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제과·제빵 기업 SPC그룹 창립 70주년… "2030년까지 매출 20조 기업으로"]
30개 식품 브랜드 통해 하루에 빵 1000만개 생산, 10년새 매출 4배이상 성장
회장이 직접 제조 기술 배워 제빵업계 첫 기술연구소 세워
"R&D 2조6000억 투자할 것"
황해도 옹진 상미당(賞美堂)이라는 작은 빵집에서 국내 최대의 제과·제빵 기업으로 성장한 SPC그룹이 창립 70주년을 맞아 '제2의 도약'에 나섰다. 서울 대방동 SPC 미래창조원에서 열린 창립 70주년 기념식에서 허영인〈사진〉 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규모로 전 세계 1만2000개 매장을 보유한 '그레이트 푸드 컴퍼니(Great Food Company·위대한 식품 기업)'가 되겠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능력을 가진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제빵을 '시장'에서 '산업'으로
허영인 회장은 2대에 걸쳐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등 7명에는 공로상을 시상하며 "70년이 되는 날을 기다려왔다.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한국 제빵 산업의 선구자로 꼽힌다. 개인이 매장에서 구운 빵을 파는 수준에 머물던 1959년 국내 최초로 빵 생산 자동화(自動化) 시설을 도입한 게 단적인 사례다. 이는 제빵이 산업화하는 결정적인 계기로 평가된다. 1964년에는 비닐을 씌운 '크림빵'을 출시해 대량 납품이 가능하게 했고, 1980년대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 (사진 위부터)1945년 문을 연 SPC그룹의 전신 ‘상미당’. 아시아 최대 규모의 빵 생산 공장인 ‘파리바게뜨 평택공장’, 우리 제빵 기업 최초로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파리바게뜨 샤틀레점’. /SPC그룹 제공
1988년 출시된 '생크림 케이크'는 파리바게뜨의 성장에 이바지한 일등 공신이다. 파리바게뜨는 1990년대 생크림 케이크 매출이 늘면서 1997년 프랜차이즈 빵집 1위로 도약했고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현재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삼립식품·배스킨라빈스 등 30개 식품 브랜드를 통해 하루 1000만여개의 빵을 만들고 있다. 1년에 총 36억7000만개를 생산하는 셈이다.
◇'부단한 R&D'가 원동력
2004년 매출 1조원을 넘은 SPC그룹은 그해 중국 상하이 구베이(古北)점을 열어 국내 제빵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했다. 현재는 프랑스, 미국,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 5개국에서 19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작년에는 국내 제빵 기업 최초로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 시내에 점포를 열었다. 그룹 매출은 10년 새 4배 넘게 성장했다.
- 1964년 국내 최초의 비닐 포장 빵 ‘크림빵’. /SPC그룹 제공
성장의 밑바탕에는 허영인 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연구·개발(R&D) 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허 회장은 1981년 삼립식품 대표에 취임한 지 8개월 만에 미국 제과제빵학교(AIB) 유학길에 올라 직접 빵을 제조하는 기술을 익혔다.
1년 반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1983년 제빵 업계 최초로 '식품기술연구소'를 세웠다. 연구소는 각 계열사 연구·개발 조직을 흡수해 '이노베이션 랩(기술 혁신 연구소)'으로 통합됐다. 현재 매월 평균 500개 이상의 신제품을 개발한다. 지난해에만 쓴 연구 개발비는 500억원. 허 회장은 이날 창립 기념식에서 "2030년까지 연구·개발 분야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며 "앞으로 해외 진출 국가를 20여개국으로 확대하고, 미국과 중국에만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사회에 스며들어 있는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더욱 심화해야 한다"며 "농어촌 지역사회, 사회적 약자 및 소외 계층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고 나눔과 상생(相生)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