시한 진로는 품질의 우수성과 함께 독창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1965년 주류업계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 당시 진로는 '밀림의 바 작전', '왕관(병마개) 회수 작전' 등 기발한 판촉 활동을 펼치면서 국내시장 1위를 차지하게 된다.
밀림의 바 작전은 서울 남산·장충공원 등 수목지대에서 활동하는 소주행상 '들병장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일 1진로' 캠페인이다. 왕관회수 작전은 진로 소주를 팔고 그 왕관(뚜껑)을 모아오면 보상을 해준다는 마케팅이다.
왕관 회수작전은 삼학과의 소주 전쟁을 마무리하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삼학과의 경쟁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던 1966년 진로(당시 서광주조)의 임원들이 여러 의견을 논의하던 끝에 한 감사가 '왕관을 사들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판촉 활동이 전개된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1993년 '진로골드'로 리뉴얼을 거치기 전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며 소주시장을 이끌었다.
일반 소비자 대상 이벤트도 함께 진행했다. 두꺼비가 안쪽에 그려진 병뚜껑을 가져온 소비자에게 당시로서는 매우 귀한 물건이던 재봉틀과 금두꺼비 등의 상품을 걸고 경품행사를 연 것이다.
주당들은 진로소주 뚜껑에서 두꺼비를 찾는 보물찾기에 열광했다. 진로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독특한 쓴맛이 특징이었던 진로는 단맛이 특징이던 삼학소주를 제치고 국내 소주 시장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1975년 이후 진로는 제품의 다양화와 함께 늘어나는 수요에 맞추어 소주 생산에 박차를 가한다. 그 결과 그해 8월 진로 소주의 생산량이 월 100만 상자를 돌파하게 됐다.
1982년에 들어와서는 지난 1973년 이래 소주업계의 생산을 규제해 왔던 주정 배정제가 공정거래법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부분적으로 해제되면서 진로의 생산은 더욱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은 43.2%로 크게 신장됐다.
100여년의 역사 동안 진로 역시 많은 변화를 거쳤다. 초기 진로의 상징물은 원숭이였다. 약 30년 간 원숭이가 상표로 사용됐지만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강한 번식력과 장수를 상징하는 두꺼비를 진로의 새로운 간판으로 내세웠다.
알코올 도수 역시 1924년 첫 출시 당시 35도였지만, 1965년 30도, 1973년 25도로 점차 낮아졌다. 이후 25도 소주는 30년간 사랑받았다. 이후 1998년 10월 '참이슬'이 출시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두꺼비로 대표되는 '소주=25도'라는 공식도 23도짜리 참이슬 출시와 함께 깨지면서 순한 소주의 시대가 열렸다. 25도짜리 진로골드가 지금도 있지만 일부 마니아를 위해 소량 생산되고 있다.
2019년 4월 진로(일명 진로 이즈 백)가 돌아왔다. 소주 원조 브랜드 '진로'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진로(眞露)'를 출시한 것이다. 1970년대 디자인을 되살린 뉴트로 콘셉트의 진로는 출시 초반부터 이슈가 됐다.
진로는 스카이블루 색상의 투명한 병과 파란색의 라벨 뿐만 아니라 두꺼비 캐릭터까지 복원했다. 두꺼비를 활용한 국내 주류 최초 캐릭터 마케팅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열광했다.
두꺼비 캐릭터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귀엽고 친근한 두꺼비는 굿즈로 탄생하게 됐다. 소비자들은 두꺼비 굿즈에 열광했고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 국내 최초 주류 캐릭터샵 '두껍상회'를 오픈하기도 했다.
두꺼비 캐릭터 마케팅의 성공은 진로의 판매로 이어졌다 진로는 출시 두 달만에 1000만병이 팔렸으며 출시 3년차인 올해 상반기 누적판매 7억4000만병을 돌파, 메가히트 상품으로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진로는 국내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20년부터 일본, 미국, 중국 등 7개국에 수출도 시작했다. 초도물량은 130만병 규모로 소주 인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판매했다.
