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 승부수 걸어 재벌 오너급 ‘부동산 갑부’
창업주 은단→후계 비타민→3세 건식…2세 오너 빌딩·주택 4채 ‘750억대’
김신기자(skim@skyedaily.com)
기사입력 2016-08-11 00:07:14
국내 기업들 중에는 매출액이 많은 대표 제품을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곳이 있다. 미원으로 유명한 대상그룹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사명이 바뀌긴 했지만 과거에는 주력 제품인 ‘미원’을 그룹명으로 사용했었다. 고려은단 또한 마찬가지다. 주력제품인 고려은단의 이름을 그대로 사명으로 사용 중이다. 대상그룹처럼 바뀌지도 않았다. 제품명 자체가 관련 제품군의 고유명사처럼 쓰일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린 덕에 기업이름 역시 많은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됐다. 지난 1940년 설립된 고려은단은 3대경영인이 등장한 지금도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2대경영자인 조창현 회장이 일선에서 활동 중이지만 이미 후계자가 정해져 3대경영인 체제가 시작됐다는 견해에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의 대물림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대경영인인 조창현 회장이 개인 명의로 여전히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 소유의 부동산은 확인된 것만 약 750억원에 달했다. 스카이데일리가 고려은단 2대경영자인 조창현 회장의 재력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 최근 재계 등에 따르면 고려은단의 2세 경영인 조창현 회장의 남다른 재력이 시선을 끌고 있다. 고급 단독주택 2채, 빌딩 2채 등 조 회장이 개인 명의로 보유한 부동산 가치는 약 7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고려은단 전경 ⓒ스카이데일리
최근 고려은단의 오너 조창현 회장의 남다른 재력이 화제가 되고 있다. 확인된 개인 명의 부동산만 약 7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제약업계는 물론 일반 대중들의 시선까지 모으고 있다.
10일 제약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940년 설립된 고려은단은 우리나라 제약업계 역사에서 손꼽힐 만한 히트상품인 ‘고려은단’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창업주는 고 조규철 회장이다. 금연보조제 및 구취제거 용도로만 사용되던 은단이 건강에도 효과적이라는 점을 착안, 이를 상품화하기로 마음먹고 설립한 기업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고려은단은 창업주의 아들이자 2대경영인인 조창현 회장이 경영을 도맡은 후 제2의 도약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은단이 아닌 비타민이었다. 조 회장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주력제품 단 몇 개만을 앞세워 성공을 이끌어 냈다.
현재 고려은단은 3대경영인으로의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이다. 이번 승계의 주인공은 조 회장의 아들인 조영조 사장이다. 조 사장 역시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고 있다. 주력이라 불릴만한 몇 개 제품을 앞세워 도약을 준비 중이다. 조 사장이 선택한 주력 제품은 건강기능식품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고려은단 1세대는 은단, 2세대는 비타민, 3세대는 건강기능식품을 각각 선택한 셈이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서로 다른 효능의 다양한 제품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고려은단은 몇 개의 주력 제품만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려은단 주식 90.56% 소유한 창업주, 확인된 개인 부동산 규모도 약 750억원 육박
2세대 경영인 체제에서 비타민에 집중했던 고려은단이 3세대 경영인 체제에 이르러 체질 개선을 시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영승계가 본격화 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해석됐다.
이런 가운데 아직까지 부의 대물림은 본격화 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함께 나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주식, 부동산 등 조 회장 개인 명의로 돼 있는 재산 규모가 막대한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우선 조 회장은 70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여전히 고려은단의 최대주주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 회장 소유 고려은단 지분은 90.46%에 달했다. 반면 아들이자 3세경영인인 조 사장 소유 지분율은 9.54%에 불과했다. 후계 입장에서보면 조 사장 스스로가 본인이 주도할 구체적인 사업 계획까지 발표하며 대내외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과는 사뭇 대치되는 지분 구조다.
