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2.03.09 09:20
미국 대체육, 스테이크서 해산물·육포·닭가슴살 등 다양화
대체 유제품 정밀화…크림치즈·스포츠 단백질 분말 등 개발
2050년 세계 인구 97억…곤충·진균류 미래 식품 공급원 주목
밀키트 즉시 조리 맞춤 설계에 초고속 배송 서비스 성업
창업 비용 적은 고스트 키친 중개 업체와 제휴 판매·배달
미래의 자원 전쟁은 식량 싸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이러한 이야기를 가능케 하는 것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인구와 농지 감소, 기후 변화로 인한 공급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코로나19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이 더해지면서 세계 식량 시스템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최근 주목받는 것이 푸드테크 산업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체식량과 환경, 윤리적 소비 등이 부각되면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거래량과 금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더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가 채택되며 시장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코트라 달라스 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푸드테크 분야는 소비자 행동의 변화, 기술 혁신, 취약한 공급망 및 사회·환경 문제의 변화로 인해 다양하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나 빈도가 급속도로 증가 중이다. 특히 유망한 부문으로 생명공학식품, 식품 공급업체, 중개 및 배달 기술 분야가 꼽히고 있다.
팬데믹은 미국 푸드테크 산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소비자들이 외식보다는 집에서 음식이나 식자재를 주문하기 시작하면서 전자상거래가 가속화되었다. 주문 앱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기존 식당 및 식료품 배달 모델이 확장되었고 조커, 고릴라, 바이크 등 초고속 식료품 배달 서비스와 공유 주방 등 새로운 모델이 출현하였다.
또 기후 변화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기존 축산업에 비해 탄소 발자국이 낮은 대체육과 기타 식품 기술에 대한 투자를 촉진했다. 이런 추세는 식품 배달에도 적용이 되어 전기 배달 차량 출시가 확대되었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소프트웨어 및 생명공학 솔루션 개발도 활발하다. 외식 업계의 노동력 유치가 어려워지고 임금 상승이 가파른 가운데 음식 배달 앱 개발시장에선 조리 자동화를 위한 시스템이나 배달 자동화를 위한 배달 로봇 개발이 활발하다. 다음은 무역관이 소개한 미국의 분야별 푸드테크 동향을 간추렸다.
생명공학식품
생명공학식품 시장의 확장 요인에는 우선 소비자들이 예전보다 식품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있고, 더 건강한 결정을 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육식을 대체하고 채식을 선택하는 수요가 높으며 우리의 식생활이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해 더 고민하면서 전통적인 식품 생산 방식을 개선 및 대체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식품 과학의 발전으로 생명공학 식품 생산 효율성이 높아진 것도 시장 확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생명공학식품 시장은 2021년 319억 달러에서 향후 5년간 연평균 7.6% 성장하여 2026년에는 459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식물 기반 및 발효 육류, 생선
비욘드 미트, 임파서블 푸드의 인기로 인해 식물 기반 육류 시장의 가능성이 검증되었다. 식물성 단백질은 동물성 고기를 더욱 정교하게 모방하고 있다. 특히 발효 기술의 발달은 우수한 소화율과 영양학적 측면 외에도 맛과 질감을 더욱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버섯의 균사체로 닭가슴살, 스테이크, 육포와 같은 대체육을 개발하는 발효 단백질 공급업체인 ‘미티’가 있다. 또 다른 주요 발효 단백질 제품으로는 앳라스트 푸드의 대체 베이컨, 아쿠아 컬처드 푸드의 대체 해산물 등이 있다.
◇대체 유제품
식물성 유제품 시장은 급속하게 성장 중이며 더 다양한 제품들이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잘 알려진 기업으로는 콩, 완두콩, 귀리 또는 견과류로 만든 단일 성분 대체 유제품을 판매하는 실크, 소이 딜리셔스가 있다.
라바, 카이트 힐 및 포리저 프로젝트 등 신생 기업들은 기존 유제품에 더 가까운 대체 유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부 업체들은 이를 위해 정밀 발효 기술을 활용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어전트 컴퍼니는 정밀 발효를 통해 우유 단백질을 생산하는데, 아이스크림, 크림치즈 및 스포츠 단백질 분말 등 대체 유제품을 개발했다. 이 외에도 수퍼브루드 푸드, 이너프 푸드, 네이처스 파인드 등이 발효를 활용해 대체 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곤충, 진균류
UN에 따르면 2050년 세계 인구는 97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존 식량원을 증가시키면서도 새로운 식량원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곤충과 진균류는 육류보다 저렴하고 생산 속도도 빠르기 때문에 미래 식품 공급원이 될 가능성이 커,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산기술 투자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생명공학 식품 시장이 확장 중이기는 하지만 소비자들은 여전히 실험실에서 자란 고기에 대해 불확실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건강하고 환경에 대한 영향이 적으면서 동물 복지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생명공학 식품의 맛, 가격, 안정성 및 자연스러움에 대한 우려로 인해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데에 장벽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생명공학 식품의 이점을 강조하여 소비자 인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식품 공급업체
식품공급 관련 푸드테크 기업들은 혁신적인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소비자 또는 다른 비즈니스에 식품을 제조하거나 유통한다. 2020년 자가격리로 인해 많은 소비자가 집에서 식료품을 주문함에 따라 온라인 식료품 서비스 시장이 급격히 확장하였다.
