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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호] <창업 뉴리더>오직 맛과 질로 승부

곡산 2008. 10. 22. 08:24

[제660호] <창업 뉴리더>오직 맛과 질로 승부 -‘뚝심 리더’ 정 한 치어스 대표
| 2008·09·02 09:47 |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 그 어렵다던 IMF 시절보다도 더 춥다는 게 ‘사장님’들의 전언이다. 말 그대로 죽을 맛이다. 나름대로 남은 힘을 다해 ‘파랑새’를 찾고 있지만,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한 치어스 대표는 파랑새를 찾아 나선 이들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그에겐 불황이 딴 나라 얘기다. 조금의 미동도 없다. 불경기 속에서도 광고나 홍보 없이 가맹점 계약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우물에서 쌓은 ‘실사구시’를 통해 오직 맛과 질로 승부하는 ‘뚝심 리더’정 대표에게 경영 노하우와 대박 지름길을 들어봤다.

대담무쌍 대박공략법“한우물서 노다지 나온다”

“기존 시장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레드오션에서 블루오션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 정한 치어스 대표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장님들의 빗나간 선택을 걱정했다. ‘반짝 아이템’에 평생 모은 돈을 투자했다가 순식간에 몽땅 날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이유에서다.
특히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주점 부문은 더 심각하다. 어느 분야보다 경쟁이 치열해 반짝 트렌드에 휩쓸려 잠깐 생겼다 곧 없어지는 ‘일회성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 결국 프랜차이즈 본사 배만 불리고 가맹점주 주머니는 채워질 날이 없다는 지적이다.

“레드오션서 블루오션을”

“눈속임식 유행에 휩쓸리면 위험합니다. 절대 오래 갈 수 없죠. 금방 식상해집니다. 평범해야 오래간다는 얘깁니다. 지금처럼 치열한 경쟁시대엔 기존의 안전한 시장에서 새로운 분야를 지속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습니다. 물론 개척은 필수죠. 철저한 시장조사와 끊임없는 혁신, 새로운 메뉴 개발 등으로 기존 시장의 틈새를 공략해야 합니다.”
국내 음주문화는 IMF를 거치면서 단순히 술을 마시는 ‘음주형’에서 식사까지 해결하는 ‘실속형’으로 변한지 오래다. 술을 마시면서 건강도 챙기는 ‘웰빙 시대’인 것이다. 같은 맥락으로 치어스는 맥주에 치중하지 않는다. 맥주전문점이지만 패밀리레스토랑 수준의 메뉴에 중점을 둔 ‘프리미엄 레스펍’형태를 표방하고 있다. 레스펍은 패밀리레스토랑과 호프의 장점만을 합친 신개념이다.
정 대표의 좌우명은 ‘기본에 충실하자’다. 치어스 사훈 역시 같다. 이는 정 대표의 경영철학인 ‘초심 경영’과도 일맥상통한다. ‘사업 초기의 굳은 결심과 다짐만 지킨다면 못 오를 산이 없다’는 원초적인 지론이다. 여기엔 ‘한우물에서 노다지가 나온다’는 그의 믿음도 녹아 있다.
“초심, 가장 원론적이면서도 지키고 간직하기 어려운 경영론이죠. 하루에도 열두번씩 치어스 사업을 벌인 초창기를 되새기며 주먹을 쥐곤 합니다.”
치어스는 정 대표의 경영론대로 기본에 역점을 두고 외적인 성장 못지않게 내실에 충실하고 있다. 가맹모집에만 열을 올리지 않고 체계적인 가맹점 관리를 우선시하고 있는 것.

‘불황에도 끄떡없는’ 레스펍 맥주전문점 치어스 주목
가맹모집보다 가맹관리 우선…‘맛있는 요리’로 승부

치어스는 정기적으로 신메뉴를 출시하고, 식자재 신선도를 위해 관리나 배송에 큰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자회사인 경기 광주 오포 물류센터에서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매장에 식자재를 당일 공급하고 있다. 배송팀이 지역별로 지정돼 있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에 배송이 완료된다. 대형 냉동창고와 냉장창고가 각각 2곳인 물류센터에선 특화된 소스와 신메뉴 개발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치어스는 다양한 이벤트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올 여름 진행된 ‘쓰리고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치어스는 매장 방문 고객이 사진 촬영을 해 홈페이지에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일본, 중국 등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이 행사를 최근 성황리에 마쳤다. ‘가맹점 기살리기’일환으로 우수 매장 및 우수 직원 포상도 매월 매년 빼놓지 않는다.
매장 인테리어는 세련되면서 편안한 고급형을 자랑한다. 본사엔 별도의 인테리어 디스플레이팀이 구성돼 있을 정도다. 팀원이 전원 여성으로 이뤄져 있어 섬세함과 현대감각을 잘 읽어낸다는 평이다.
무엇보다 치어스의 경쟁력은 ‘맛있는 요리’다. 무서운 기세로 신규가맹점이 늘고 있는 분위기도 요리 맛에 반한 단골들이 주도했다. 요리의 고급화를 추구하지만 한편으론 요리의 질에 비해 저렴한 가격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에서 2∼3만원에 제공되는 요리가 치어스에선 1만원대에 판매된다.
“맛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맛있으면 손님들이 다시 찾게 되고 충성도 높은 단골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를 위해 본사는 냉동식품 대신 주방장을 지원합니다. 전문 요리사를 매장에 파견,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먹을거리로 고객의 발길을 잡고 있습니다. ‘맛있지만 저렴하다’는 인식도 놓치지 않았죠.”
치어스만의 이런 매력이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가족 단위, 특히 여성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마실 수 있어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기존 고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일 수밖에 없다. 정 대표는 한 번 방문한 고객이 영원한 단골이 될 수 있도록 가맹점주를 상대로 철저한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골고객이 점주로”

서비스 교육은 매출을 올리는 방법, 재방문을 하게 만드는 응대, 추가주문을 올리는 업셀링 교육 등 단순한 실전교육을 뛰어넘어 메뉴 하나하나 특성과 손님 한명한명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정 대표가 직접 강의에 나설 때도 있지만, 보다 높은 수준의 교육을 위해 전문 컨설팅 업체를 통해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출발선에선 배고팠지요. 참고 이겨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때의 고생을 발판삼아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바리케이드를 쳐 놨습니다. 가맹점들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고, 창업 희망자들이 안심하고 발을 들여놓아도 무방할 만큼 말이죠.”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치어스는?
‘패밀리레스토랑 + 호프’

치어스는 일반적인 생맥주 전문점이 아닌 레스펍 전문 프랜차이즈다. 패밀리레스토랑과 호프가 결합된 레스펍 형태인 치어스는 요리의 맛과 질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현재 치어스의 전국 가맹점 수는 1백여곳. 계약을 마치고 오픈을 기다리는 매장만 20곳에 이른다. 2001년 분당 야탑동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광고나 홍보 없이 단골손님들이 스스로 가맹점 개설을 희망해 분당과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가맹점이 늘어났다. 1백여개 가맹점 가운데 무려 40여곳이 단골고객이 점주가 됐다.
2002년 치어스 외식 사업부가 발족했고, 2004년 치어스 물류센터를 열었다. 2006년 10월엔 5성급 호텔인 중국 연길 인터내셔널 호텔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한 데 이어 올해 경남 진해와 울산, 대구 등 지방 매장을 잇달아 오픈해 전국 브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대대적 홍보와 카드사 제휴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파워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치어스는 향후 2년 이내 2백개 가맹점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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