▲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조창현 고려은단 회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고급주택 단지 내에 개인 명의로 두 채의 단독주택을 보유했다. 이들 두 단독주택의 총 시세는 약 1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조창현 회장 소유 단독주택들 모습 ⓒ스카이데일리
그러나 막상 고려은단 소유 구조 보다 더욱 주목되는 부분은 따로 있다. 바로 조 회장 개인 명의로 된 부동산이다. 심지어 불과 몇 달 전에도 조 회장은 개인 명의로 수백억원대의 강남빌딩을 사들였다. 조 회장 개인 소유의 부동산은 확인된 것만 약 7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조 회장 소유 부동산은 고급 단독주택 2채, 빌딩 2채 등 확인된 것만 총 4채나 됐다. 이 가운데 단독주택 두 채는 모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 인근 고급 주택단지 내에 위치해 있다.
조 회장은 과거 1983년 지하 1층, 지하 2층 규모의 단독주택을 매입했다. 해당 주택의 부지는 297㎡(약 90평)에 달한다. 현재 이 주택의 시세는 36억원에 형성돼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처음 주택을 매입한 후 약 4년여가 흐른 1987년 조 회장은 기존에 매입한 주택 바로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주택을 매입했다. 두 번째로 매입한 주택은 총 649.1㎡(약 196평) 규모의 토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로 지어졌다. 먼저 매입한 것 보다 규모 면에서는 월등히 앞선 이 주택의 시세는 약 69억원이에 이른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465억원 테헤란로 대로변 금싸라기 빌딩 또 매입…“연간 임대료 28억원 추정”
▲ 자료:부동산 등기부등본 ⓒ스카이데일리
조 회장 소유 부동산 중 빌딩은 특히 남다르다는 시각이 많다. 개인 명의로 된 빌딩들의 총 가치가 확인된 것만 무려 650억원 가량이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이다. 빌딩 전문 부동산 관계자는 “관련업계에서 오랜 기간 몸담아 온 경험에 비춰볼 때, 이 정도 규모면 재벌그룹 오너 일가나 부동산 부호 등과 맞먹는 재력에 가깝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빌딩 한 채를 개인 명의로 매입했다. 빌딩은 총 866.1㎡(약 262평)의 토지 위에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로 지어졌다. 빌딩은 과거 고려은단 본사로 사용됐었다. 현재 고려은단은 회사 법인명으로 된 강남구 논현동 빌딩을 본사로 사중 중이다.
빌딩매매 부동산 전문가는 “해당 빌딩은 지하철 2·4·5호선이 만나는 동대문운동장역 인근에 위치해 있는데다 인근 부동산을 신세계그룹이 비싼 값에 매입한 전례가 있어 시세가 비교적 높게 형성돼 있는 편이다”며 “인근의 거래 사실이 비춰볼 때, 현재 해당 빌딩은 시세는 약 1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조 회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규모를 지닌 빌딩 한 채를 매입했다. 지난 3월 테헤란로 대로변에 우뚝 서 있는 빌딩 한 채를 465억원이나 주고 매입했다. 빌딩은 지하철 2호선 선릉역 4번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입지 조건 또한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조창현 회장은 지난 1999년에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빌딩(사진 오른쪽)을, 올해 3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빌딩을 각각 매입했다. 부동산에 따르면 이들 두 빌딩의 시세는 총 6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스카이데일리
빌딩은 지하 7층, 지상 19층 구조로 돼 있다. 대지 규모는 553.9㎡(약 167.8평)이다. 테헤란로 대로변 빌딩 임대 중개업을 영위하는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빌딩의 임대료는3.3㎡(1평) 당 보증금 약 80만원, 월 임대료(관리비 포함) 약 10만5000원에 형성돼 있다. 이를 감안한 빌딩의 연 간 임대수익은 보증금 약 18억원, 임대료 약 28억원 등으로 추산된다. 물론 임대료는 조 회장 개인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고려은단 창업주인 고 조규철 회장이 ‘가난한 사람들도 좋은 품질의 약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기업을 설립한 것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2세대 경영인인 조 회장이 막대한 재산을 축적한 사실이 드러나자 일각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결국 오너 배만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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