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승인 2026.06.22 11:43
아랍에미리트·베트남 '최고 유망시장'…멕시코·스위스·튀르키예도 50~60% 고성장
"아시아 중심에서 북미·유럽 다각화"…K-푸드 글로벌 산업으로 진화
K-푸드가 더 이상 '한류 콘텐츠의 부속상품'이 아니라 대한민국 수출을 이끄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K-푸드 수출은 114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3%에 달했고, 소비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8%까지 확대됐다.
특히 수출 품목은 라면과 김 중심에서 HMR·베이커리·디저트까지 확대되고, 수출 시장도 아시아 중심에서 북미·유럽으로 다변화되는 등 K-푸드의 글로벌 경쟁력이 새로운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10년 만에 두 배 성장"…K-푸드, 소비재 수출 핵심축으로 부상

KOTRA 무역투자연구센터가 발표한 'K-푸드 수출 현황 및 유망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5년 K-푸드 수출액은 114억6000만 달러로 2015년 대비 약 두 배 성장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7.3%이며, 최근 5년간도 연평균 7.5% 성장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콘텐츠 소비 확대와 맞물려 2021년 수출이 18.5% 급증하며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2024년 7%, 2025년 7.5% 성장하면서 2년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소비재 전체 수출에서 K-푸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10년간 1.5배 확대된 11.8%를 기록하며 산업통상부 기준 20대 주력 수출품목에 진입했다.
KOTRA는 성장 배경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케데헌', '흑백요리사' 등 K-콘텐츠 흥행에 따른 낙수효과다. 한류 콘텐츠가 K-푸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해외 소비자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신규 수요를 창출했다.
둘째는 유튜브·틱톡을 중심으로 한 SNS 바이럴 마케팅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를 대상으로 한 인플루언서 마케팅과 챌린지 문화가 관심을 실제 구매로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셋째는 할랄·비건 인증과 글루텐 프리·웰니스 트렌드에 맞춘 현지화 전략이다.
농·수산품이 수출의 94%…김은 10년간 연평균 14% 성장
품목별로는 농산물과 수산물이 K-푸드 수출의 약 94%를 떠받치는 구조가 유지되고 있다.
2025년 기준 농산물 수출은 75억8000만 달러(66.1%), 수산물은 32억6000만 달러(28.4%)를 기록했다. 농산물은 라면과 과자 중심으로 10년간 연평균 7.4% 성장했고, 수산물은 김과 참치가 성장을 주도했다.
특히 김은 10년간 연평균 14% 증가하며 수산물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대표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축산물에서는 로얄젤리·조제분유·닭고기가 호조를 보였으며, 로얄젤리는 10년간 연평균 54.4%라는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 임산물은 초피와 밤·곶감 등을 중심으로 연평균 4.7% 성장했다.

"라면에서 디저트까지"…K-푸드 수출 품목 진화
보고서는 K-푸드 수출이 3단계 진화 과정을 거쳤다고 분석했다.
1단계는 라면·김·건강기능식품 등 간편식이 해외 소비자와의 첫 접점을 만들었다.
2단계에서는 K-푸드 소비와 직접 조리 수요가 증가하면서 소스와 김치 등 식자재로 외연이 확대됐다.
3단계에서는 김밥·만두 등 HMR을 넘어 베이커리와 아이스크림 등 디저트까지 영역이 확장됐다.
라면, K-푸드 대표 수출품목 등극
2025년 라면 수출은 역대 최대인 15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건강기능식품을 제치고 최대 수출 품목이 됐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0.3%에 달했다.

'매운라면 챌린지'와 '케데헌' 흥행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뿐 아니라 유럽, CIS, 중동까지 수출 지역이 확대되며 K-푸드 수출을 이끄는 대표 품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소스·베이커리·아이스크림도 급성장
소스류는 2025년 처음으로 수출 4억 달러를 돌파했고, 기타 소스는 10년간 연평균 9% 성장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치킨·떡볶이·바비큐 소스 수요가 크게 늘었다.

베이커리 수출은 4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빵 수출은 10년간 연평균 11.1% 성장했으며, 붕어빵과 호빵에서 최근 두바이 쫀득쿠키까지 다양한 K-베이커리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국내 프랜차이즈들의 해외 공장 설립과 가맹점 확대도 본격화되고 있다.

