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변화하는 카자흐스탄의 식료품 유통 채널

곡산 2020. 8. 14. 08:00

변화하는 카자흐스탄의 식료품 유통 채널

2020-08-13 이평화 카자흐스탄 알마티무역관

- 카자흐스탄은 아직 재래시장이 메인, 그러나 대형마트 등 현대식 식료품점 급성장 중 -

- 특히 도시 거주자가 선호하는 소형 슈퍼마켓, 편의점의 성장이 기대, 식료품 진출 시 고려 필요 -

 

 

 

카자흐스탄의 소비자들은 대체로 전통시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도 카자흐스탄의 식료품 시장은 전통시장과 같은 재래식 식료품점*이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식료품 소비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재래식 식료품점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하는 반면 현대식 식료품점*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재래식 식료품점의 총 시장 규모는 34560억 텡게( 9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성장률은 전년대비 2.1%에 그쳤다. 한편 2019년 현대식 식료품점의 시장 규모는 280억 텡게( 52억 달러)로 액수는 재래식 식료품점보다 낮은 수준이나 성장률은 전년대비 31.2%로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주*: 재래식 식료품점  전통시장·소규모 상점·주거지 내 가게 등, 현대식 식료품점  체인형 대형마트·지역 내 슈퍼마켓·24시 편의점 등

 

유형에 따른 식료품점 연도별 시장 규모 추이

(단위: 십억 텡게  괄호 안은 억 달러, 해당 연도 평균환율에 따라 환산)

유형

2015

2016

2017

2018

2019

재래식 식료품점

2,719.40

(123)

3,165.70

(93)

3,300.30

(101)

3,386.10

(98)

3,455.80

(90)

현대식 식료품점

675.9

(30)

823.7

(24)

1,112.50

(34)

1,530.40

(44)

2,008.30

(52)

 

자료: euromonitor

 

식료품 시장의 트렌드 변화

 

일반적으로 재래식 식료품점은 소자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본력이 뒷받침되는 현대식 식료품점에 비해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 및 경제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없다. 또한 보통 전통시장(Bazaar)이 다른 식료품 가게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현대식 식료품점의 경우 오히려 상품을 대규모로 구매함으로써 공급 기업과 가격 협상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격의 식료품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을 현대식 식료품점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쇼핑 환경에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에는 향상된 서비스를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소비자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쾌적한 쇼핑 환경과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식 식료품점을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결국 더 나은 쇼핑 경험과 가격을 모두 고려하여 소비자들은 재래식 식료품점 대신 현대식 식료품점을 찾고 있다.

 

또한 도시민의 바쁜 라이프 스타일로 인해 24시 편의점이나 슈퍼마켓과 같이 더 가깝고 간편한 쇼핑 공간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편의점은 현대식 식료품점 중에서도 역동적인 성장을 보이는 유형으로 가장 높은 가치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재래식 식료품점의 경쟁력

 

전체적으로 재래식 식료품점의 성장은 감소하고 있는데 지역에 따라 감소 속도가 다르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는 일부 지역에서는 소비자가 소규모 상점 및 전통시장(Bazaar)에 느끼는 연대감이 매우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에서 전통시장은 주로 그 지역 문화의 일부를 형성하며, 지역 주민들은 전통시장을 식료품 구매의 전형적 장소로 여긴다.

 

이런 지역에서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고 이에 기반해 판매자는 각각의 소비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마케팅한다. 소비자들은 관계가 형성된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선호하며, 판매자에 대한 신뢰는 곧 제품에 대한 신뢰로 이어진다. 이러한 개별 관계 맺기 마케팅(Individual connection and targeted marketing) 방식은 재래식 식료품점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재래식 식료품점은 이를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화하는 재래식 식료품 기업

 

도시를 중심으로 많은 소비자들은 현대식 식료품점을 이용하고 있으나 카자흐스탄에는 여전히 시장(Bazaar) 문화가 발달해 있다. 알마티에만 57개의 전통시장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이 문화 전통에 따라 시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하고 있음에도 시장은 의심스러운 식품 원산지, 위생 관리 부족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한 시설도 열악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18년 카자흐스탄에서는 상품의 저장, 식료품점의 운영 및 쇼핑 환경을 개선하는 전통시장 현대화 프로그램이 시작됐다. 알마티는 이 프로그램의 시범 도시로서 시장 현대화를 위해 총 160억 텡게(’18년 평균환율 기준 약 460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프로그램이 시작된 2018년 첫 해에 17개 시장의 현대화 작업을 완료했다. 현대화의 일환으로 컨테이너로 지어져 있는 식료품점이 편리한 신식 매장으로 바뀌었고 전자 계산대도 도입됐다. 이 프로그램은 시장 소유주, 지방 자치 단체, 지역 상공 회의소 등 여러 이해 관계자의 협력과 정부의 지원으로 시행됐으며 알마티시는 올해까지 모든 전통시장을 현대화 할 계획이다.

