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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 동아원그룹 인수…종합식품회사 거듭날까

곡산 2016. 3. 10. 13:56
사조그룹, 동아원그룹 인수…종합식품회사 거듭날까
제분업계 3위의 몰락 무슨 일?…무리한 사업 다각화 지적
2016년 02월 25일 (목) 19:14:29신현호 기자 shinhh00@naver.com
  
▲ 사조그룹의 동아원그룹 인수 작업이 지난 23일 종료됐다. 사조그룹은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하고 동아원 그룹의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대해 채권자 100% 동의로 승인을 받았다. ⓒ뉴시스
사조그룹의 동아원그룹 인수 작업이 지난 23일 종료됐다. 사조그룹은 지난 1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하고 동아원 그룹의 재무구조개선약정에 대해 채권자 100% 동의로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한국제분㈜, ㈜동아원, 미국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회사인 ㈜코도(지분 100%), 논산에 위치한 양곡처리 가공업을 영위하는 한국산업㈜, 양돈업을 영위하는 ㈜천안팜 등 8개 회사가 사조그룹 계열로 최종 편입됐다.
 
동아원은 오는 3월 중 100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과 미국 코도법인의 PET 사업부를 매각하고 연말까지 각종 무수익 자산을 매각해 2000억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 부채비율을 150% 이내로 줄일 방침이다.
 
지난 24일 주주총회에서는 기존 등기이사진이 사임하고 사조그룹 식품 부분을 사실상 이끌고 있던 이인우 사장과 동아원 그룹 이희상 전 회장을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또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과 주지홍 사조그룹 식품부분 총괄본부장을 새로운 등기 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이인우 대표는 6월 말까지 뼈를 깎는 쇄신과 구조조정으로 조직의 체질을 강화하고 재무구조개선을 통해 우량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룹 측은 그 일환으로 4월 말까지 사무실을 여의도 63빌딩에서 방배동 소재 사조그룹 소유 빌딩으로 이전하고 그룹 차원의 과감한 경영진단과 감사를 통해 빠른 시간 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원, 무리한 사업다각화로 ‘위기’
 
  
▲ 동아원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12월21일 산업은행과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 ⓒ동아원
한편 동아원은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12월21일 산업은행과 ‘채권금융기관 공동관리(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

당시 동아원 측은 “304억원 규모의 회사채 원리금 상환해야 했지만, 유동성 위기로 이를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의 매각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방침이었지만 시간적인 제약으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18일 동아원은 회사채 원리금 303억9750만원을 갚지 못했다며, 필요한 경우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절차(워크아웃)를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제분업계에서 CJ제일제당, 대한제분의 뒤를 이어 점유율 3위(동아원·한국제분 합산)를 달리며 비교적 탄탄한 중견기업이었던 동아원은 최근 수년간 자금난에 시달렸다.

업계에서는 동아원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배경에 대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본업인 제분사업과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와인, 고급수입차, 패션업 등 무리한 확장을 추진한 게 아니었냐는 것이다. 동아원그룹은 페라리를 독점 수입하는 FMK를 인수하고, 미국 와이너리 등을 인수·설립하기도 했다.

사업다각화의 성과는 미미했다는 평가다. 그나마 최근 매각된 FMK가 최근 수입시장이 급증하며 2013년부터 수익을 냈지만, 와인사업의 실적은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다.
 
와인수입 계열사 ‘나라셀라’는 2014년 연결기준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미국 와인계열사 ‘KODO’는 적자에 시달렸으며, 이탈리아 패션의류 계열 자회사 모다리슨은 청산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FMK·나라셀라 매각 자구노력

동아원그룹의 위기는 지난 2014년부터 감지돼 왔다. 지난해 동아원은 160억원의 영업적자를, 7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동아원은 지난해 계열사 매각을 잇따라 단행하는 등 자구책을 총 동원했지만, 일부 계열사 매각 난항과 부실 계열사에 대한 연대 지급보증 등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3월 마세라티와 페라리 수입사인 FMK를 150억원에 매각한데 이어 서울 신사동 포도플라자를 150억원에 매각했다. 계열사 대산물산의 사옥인 서울 논현동 빌딩과 다나이스테이트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계열사인 나라셀라도 오크라인에 매각했다.
 
유류 및 화공약품 보관·운송 업체인 당진탱크터미널은 LG상사에, 캄보디아 사료 계열사인 코도피드밀은 CJ제일제당에 넘겼다. 하지만 회사채 상환에 실패하면서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은 무용지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