아이스크림도 처음으로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6%이며, 저지방·무설탕·할랄·비건 제품을 앞세워 북미와 동남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미국, 일본·중국 제치고 최대 수출시장
수출 시장 구조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아시아는 여전히 전체 수출의 60.1%를 차지하는 최대 권역이지만 일본과 홍콩 등 전통 시장의 성장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반면 북미는 10년간 연평균 12.6% 성장하며 비중이 20.9%까지 확대됐고, 유럽도 네덜란드를 거점으로 연평균 9.5% 성장하며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다.
2025년 국가별 수출 규모는 미국 21억5000만 달러(18.7%), 중국 20억4000만 달러(17.8%), 일본 15억2000만 달러(13.3%), 베트남 6억6000만 달러(5.8%), 대만 3억9000만 달러(3.4%)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국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2.1% 성장하며 일본과 중국을 넘어 최대 수출시장으로 올라섰다.
미국에서는 라면(2억5470만 달러), 김(2억5270만 달러), 로얄젤리·꿀(1억4740만 달러), 건강기능식품(1억4040만 달러)이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았으며, 로얄젤리·꿀은 최근 5년간 무려 1285.5% 성장해 새로운 성장 품목으로 떠올랐다.
반면 중국은 2위 시장으로 올라섰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1.3%에 그쳐 성장세가 둔화됐다. 라면은 연평균 26.6% 성장했지만 김은 4.9% 감소했다. 일본 역시 10년간 안정적인 시장을 유지했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1.3% 감소하며 정체 국면에 진입했다.
아프리카·중앙아시아도 신흥시장 부상
신흥시장 성장세도 눈에 띈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기준으로 가나는 47.5%, 나이지리아는 29.8% 성장하며 아프리카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몽골은 22.0%, 카자흐스탄은 21.5%, 이스라엘은 19.3%, 영국은 16.9%, 네덜란드는 15.5% 성장하며 새로운 전략시장으로 떠올랐다.
네덜란드는 수출 규모는 2억6000만 달러 수준이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5.5%로 미국과 러시아를 웃돌았다. 라면, 건강기능식품, 김, 김치 등 4대 수출품목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유럽 진출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이 수출 81% 견인…지방 기업 역할 확대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중견기업이 K-푸드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2025년 기준 중소기업 비중은 46.1%, 중견기업은 35.1%로 두 기업군이 전체 수출의 81.2%를 차지했다. 특히 중견기업은 지난 10년간 수출이 2.5배 가까이 증가하며 연평균 9.5% 성장해 가장 높은 성장성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지방 소재 기업이 전체 수출의 66.8%를 담당했다. 서울·부산·경남·경기 4개 지역이 전체 수출의 54.4%를 차지하는 가운데 부산·경남 동남권은 항만과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전체 수출의 24.7%를 담당하며 지방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다음 승부처는 중동·유럽"…아랍에미리트·베트남 공동 1위
KOTRA는 시장 성장성과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BCG 분석을 실시한 결과 주력시장 8곳, 성장시장 3곳, 유망시장 13곳, 잠재시장 6곳을 도출했다.
주력시장은 미국·일본·중국·베트남·홍콩·태국·호주·인도네시아이며, 성장시장은 아랍에미리트·말레이시아·필리핀으로 분류됐다.
유망시장으로는 캐나다·네덜란드·독일·영국·프랑스·튀르키예·사우디아라비아·인도·스위스·멕시코·폴란드·스웨덴·체코가 선정됐다. 잠재시장에는 이탈리아·스페인·벨기에·오스트리아·포르투갈·이집트가 포함됐다.

특히 멕시코·스위스·튀르키예는 최근 5년간 K-푸드 수입이 연평균 50~60%대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독일·네덜란드·영국은 1000억 달러 규모의 대형 식품시장으로 점유율 확대 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KOTRA의 수출유망지수(KEPI)에서는 아랍에미리트와 베트남이 각각 93.6점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이어 필리핀(91.7점), 러시아(91.1점), 미국(91.0점), 중국(89.8점), 싱가포르(88.3점), 태국(87.3점), 몽골(87.5점) 등이 뒤를 이었다.
향후 K-푸드의 성장 전략은 미국 중심의 안정적 시장을 기반으로 아랍에미리트·베트남·필리핀 등 성장시장과 멕시코·독일·영국·네덜란드 등 유망시장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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