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최대위기는 더 클수 없다는 것? | |||
대형마트가 흔들이고 있다. 글로벌 불황 등의 여파로 대형마트 경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고 매출도 덩달아 곤두박질치는 실정이다. 국내에선 대형마트의 점포 부지가 동이 나면서 다점포 사업이 한계 상황에 봉착했다.
오프라인에선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의 공세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에선 빠른 배송과 다양한 상품을 앞세운 온라인몰의 압박도 만만치 않다. 최근엔 아웃렛까지 등장하며 대형마트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 마저 위협하고 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 일각에선 대형마트가 위기에 봉착했다는 목소리가 팽배하다.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대형마트=대형마트의 맏형인 이마트는 지난해 9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적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마트는 지난 2월에도 -16.5%(기준점 대비)를 기록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도 -17.1%, -16.3%를 나타내며 나란히 뒷걸음질쳤다. 지난 1월은 설 대목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1~2월 두 달간 실적이 전년 동기보다 1% 정도씩 밑돌았다. 고물가, 고유가, 고실업 등 신 3고(高) 현상으로 대형마트를 이용하던 중산층 소비자가 지갑을 굳게 걸어 잠갔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를 바라보는 유통연구소의 시선은 여전히 어둡다. 롯데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는 올해 대형마트 매출 전망을 -3.1%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의류, 스포츠, 잡화 등의 매출 하락이 10% 가까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신세계 유통연구소의 전망은 조금 나은 편이다. 이 연구소는 올해 대형마트 신장률 기대치를 6.1%. 매출 외형은 32조8000억원으로 꼽았다. 특히 가전제품을 비롯한 내구재, 패션, 문화용품의 경기위축을 예상했다. 이 같은 소비침체가 결국 대형마트의 성장곡선 둔화로 나타난다는 게 신세계 유통연구소의 입장이다. 하지만 기존 점포만을 따질 경우 매출 외형은 마이너스 신장을 기록한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매출 외형이 제자리걸음을 하거나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점포만 따질 경우에는 역신장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증폭되는 대형마트의 위기, 왜?=대형마트가 위기다. 대형마트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게 이유다. 이르면 1~2년 내 대형마트는 포화 상태에 도달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전국에 12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111개, 롯데마트도 점포가 63개에 달하는 등 전국에만 300개 정도의 대형마트가 영업 중이다. 여기에 빅3를 제외한 중견 유통업체의 대형마트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난다. 이뿐이 아니다. 올해도 전국에 20여개 이상의 점포가 출점 대기하는 등 대형마트의 다점포 출점 경쟁은 올해도 진행형이다. 이 때문에 1~2㎞ 반경에 대형마트 2개 이상이 근접 출점하며 출혈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빈번하다. 그러나 이 같은 다점포 출점 경쟁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3000평에 달하는 매머드급 대형마트 출점 부지가 동이 나는 등 한계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주상복합 건물이나 백화점과 연계한 숍인숍 형태의 출점이 잦아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대형마트의 위기설을 부추기는 대목은 또 있다. 대형마트 출점에 따른 지역 주민단체의 반발과 정치권의 규제 강화 행보다. 특히 부산 대구 전주 등 지방의 경우엔 지역 상인의 반발에 부딪혀 대형마트 출점이 늦어지거나 매장이 축소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과거보다 높아진 소비자의 눈높이도 대형마트의 경제적 부담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리모델링이나 서비스를 고급화할 경우 막대한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위기를 압박하는 이유는 이뿐 아니다. 경기가 악화될수록 소비자는 생활비용 절감을 위해 근거리에 위치한 골목형 유통매장을 즐겨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 골목형 유통매장이 대형마트의 강력한 라이벌로 급부상하고 있다. 가격경쟁력과 스피디한 상품 배송으로 중무장한 온라인 인터넷몰도 대형마트의 숨통을 옥죄는 강력한 라이벌이다. 상품 구색이 다양하고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온라인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 이상 고성장을 점치고 있다. 온라인몰은 지난해 백화점과의 매출 격차를 5000억원까지 줄였고 올해는 백화점을 제치고 유통업계 2위의 유통업태로 자리매김하며 대형마트를 압박할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의 공통된 관측이다. 백인수 롯데백화점 유통산업연구소장은 “올해는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둔화로 생필품을 소량 거래하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이 대형마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성장을 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를 맞아 대형마트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가격경쟁력이나 점포관리 시스템 등 체질 개선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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