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뉴스

식품업계 M&A 열풍 지속

곡산 2007. 3. 6. 12:41
식품업계 M&A 열풍 지속
‘덩치키워 불황극복’ 식품업계 화두로
이상택 기자, 2007-03-05 오후 1:30:28  
경영난 기업 인수 옛말 알토란 기업 타겟 변화
CJ·대상 등 식품대기업 앞장 시장 판도 요동
인수경쟁 과열 비용부담 커 수익성 하락 우려도


식품업체들의 사냥감 찾기가 올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견고하고 돈이 되는 사업체라면 어디든지 오케이다.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I’m still hungry)”던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이 새삼 떠오른다.

지난해 식품업계의 최대화두는 단연 M&A였다.

특히 예전에는 법정관리 업체나 경영이 어려운 업체가 대상이었다면 최근엔 유망한 기업이면 어디든 먹잇감이 되고 있다.

즉, 식품업계에도 양육강식의 시대가 도래한 셈이 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판매량 정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가 새로운 사업보다는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CJ·동원 식품공룡 부상

2005년까지만해도 M&A는 특수한 경우에 한해 이루어졌다.

법정관리나 경영이 어려워 넘어가기 일보직전인 회사가 그 대상이었다.

예를 들면 하이트에 넘어간 진로나 CJ와 사조산업에 인수 합병된 신동방이 이 같은 케이스다.

이들 두회사는 IMF를 전후로 부도가 나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였다.

대형 M&A건수도 고작해야 1년에 한두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들면서 이 같은 룰은 여지 없이 깨졌다.

간혹 법정관리에 들어간 기업들도 인수대상이 되긴 했지만 어찌 된 일인지 생각지도 못했던 회사들도 대기업들의 먹잇감이 되고 말았다.

회사를 새롭게 사들이는 업체들도 일체의 주저감이 없었다.

예년에는 M&A에 대한 좋지 못한 시각이 있어 조심스러웠지만 최근에는 주변의 시각에 아랑곳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식품업체 중 이름깨나 있다는 상위업체들은 지난해 하나둘씩 우량기업들을 꿰찼다.

CJ, 오뚜기, 대상, 동원, 사조-신동방그룹 등이 대표적 사냥꾼이다.

이들 기업들은 지금도 ‘좋은 물건이라면 언제든지’라는 여운을 띄우고 있다.

지난해 인수합병의 최대 수혜자는 단연 CJ였다.

CJ는 식품업계의 최대 기업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알토란 같은 회사들을 사들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CJ는 지난해 3건의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2월 어묵으로 유명한 삼호F&G를 인수했고 하선정김치로 유명한 하선정식품도 329억원에 인수했다.

또한 미국계 냉동식품회사인 옴니사를 인수함으로서 미국 냉동식품시장 진출에도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동원F&B도 M&A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덴마크 우유로 유명한 DM푸드를 인수한데 이어 해태유업까지 사들이며 유가공업계의 강자로 등장했다.

특히 해태유업의 인수는 동원F&B에게는 큰 행운이다.

해태유업은 서울우유, 남양유업, 매일유업, 빙그레에 이은 유가공업계 빅 5로 자금만 받쳐 준다면 언제든지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저력이 있는 기업으로 동원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전망이다.

대상의 종가집 인수도 대상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전망이다.

대상은 종가집을 인수함으로서 일약 김치시장 1위 기업으로 뛰어 올랐다.

또한 두부, 콩나물 등 신선식품사업에도 탄력을 받아 장류기업에 이어 신선식품시장도 주도하는 기업으로 떠오르게 됐다.

이밖에 오뚜기는 삼포만두로 유명한 삼포식품을 인수했고 사조-신동방그룹은 대림수산을 손에 넣으면서 신사업 진출에 활기를 띄게 됐다.

인수합병 앞다퉈 나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식품업계 최대화두는 M&A가 될 공산이 크다. 식품업체들은 이미 적지 않은 실탄을 준비하고 먹잇감 사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동원F&B. 동원은 M&A를 통한 매출목표를 500억원으로 미리 잡아 놨을 정도다.

동원F&B는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기업 위주에서 벗어나 그렇지 않은 기업이라도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면 언제든지 잡아 채겠다는 전략이다.

대상, 웅진식품, 삼양사, 풀무원, 오리온, 사조-신동방그룹 등도 물건만 좋다면 인수합병에 뛰어드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지난해 1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대상의 경우 2010년까지 2조원의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추가 인수 합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패밀리레스토랑 세븐스프링스를 인수한 삼양사의 경우도 2010년까지 그룹 매출 6조원을 달성하기 위해 2조원의 자금을 M&A에 투자하는 등 인수합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CJ 계열사 126개 달해

식품업계에서는 최근의 M&A에 대해 명망 있는 중견기업들의 참여로 식품의 질은 높아지고 시장도 커질 것이라는 밝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탄탄했던 중소업체들이 하나둘씩 사라져 대기업으로 재편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과도한 업체의 인수합병은 해당기업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요소로도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여러 개 회사를 한꺼번에 인수함으로써 인수비용이 과다 지출되고 인수회사가 정상화될까지 자금비용이 소요됨으로써 모회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CJ그룹은 식품업체 뿐아니라 영화사업 등에도 손길을 뻗치고 있다.

CJ의 계열사는 무려 126개다. 규모만으로는 업계 2위 수준이다.

물론 단순히 계열사가 많다는 것이 문제가 되진 않지만 계열사의 투자자금이 회수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확장 경영은 재정부담만 가중시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CJ의 주가는 지난 2월 9만원 대로 떨어지는 등 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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