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비즈톡톡] 컵라면·바나나우유가 도자기 그릇으로… 웃돈 붙여 당근까지

곡산 2026. 6. 26. 07:57

[비즈톡톡] 컵라면·바나나우유가 도자기 그릇으로… 웃돈 붙여 당근까지

연지연 기자입력 2026. 6. 26. 06:02
식품업체가 출시한 도자기 그릇 세트 잇단 완판
중고거래서 웃돈 붙고 ‘짝퉁’ 상품까지 등장

최근 ‘도자기 그릇’ 덕분에 식품사 공식몰의 인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식품사 공식몰에 도자기를 사려고 가입하는 이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식품회사들은 왜, 어떤 도자기 그릇을 팔고 있는 걸까요.

세라믹 소재로 만든 농심 육개장 사발면 도자기 그릇. 뚜껑도 도기로 제작됐다. 전자레인지 등에 돌려서 활용할 수 있고, 육개장 컵라면 라면 크기에 꼭 맞게 제작됐다./농심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농심 공식몰에서 판매하는 육개장 사발면 컵라면 도자기 그릇과 김치 사발면 도자기 그릇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두 도자기 그릇은 모두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컵라면 그릇과 똑같이 생겼습니다. 스티로폼 용기의 주름 숫자(108개)까지도 맞춘 것이 특징입니다.

농심은 지난해 2월부터 이 그릇을 팔기 시작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추가 판매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2월에 판매했던 2800개 그릇 세트는 12일 만에, 작년 6월에 판매한 4700개 그릇 세트는 열흘 만에 모두 팔렸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더 팔아달라고 요구해서 올해 6월에 또 판매를 시작했고, 이대로면 이달 안에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판매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컵라면 도자기 그릇의 인기는 중고 판매 플랫폼 ‘당근’이나 유통 플랫폼 쿠팡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농심 공식몰에서는 육개장 컵라면 세트와 과자 묶음, 그리고 도자기 그릇까지 약 3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는데, 당근에서는 그릇만 4~5만원대에 재판매되고 있습니다. 쿠팡에서는 비슷하게 만든 컵라면 도자기 그릇이 1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농심 공식몰의 한 소비자는 “비슷한 제품을 사면 훨씬 사지만 ‘짝퉁(가품)’을 사기 싫어 1년이나 기다려서 사게 됐다. 재출시해 줘서 고맙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농심의 컵라면 도자기 그릇만 인기를 누리는 것은 아닙니다. 빙그레 공식몰에서 살 수 있는 빙그레 바나나우유 5종 식기세트도 품절 대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바나나우유 5종 식기세트는 식기를 모아서 쌓으면 바나나우유 모양이 되고, 풀어 놓으면 밥 그릇과 국 그릇, 종지, 반찬 용기로 사용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소비자들은 바나나우유 그릇 세트가 귀엽고 예뻐서 액세사리로 활용하기도 좋은 데다가 다이어트용 식기로 활용하기 좋다고 평가합니다. 빙그레 관계자는 “미처 사지 못한 소비자들이 재출시 요구를 하고 있어서 추가 판매에 나설 것 같다”고 했습니다. 빙그레에 따르면 총 2회에 걸쳐서 1만2000개 정도의 물량이 판매됐고 7월 중 배송될 예정입니다.

빙그레가 출시한 바나나맛 우유 도자기 그릇 세트와 딸기맛 우유 도자기 그릇 세트. 분리하면 밥그릇과 국그릇, 반찬그릇과 종지가 나온다./빙그레

유통업계에서는 이를 이른바 ‘펀(Fun) 소비’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재밌고 귀엽고 특이해서 소비 과정과 향유 과정에서 즐거움을 주는 소비라는 뜻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소비 과정에서 재미와 즐거움을 찾는 ‘펀슈머(Funsumer)’ 트렌드를 잘 활용하면 자발적인 입소문(바이럴 마케팅)을 일으켜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점점 중요해지는 팬덤 소비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방식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상품검색과 비교·결제까지 전 과정을 스스로 판단하고 대행하는 시대를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이라는 뜻입니다. 식품업계에서는 최근 오리온이 출판사와 김영사와 함께 초코송이와 고래밥 캐릭터를 활용해 동화책을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의 마케팅 방식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식품사 관계자는 “소비자 팬덤을 만들고 확산하는 데에 유용하다고 본다”면서 “당장 매출 비중이 크진 않아도 회사 지식재산권(IP) 활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