이후 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으로 확대돼 현재 30개국에 진로를 수출 중이다. 진로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소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소주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진로의 창업자는 황해도 곡산 공립 보통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장학엽씨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가르침을 인용해 학생들을 가르쳤다는 이유로 사직을 강요받고 교단을 떠난 이후 양조업에 뛰어 들었다.
그는 생산지와 생산방식의 글자를 각각 따서 진로라는 이름을 만들었다. 진(眞)은 생산지인 진지에서 따온 글자다. 진지는 물 좋기로 이름난 평남 용강 땅의 상징이다. 로(露)는 소주를 증류할 때 술 방울이 이슬처럼 맺히는 것에서 착안했다.
독창적인 마케팅으로 1965년 국내 소주 시장 1위 차지
밀림의 바 작전은 서울 남산·장충공원 등 수목지대에서 활동하는 소주행상 '들병장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일 1진로' 캠페인이다. 왕관회수 작전은 진로 소주를 팔고 그 왕관(뚜껑)을 모아오면 보상을 해준다는 마케팅이다.
왕관 회수작전은 삼학과의 소주 전쟁을 마무리하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삼학과의 경쟁이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던 1966년 진로(당시 서광주조)의 임원들이 여러 의견을 논의하던 끝에 한 감사가 '왕관을 사들이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이 판촉 활동이 전개된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1993년 '진로골드'로 리뉴얼을 거치기 전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며 소주시장을 이끌었다.
주당들은 진로소주 뚜껑에서 두꺼비를 찾는 보물찾기에 열광했다. 진로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독특한 쓴맛이 특징이었던 진로는 단맛이 특징이던 삼학소주를 제치고 국내 소주 시장 1위 브랜드로 올라섰다.
시대에 따라 새로운 변화 시도
1982년에 들어와서는 지난 1973년 이래 소주업계의 생산을 규제해 왔던 주정 배정제가 공정거래법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부분적으로 해제되면서 진로의 생산은 더욱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은 43.2%로 크게 신장됐다.
100여년의 역사 동안 진로 역시 많은 변화를 거쳤다. 초기 진로의 상징물은 원숭이였다. 약 30년 간 원숭이가 상표로 사용됐지만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강한 번식력과 장수를 상징하는 두꺼비를 진로의 새로운 간판으로 내세웠다.
알코올 도수 역시 1924년 첫 출시 당시 35도였지만, 1965년 30도, 1973년 25도로 점차 낮아졌다. 이후 25도 소주는 30년간 사랑받았다. 이후 1998년 10월 '참이슬'이 출시되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했다.
두꺼비로 대표되는 '소주=25도'라는 공식도 23도짜리 참이슬 출시와 함께 깨지면서 순한 소주의 시대가 열렸다. 25도짜리 진로골드가 지금도 있지만 일부 마니아를 위해 소량 생산되고 있다.
두꺼비가 돌아왔다. 진로 이즈 백
진로는 스카이블루 색상의 투명한 병과 파란색의 라벨 뿐만 아니라 두꺼비 캐릭터까지 복원했다. 두꺼비를 활용한 국내 주류 최초 캐릭터 마케팅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들이 열광했다.
두꺼비 캐릭터에 대한 관심은 높아져, 귀엽고 친근한 두꺼비는 굿즈로 탄생하게 됐다. 소비자들은 두꺼비 굿즈에 열광했고 이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 국내 최초 주류 캐릭터샵 '두껍상회'를 오픈하기도 했다.
두꺼비 캐릭터 마케팅의 성공은 진로의 판매로 이어졌다 진로는 출시 두 달만에 1000만병이 팔렸으며 출시 3년차인 올해 상반기 누적판매 7억4000만병을 돌파, 메가히트 상품으로 시장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진로는 국내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20년부터 일본, 미국, 중국 등 7개국에 수출도 시작했다. 초도물량은 130만병 규모로 소주 인지도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판매했다.
이후 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으로 확대돼 현재 30개국에 진로를 수출 중이다. 진로 수출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소주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소주 세계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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