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제로·대용량’이 바꾼 판도…청량음료·빙과 시장 격변

곡산 2026. 8. 12. 07:17

‘제로·대용량’이 바꾼 판도…청량음료·빙과 시장 격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8.11 07:53

‘펩시 제로슈거·코카콜라 제로’ 편의점 투톱 경쟁
소형 캔 비중 감소–휴대·보관 좋은 500ml 페트 증가
설탕·칼로리 줄인 제로 아이스크림, 빙과 성장 동력
롯데웰푸드 이어 빙그레 ‘더위사냥 제로’ 등 선봬

국내 식음료 시장의 여름철 성수기를 이끄는 청량음료와 빙과 카테고리가 ‘제로(Zero) 슈거·칼로리’ 열풍과 대용량 선호 트렌드를 타고 격변하고 있다. 단순한 갈증 해소를 넘어 건강과 효율을 동시에 추구하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성향이 주요 구매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 등에 따르면 전체 탄산음료 시장은 유통 채널 중 편의점의 매출 비중이 약 42%로 가장 높은 축을 담당하고 있다. 제조사별 소매 점유율에서는 코카콜라음료와 롯데칠성음료가 시장을 주도 중이다.

‘헬시 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편의점 등 오프라인 소매 채널에서 제로 슈거 음료와 0kcal 빙과 제품이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 500ml 대용량 페트 선호 현상과 함께 주요 제조사의 제로 라인업 및 2030 타깃 차별화(IP·저당) 상품이 식음료 시장 판도를 바꾸는 추세다.

가장 격렬한 격전지인 편의점 채널의 POS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상위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제로 탄산음료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슈거 라임 500ml’와 코카콜라음료의 ‘코카콜라 제로 500ml’가 강세를 보이며 치열한 투톱 경쟁을 펼치고 있다.

비단 편의점뿐만 아니라 전체 오프라인 소매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도 이 같은 흐름은 명확하다. 한 시장조사업체의 오프라인 소매점 데이터에서도 롯데칠성음료의 ‘펩시 제로슈거’는 국내 제로콜라 소매 시장에서 점유율 47%(연간 매출 약 1354억 원)를 기록하며 제로 탄산음료 시장을 이끌고 있으며, 특히 펩시 제로슈거 라임은 국내 제로콜라 소매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시장 판도를 흔들고 있다. 이외에 오리지널 코카콜라를 비롯해 ‘칠성사이다 제로 500ml’ ‘웰치스 제로 포도 355ml 캔’ 등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용량의 변화도 뚜렷하다. 과거 편의점 음료의 주류였던 소형 캔의 비중이 줄어든 반면, 휴대성과 보관성이 좋은 500ml 페트(PET) 제품의 매출 비중이 크게 늘었다. 편의점 3사(CU, GS25, 세븐일레븐)의 상시 증정(1+1, 2+1) 프로모션 역시 500ml 페트에 집중되면서 판매량 확대를 견인했단 분석이다.

동시에 음료 시장 전체의 헤게모니 변화도 감지된다. 전통적인 탄산음료 외에도 이온음료나 아미노산·비타민 등을 함유한 ‘기능성 웰니스 청량음료’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포카리스웨트, 비타500, 박카스F 등이 전체 청량음료 순위에서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반면, 과거 급성장했던 당분 없는 순수 탄산수 시장은 제로 탄산음료와 기능성 음료로 수요가 이탈하며 최근 성장 정체기를 맞이했다.

음료에서 시작된 제로 열풍은 빙과(아이스크림) 시장으로 고스란히 전이됐다. 설탕과 칼로리를 줄여 부담을 낮춘 제로 아이스크림이 침체됐던 빙과 시장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특히 롯데웰푸드가 선뵌 ‘0kcal’ 빙과 라인업(스크류바·죠스바·수박바 0kcal)의 흥행이 단연 독보적이다. ‘스크류바 0kcal’와 ‘죠스바 0kcal’는 출시 직후 약 1개월 만에 320만 개 이상 판매되며 초기 준비 물량이 조기 소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이후 ‘수박바 0kcal’ 등이 추가되면서 0kcal 바 라인업은 출시 수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3000만 개를 돌파하는 등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주도했다. 나아가 롯데웰푸드의 무설탕 디저트 브랜드 ‘제로(ZERO)’ 시리즈(제로 밀크 모나카, 제로 밀크 소프트콘 등) 역시 론칭 2년 6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연간 매출 500억 원 이상의 메가 브랜드로 성장했다.

빙그레 역시 대표 스테디셀러의 제로 칼로리·저당 버전을 잇따라 선봬 반격에 나섰다. ‘씨원 0kcal’, ‘생귤탱귤 0kcal’, ‘더위사냥 제로’ 등을 대거 선뵈며 편의점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수량이 급증했다.

이 밖에도 빙그레의 ‘메로나’가 국내 빙과 시장에서 연간 판매량 상위권을 지키는 스테디셀러의 위엄을 뽐내고 있다. 편의점의 ‘2+1’ 행사 단골 제품으로 전 연령대에서 높은 구매율을 자랑한다. 롯데웰푸드의 ‘월드콘 바닐라’ 역시 콘 아이스크림 카테고리뿐 아니라 전체 빙과 시장에서 매출액 기준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또 홈타입 대용량 아이스크림인 빙그레의 ‘투게더’는 편의점 1인 가구의 야간(22시~02시) 디저트 수요와 배달 플랫폼을 통한 장보기 주문이 늘면서 객단가 기여도가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편의점들이 단독 소싱한 ‘2030 타깃 차별화 상품’들도 계절에 따라 상위권 진입을 다툰다. 실제로 GS25가 단독으로 선보인 저당 아이스크림 '라라스윗'이나 유명 디저트 IP를 활용한 '요아정' 콜라보 상품 등 2030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한 차별화 빙과 제품들이 계절과 관계없이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추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탄산음료와 빙과 모두 ‘맛은 그대로 즐기되 당과 칼로리는 거부한다’는 가치 소비가 확고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며 “앞으로도 단순한 제로를 넘어 기능성 성분을 더하거나 프리미엄 요소를 가미한 제품들이 소매 매출 순위의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