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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00대 CEO] 박준 농심 부회장 | ‘국민라면’ 신라면 글로벌화 일등공신

곡산 2017. 4. 3. 23:27
[대한민국 100대 CEO] 박준 농심 부회장 | ‘국민라면’ 신라면 글로벌화 일등공신
기사입력 2017.03.29 17:00:44

1948년생/ 1981년 농심 입사/ 농심 국제사업총괄 사장/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현)
2016년은 유독 농심에 뜻깊은 한 해였다. 국내 라면 시장 부동의 1위인 효자상품 신라면이 출시 30주년을 맞은 것. 1986년 출시된 신라면은 1991년 국내 라면 판매 순위 1위를 거머쥔 후 한 번도 1등 자리를 내주지 않은 국민라면이다. 그간 신라면이 벌어들인 돈만 10조원이 넘는다. 국내 식품업계 단일 브랜드 중엔 최초로 누적 매출 10조원을 돌파했다.

신라면의 명성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 일본, 호주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신라면은 현재 약 100개 국가에서 판매된다. 아시아 내 가까운 나라는 물론 스위스, 칠레, 네팔 등에서도 인기다. 해외에 체류 중인 한국인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칠레의 ‘푼타아레나스’란 도시엔 ‘신라면’ 간판을 단 라면 가게가 있을 정도다. 덕분에 농심 해외 사업 매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4억9000만달러였던 해외 사업 매출은 2015년엔 5억5000만달러, 지난해엔 6억3500만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엔 라면업계 최초로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수출 일등공신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신라면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인기를 끄는 데엔 박준 농심 부회장의 공이 크다. 박 부회장은 농심 국제 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국제통’이다. 미국지사장과 국제사업총괄 사장을 역임하며 농심이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데 기여해왔다. 올해도 박 부회장은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를 경영지침으로 내걸었다. 아프리카와 유럽 등 아직 신라면 점유율이 높지 않은 시장을 공략하고 모바일 영업을 확대해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신라면을 코카콜라처럼 누구나 아는,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키우는 게 목표다.

여기서 주의할 점 한 가지. 신라면이 농심의 전부는 아니다. 농심은 신라면 외에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트렌드를 선도해나가고 있다. 2015년 짜왕과 맛짬뽕을 선보이며 ‘굵은 면발’을 유행시킨 게 대표적인 예다. 짜왕은 출시 한 달 만에 라면 판매량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히트시키며 부대찌개라면 열풍에 불을 지폈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출시 50일 만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밖에도 지난해 농심은 드레싱누들, 콩나물뚝배기 등 라면 신제품을 여럿 선보였다.

생수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백산수 또한 농심 작품이다. 2013년만 해도 국내 생수 시장점유율 5%에 불과했던 백산수는 지난해 9월 기준 이를 8%까지 끌어올리며 선두주자를 빠르게 추격하는 중이다. 농심은 올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백산수 신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백산수를 농심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01호·별책부록 (2017.03.29~04.04일자)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