 

2018년 알마티 내 현대화된 시장

 

 

자료: tengrinews.kz

 

현대식 식료품 기업의 확장을 방해하는 장애물

 

한편 체인형 대형마트 등의 대자본이 투입된 현대식 식료품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기에 카자흐스탄 시장은 까다로운 시장조건을 지니고 있다. 인구 밀도가 낮고 도시 간 거리가 멀기 때문에 물류·유통 환경이 다소 원활치 못한 것이다. 이는 신선도 유지가 관건인 식료품의 유통에 악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체인형 대형마트 등의 현대식 식료품 기업들은 카자흐스탄의 전국 지역으로 쉽게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물류 문제는 카자흐스탄 시장에 진출하려는 국제 기업에도 제약 요소로 작용한다. 이 때문에 카자흐스탄에는 특정 현대식 식료품 기업이 일부 지역, 도시에 집중돼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를 들어 Magnum은 현대식 식료품 기업 중 가장 큰 기업이지만 서쪽 지방으로는 좀처럼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수도 누르술탄에는 Astykzhan, 동부 세메이에는 Rubikom, 서부에는 Dina Anvar, 남부 쉼켄트에는 Firkan, 북부 파블로다르 지역에는 Greenwich 등이 주요 식료품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물류 문제로 인해 카자흐스탄은 지역별로 각각 다른 현대식 식료품 기업이 우위를 점하는 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식 식료품 기업의 확장을 방해하는 또 다른 문제는 좋은 상권에는 매장을 지을 만한 충분한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하나의 대형마트를 세우기 위해서는 2~3,000의 공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구가 밀집돼 있는 지역에 이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현대식 식료품 기업들은 더 작은 매장 형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식료품 쇼핑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주거지 근처의 더 작은 매장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므로 오히려 최근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조건이 되기도 한다.

 

현대식 식료품점의 새로운 시장 전략

 

현대식 식료품점은 크게 체인형 대형마트, 슈퍼마켓, 24시 편의점 등으로 볼 수 있다. 이전에는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대형마트가 인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매장 방문과 구매에 걸리는 시간이 비교적 짧은 집 근처의 소형 매장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매장 유형은 슈퍼마켓이다. 슈퍼마켓은 위치가 가깝고 대형마트에 비해 쇼핑에 소요되는 시간이 짧지만 다양한 상품군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장점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슈퍼마켓은 2019년 기준 현대식 식료품점 전체 시장 규모의 약 65%를 차지했고 전년대비 약 3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괄목할 만한 부분은 슈퍼마켓과 동일한 이유로 카자흐스탄의 편의점 또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점은 2019년 기준 시장규모 238억 텡게( 6000만 달러)로 액수는 작지만 전년대비 60% 성장해 현대식 식료품점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대형마트는 도시민의 바쁜 생활양식으로 성장률이 다소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유형에 따른 현대식 식료품 기업 연도별 시장 규모 추이

(단위: 십억 텡게  괄호 안은 억 달러, 해당 연도 평균환율에 따라 환산)

유형

2015

2016

2017

2018

2019

슈퍼마켓

415.4

(19)

491.8

(14)

701.5

(22)

983.3

(29)

1,302.80

(34)

대형마트

219.3

(10)

280.6

(8)

339.3

(10)

441

(13)

564.6

(15)

편의점

-

-

4.9

(0.2)

14.9

(0.4)

23.8

(0.6)

기타

41.1

(2)

51.3

(1.5)

66.9

(2)

91.2

(2.6)

117

(3)

 

자료: euromonitor

 