이에 따라 팬데믹 기간 관련 인프라 투자가 증가하고 소비자 경험이 개선되었으며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MZ 세대의 구매력이 증가함에 따라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밀키트
블루에이프런과 헬로 프레시는 주요 밀키트 제공업체로 약 57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인해 밀키트 수요가 특히 증가했으며, 팬데믹 이후에도 편리성과 비용 효율성 등의 요인으로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밀키트 제공업체들은 고객에게 보다 편리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밀키트 모델에 대한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토발라는 맞춤 설계된 스마트 오븐과 함께 밀키트 제품을 제공한다. 밀키트 재료는 오븐에 즉시 넣어 구울 수 있는 알루미늄 용기에 넣어 배달하고, 밀키트와 함께 제공되는 QR 코드를 스마트 오븐에 스캔하면 재료에 맞는 온도와 시간이 자동으로 설정되므로 소비자들이 최소한의 작업으로 신선하게 조리된 식사를 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한 밀키트 시장에서 몇몇 업체들은 채식, 키토 등 다양한 고객 맞춤 식이요법에 관심을 두고 있다. 어반 리메디는 키토, 산후 및 강장, 체중 조절과 같이 소비자 필요에 따라 분류된 11종의 식사를 제공한다.
◇초고속 배달 서비스
초고속 배달 서비스는 온라인 식료품 배달의 최근 트렌드로, 다크 스토어(Dark Store, 매장 없이 창고만 있는 소매점)에서 수 시간 이내에 물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크 스토어는 일반적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1~2마일 배송 반경에 5만 가구 이상이 소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업체는 배송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크 스토어를 직접 운영하고 배송 직원을 고용하는 형식을 취한다. 주요 업체로는 고퍼프로 미국 내 650개 도시에서 운영 중이며, 30분 이내 식료품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스트 키친
고스트 키친은 식사를 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픽업할 수 있는 공간 없이 운영되는 상업용 주방을 말한다. 고스트 키친에서 조리되는 음식은 일반적으로 배달 앱을 통해 배달한다. 고스트 키친에서 가상 식당을 운영하는 주요 이점 중 하나는 창업 비용이 낮다는 점이다. 따라서 식당 운영자들의 신규 브랜드 출시와 기존 브랜드 확장이 더 용이하다.
고스트 키친 업체들은 배달 및 판매 전략을 위해 중개 및 배달 업체에 의존한다. 식품 배달 업체는 고객 수요 데이터를 축적함에 따라 특정 시장에서 어떤 제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 간 격차를 식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품 배달 업체의 데이터가 어떤 지역 내 햄버거를 공급하는 업체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 햄버거를 더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도어대시, 그럽허브 등 주요 배달 업체들이 이미 고스트 키친 운영을 시작했고, 클라우드 키친과 펄톤 키친, 키친 유나이티드 등 스타트업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개 및 배달
중개 및 배달 기업들은 소비자를 식품 공급자, 식당 등과 연결하고 레스토랑 및 고객에게 수수료를 부과해 수익을 창출한다. 예를 들어 그럽허브는 각 거래 당 식당에 10% 중개료와 3.05% 및 0.30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한다. 또한 배달 어플 내 광고로 약 20%의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도 한다. 평균 3~5%의 낮은 마진을 가진 식음료 업계에는 메뉴 가격의 약 20~40%를 차지하는 중개 및 배달 비용이 부담될 수 있다.
한편, 중개 및 배달 시장은 제한된 가격 탄력성, 대형 업체들의 강세 등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비용 절감, 수요 확보를 위해 대부분 운영자는 이동 거리가 짧고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시장에서 경쟁한다. 이에 반해 많은 중소 도시는 경쟁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신생 기업에는 해당 시장에 침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도어대시는 기회 창출을 위해 인공 지능 및 기계학습 기술을 이용해 교외 지역 시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사업을 시작하였다.
◇배달 로봇, 자율 주행 배달
배달 로봇, 자율 주행 배달의 도입은 식품 배달의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스타트업인 톨터스부터 대기업 파나소닉에 이르기까지 자율 주행 배달 시범을 위해 식품업체와 제휴하고 있다. 자율 배달 기술 스타트업인 뉴로는 캘리포니아 최초로 자율 배달 서비스를 상업화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으며, 도미노스와 크로거, 7-일레븐, CVS 등 대형 식품 및 편의 소매업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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