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등

다시 생각해 보는 미국 진출 제품개발 전략-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69)

곡산 2026. 3. 31. 07:52

 

다시 생각해 보는 미국 진출 제품개발 전략-제이 리(Jay Lee)의 미국 통신(169)
  •  Jay Lee
  •  승인 2026.03.31 07:45

‘왜 좋은가’를 성분 등 미국 소비자의 언어로 설득해야
맛의 착지점 바비큐 소스 등 ‘먹는 이야기’로 바꿔야
정보 과잉·어색한 영어 금물…유통 채널 맞춰 제품 설계
이종찬 대표(J&B Food Consulting)

 

이제 K-Food는 국제 식품 업계의 핫아이템이다. 그러나 제품 개발과 마케팅 방식에 있어 과거와 같은 한인 중심 전략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반드시 짚어야 할 몇 가지 핵심 포인트를 다시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한다.

 

불닭볶음면이 미국 틱톡을 뒤흔들고, 비비고 만두가 코스트코 냉동 코너의 주인공이 된 지금, 수많은 한국 식품기업이 미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 편의점을 석권한 제품이 아마존에서 외면받고, 국내 마트의 베스트셀러가 미국 바이어 미팅에서 "우리 소비자에게 맞지 않는다"는 한 마디에 무너지는 사례는 여전히 반복된다. 성패의 핵심은 '미국 소비자의 언어로 다시 쓴 제품'에 있다.

 

첫째, ‘맛있다’ 보다 ‘왜 좋은가’를 팔아야 한다. 미국 소비자의 48%는 구매 전 반드시 성분표와 영양성분을 확인한다. '이 제품이 내 몸에 왜 좋은가'를 즉각 납득시키지 못하면 카트에 담기지 않는다.

 

김치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스토리가, 된장에는 발효 단백질 이야기가, 흑마늘에는 항산화 성분 설명이 필요하다. 다만 FDA 기준의 기능성 클레임(Structure/Function Claim)에 해당하므로 출시 전 라벨 검토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맛의 착지점을 재설정해야 한다. Z세대와 밀레니얼은 매운맛, 발효취, 감칠맛에 이미 익숙하다. 문제는 강도가 아니라 맥락이다. 한국인이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의 짠맛은, 미국인이 스낵으로 혼자 먹을 때 과도하게 느껴진다.

 

고추장소스를 비빔밥 소스로 팔기보다 바비큐 소스·버거 스프레드로 재포지셔닝한 사례가 트레이드 조에서 히트를 기록한 것은 이 때문이다. 맛이 아니라 '먹는 이야기'를 바꾼 것이다.

 

셋째, 패키지는 3초의 싸움이다. 미국 소비자가 매대에서 신제품에 시선을 주는 시간은 평균 3초다. 한국 식품 패키지의 고질적 문제는 정보 과잉과 어색한 영어 표현이다.

 

전면에는 제품명·핵심 클레임 하나·용도 이미지만 두어야 한다. ‘Serve with rice’ 대신 ‘Great on tacos, wings & noodles’처럼 미국인의 일상 식사와 연결 고리를 만드는 문구가 필요하다.

 

넷째, 유통 채널이 제품 스펙을 결정한다. ‘어디에 팔 것인가’는 단순한 유통 전략이 아니다. 코스트코는 대용량·가격 경쟁력이 핵심이고, 홀푸드는 클린 라벨과 Non-GMO 인증이 사실상 필수이며, 아마존은 번들 구성으로 객단가를 높이는 전략이 효과적이다.

 

신규 브랜드는 유명 한인 마트에서 레퍼런스를 먼저 쌓은 후 메인스트림 유통에 도전하는 단계적 접근이 현실적이다. 채널을 먼저 결정하고, 그 채널의 요구에 맞춰 제품을 설계하는 것이 순서다.

 

K-드라마와 K-팝이 열어놓은 문화적 토양 위에서 K-Food는 유례없는 기회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미국 소비자를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제품 하나하나에 담길 때, 한국 식품은 수출품이 아니라 미국 가정의 식탁 위 일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