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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이란-미국 평화 합의 체결…식품 물가보다 포장재 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곡산 2026. 6. 20. 16:49

[EU] 이란-미국 평화 합의 체결…식품 물가보다 포장재 시장 변화에 주목해야

미국과 이란이 2026 6월 평화 합의(MOU)를 체결하면서 국제 원유시장과 물류 시장 안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촉발됐던 원유·해상운송 비용 상승 압력이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럽 식품업계도 향후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합의가 단기간 내 식품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플라스틱 원료와 포장재 시장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평화합의 이후 전망: 식품 가격의 '비대칭적 회복'

영국의 AI 기반 식품 원자재 예측 플랫폼 ChAI의 분석에 따르면, 평화 합의 체결이 단기적으로 식품 가격을 크게 낮추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ChAI "가격이 현재 수준에서 오르지는 않겠지만 큰 하락도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 평화 합의와 같은 사건의 영향이 식품 공급망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대다수 주요 식품 제조사들은 6~12개월 단위의 장기 계약을 맺고 있어 가격이 이미 고정돼 있다. 둘째, 비료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게 되더라도 단기적으로 식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올해 작황에는 이미 너무 늦었으며, 2027년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가스 인프라 문제가 더 큰 변수로 지목된다. ChAI는 중동산 가스 공급이 식품업계에는 원유보다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천연가스는 비료의 핵심 원료인데, 전쟁 초기 발생한 드론 공격으로 이란의 역내 가스 시설이 손상됐으며 이 시설들을 복구하는 데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유럽의 가스 생산량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어 가스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일부 품목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안정될 전망이다. 팜유·대두유 등 식용유는 전쟁 기간 국제유가 급등과 바이오연료 수요 확대의 영향으로 가격 상승 압력을 받아왔다. 실제로 대두유 가격은 2026 3 3년 만의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으며, 하루 기준 3.4%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평화 합의 체결 이후 유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바이오연료 원료 수요도 완화돼 식용유 가격 역시 하향 안정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플라스틱 원료 가격 안정 기대포장재 시장은 직접 수혜

반면 식품 포장재 시장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분쟁 기간 동안 석유화학 원료 공급 차질 우려로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식품 포장용 플라스틱 원료 가격이 급등했다. 특히 식품 포장재는 석유화학 원료 의존도가 높아 원유 가격 상승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아왔다.

 

FoodNavigator는 평화합의 이후 유가 하락과 함께 식품 포장용 플라스틱 가격이 이미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분쟁 초기에는 원료 확보를 위한 사재기 현상까지 나타났으나, 원유 가격 안정으로 석유화학업계의 생산 정상화가 가능해지면서 플라스틱 공급 상황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유럽 식품 제조업체들은 하반기부터 포장재 비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플라스틱 사용 비중이 높은 소스류·음료·스낵류 제품군에서 원가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PPWR 시행 앞둔 EU, '저가 포장재'보다 '규제 대응 포장재' 중요

다만 유럽 시장에서는 단순한 포장재 원가 절감보다 규제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EU의 포장재 및 포장폐기물 규정(PPWR) 2025 2월 발효됐으며 2026 8월부터 본격 적용될 예정이다. 해당 규정은 재활용 가능성, 재생 원료 사용, 포장재 감축 등을 의무화하며 향후 유럽 식품시장의 포장 기준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최근 유럽 포장 업계는 PPWR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수십만 톤 규모의 재생 플라스틱 수요가 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순히 플라스틱 가격이 하락한다고 해서 규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재생 원료 사용과 순환 경제 기준 충족 여부가 더욱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시사점

 이번 이란-미국 평화 합의는 유럽 식품시장 내 소비자 물가를 즉각적으로 낮추기보다는 원재료 및 포장재 공급망 안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인 가격 인하 기대보다는 원가 구조의 점진적 정상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장기 계약이 보편적인 유럽 식품업계 특성상, 한국 수출기업도 6~12개월 단위의 계약 구조를 고려한 가격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플라스틱 원료 가격 안정은 소스류, 음료, 스낵류 등 포장재 비중이 높은 제품군의 수출 원가 부담 완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플라스틱 가격이 식품 원료보다 먼저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PPWR  EU 포장 규제 대응과 맞물려 포장재 전환을 계획하는 기업에게는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시점이 될 수 있다.

 

 EU 시장에서는 PPWR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어, 국내 수출기업은 재활용 가능 포장재, 단일 소재(Mono-material) 포장재, 재생 플라스틱(rPP·rPET) 적용 확대 등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비료·곡물 가격 변동에 따른 원재료 조달 전략을 재정비하는 시점이 될 수 있다. 비료 가격 안정이 내년 작황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식품 가공기업은 곡물·원재료 조달 계약 시점을 2027년 작황 반영 시기와 연동해 검토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출처

FoodNavigator, Iran-US peace deal(2026.06.16): What it means for food: https://www.foodnavigator.com/Article/2026/06/16/iran-us-peace-deal-impact-on-food-sector/

BBC, How could the US-Iran deal affect oil prices and the cost of food?(2026.06.15): https://www.bbc.com/news/articles/cd0p8me2m5do

Forbes, What The U.S. And Iran Deal Means For Your Grocery Bill(2026.06.19.): https://www.forbes.com/sites/phillempert/2026/06/18/what-the-us-iran-mou-really-means-for-your-grocery-bill/

Bloomberg, The Iran War’s Impact on Food Inflation Is Yet to Hit(2026.06.18): https://www.bloomberg.com/features/2026-iran-war-food-inflation/

 


문의 : 프랑크푸르트지사 황예지(yj.hwang@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