소형 매장이 인기를 얻으면서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운영 전략을 변경해 편의점 등 소규모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Magnum Cash & Carry는 슈퍼마켓 체인인 Realist를 인수해 소규모 식료품점 시장의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일부 스타트업 기업들은 편의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2018년에 첫 매장을 오픈한 ‘Zyp Zyp’은 알마티 내 4개 매장으로 확대했으며 한 매장의 한 달 매출이 평균 1000만 텡게(’19년 평균환율 기준 약 2만 6000달러)에 달했다. 또 다른 새로운 편의점인 ‘Ptichka’는 알마티의 아파트 단지인 Khan Tengri 지역에 매장을 열었다. 이 지역은 현대식 식료품점이 주로 위치한 시내 중심부와 거리가 멀어서 ‘Ptichka’는 지역 주민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했다. 2019년에 문을 연 이 편의점은 한 달 매출이 1300~1600만 텡게( 34,000~42,000달러)에 달했다. 2018 12월에 알마티 아파트 단지인 Terrenkur에 첫 매장을 연 ‘Salem, sosed!’는 하루 1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면서 2019 7월 두 번째 매장을 오픈했고 현재 온라인 쇼핑몰까지 운영하고 있다. 이 편의점들은 공통적으로 영업시간이 길고 커피나 간편식품 등을 판매하는 동시에 간단히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바쁜 도시민들에게 편리성을 제공하며, 기존의 식료품점과 차별화된 쾌적한 쇼핑 환경과 서비스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편의점 ‘zyp zyp’ 매장 사진

 

 

자료: Zyp Zyp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한편 여전히 많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대형마트도 운영을 지속해야 하기 때문에 현대식 식료품 기업들은 다채널 운영 방식을 택하고 있다. Magnum Cash & Carry는 대형 마트인 Cash & Carry, 슈퍼마켓인 Magnum Atak(Magnum Super로 변경 예정), 소형 매장인 Magnum Express 3개 매장 형태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현대식 식료품 기업 중 Magnum 다음으로 규모가 큰 Small & Skif 역시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을 모두 운영하고 있으며, Metro Cash & Carry는 대형마트인 Metro와 편의점인 My Mart를 운영하고 있다.

 

주요 현대식 식료품 기업

기업명

기업 로고

홈페이지

기업 설명

Magnum Cash & Carry

 

https://magnum.kz/

ㅇ 시장점유율 1, 카자흐스탄 기업

ㅇ 전국 71개 매장 보유

ㅇ 지역 체인 매장 인수 등 소규모 매장에 대한 적극적 투자 진행

Small & Skif

 

https://small.kz/

ㅇ 시장점유율 2, 카자흐스탄 기업

ㅇ 전국 85개 매장 운영

ㅇ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상품 배달 서비스 실시

Metro Cash & Carry

 

https://www.metro.com.kz/

ㅇ 시장점유율 3, 독일 기업

ㅇ 전국 29개 매장 보유

 2023년까지 카자흐스탄 내 300개 편의점 설립 추진

자료: KOTRA 알마티 무역관 종합

시사점

 

이전까지 전통시장은 현대식 식료품점의 주요 경쟁자였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소비자들은 더 깨끗하고 보기좋은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식료품은 전통시장보다 더 비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대형마트가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경험되자 이러한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또한 소비자들은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것이 단순히 식료품을 조달하기 위한 것 뿐 아니라 즐겁고 흥미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것도 이해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전통시장이 현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도시를 중심으로 현대식 식료품점, 즉 대형마트, 슈퍼마켓, 편의점 등이 식료품 조달 채널로서 점차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식 식료품 기업 중에서도 특별히 편의점과 같은 소형매장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Colliers International 카자흐스탄 지부의 Managing Partner, Bayan Kuatova는 바쁜 도시 거주자는 시장에 갈 시간이 없으므로 24시간이나 늦게까지 영업하는 가까운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는 것을 선호하며, 도시민의 쇼핑 습관이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빠른 도시화, 커리어 중심의 생활양식에 따른 가족 구성원 축소 등으로 카자흐스탄의 소비자들은 이동 중에 집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식료품을 구매하고자 한다. 이들은 바쁜 일상으로 인해 마트에서 길게 늘어선 줄을 기다릴 시간이 없으며, 일주일에 한 번 대형 매장을 방문하는 것보다 집 근처의 소규모 매장에서 하루에 여러번 소량으로 식료품을 조달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의 주요 식료품 기업들은 소형 식료품 체인을 인수하는 등 편의점, 소형매장 사업의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대형마트와 소규모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다채널 운영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재래식 시장뿐만 아니라 거주지 내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일반 자영업자들도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카자흐스탄 식료품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은 변화하고 있는 카자흐스탄의 식료품 유통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소형매장 중에서도 특별히 편의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현지 바이어를 통해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 제품이 유통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고 HMR 제품 등 편의점에 특화된 제품을 수출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분야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유통업체와의 협력을 통해서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운영 중인 편의점의 수가 아직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 진출 전략을 세우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자료: Euromonitor, forbes.kz, inbusiness.kz, tengrinews.kz, kursiv.kz, capital.kz, lsm.kz. 등 KOTRA 알마티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