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 기자
- 승인 2026.02.02 08:12
식감·신선함·비주얼 강한 고부가 페이스트리 확대 속 대표 사례
최근 대만 디저트 시장에서 ‘생도넛’이 핵심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생도넛은 기존 도넛 대비 한층 부드러운 식감과 풍부한 크림 충전감을 특징으로 하며, 디저트를 하나의 ‘경험’으로 소비하려는 수요와 맞물려 빠르게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일시적 유행이라기보다, 디저트 비중이 높은 대만 베이커리 시장에서 소비 기준이 세분화·고급화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로 해석된다.
Euromonitor International에 따르면 2024년 대만 베이커리(Baked Goods) 시장의 소매 판매액은 약 718억 대만달러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케이크, 도넛, 타르트 등을 포함한 페이스트리(Pastries)류가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해, 대만 베이커리 시장이 전통적으로 간식·디저트 중심의 소비 구조임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이 같은 상황 속 식감·신선함·비주얼을 강조한 고부가 페이스트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도넛은 이러한 소비 변화가 구체화된 대표 사례로 평가된다. 대만 타이베이무역관이 조사 보고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일본 ‘생도넛’에서 시작된 트렌드, 대만식 재해석
대만 내 생도넛 열풍은 일본의 ‘생도넛(生ドーナツ, Nama Donut)’ 트렌드에서 출발했다. 여기서 ‘생(生)’은 익히지 않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일본 디저트 업계에서 통용되는 ‘촉촉함’과 ‘입안에서 녹는 식감’을 상징하는 표현이다.
생도넛은 수분 함량이 높은 브리오슈 반죽을 저온 숙성·발효한 뒤 고온에서 짧게 튀겨 수분을 가두는 공법으로 제조된다. 이를 통해 겉은 얇고 바삭하면서도 속은 떡처럼 쫄깃하고 촉촉한 독특한 식감을 구현한다.
이 트렌드를 본격적으로 확산시킨 주역은 일본 도넛 브랜드 I’m donut?이다.
<‘아임도넛?(I’m donut?)’이 선보인 대만 한정 제품(왼쪽)과 바나나 밀크티맛-초대만 맛>

‘아임도넛?’ 대만 상륙… 현지화 전략이 만든 전환점
‘아임도넛?’은 2025년 7월 타이베이에 아시아 최초의 해외 매장을 열었다. 주목할 점은 일본 내 인기 메뉴를 그대로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만 시장을 겨냥한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했다는 점이다.
대만의 대표 간식인 과바오(刈包)를 도넛으로 재해석한 ‘초대만(超台灣)’을 비롯해 ‘바나나 밀크티’, ‘과일 파르페’ 등 대만 식문화와 SNS 트렌드를 반영한 ‘대만 한정 맛’을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했다. 이러한 전략은 생도넛을 ‘해외 화제성 디저트’에서 벗어나, 현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즐기는 ‘로컬 디저트’로 인식하게 하는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이 성공을 계기로 대만 내 생도넛 시장은 일본 브랜드 중심에서 로컬 브랜드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기 시작했다.
<85도씨 제품(왼쪽)과 미스터도넛 제품>

로컬 맛집에서 편의점까지… 확장되는 ‘생도넛 생태계’
① 로컬 베이커리 중심의 고급화
생도넛 트렌드는 대만 로컬 독립 베이커리로 빠르게 확산됐다. 도쿄 파리 디저트(東京巴黎甜點), 유키마치 생도넛(雪系町 生ドーナツ), GooDonut, Born Donut 등은 생도넛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한정 수량·당일 판매, 단면 비주얼을 강조한 필링, 단짠 플레이버, 팝업 스토어 및 굿즈 마케팅 등을 통해 희소성과 체험 가치를 강화하고 있다.
② 대형 프랜차이즈의 가세… 트렌드의 주류화
생도넛이 마니아층을 넘어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신호는 대형 프랜차이즈의 참여다.
대만 최대 베이커리 체인 85°C는 2025년 7월 ‘생도넛 연구소(DONUT 生ドーナツ研究所)’ 1호점을 열고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개당 40~60대만달러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픈 직후 조기 품절을 기록하며 빠른 확장에 나서고 있다.
또한 폰데링으로 알려진 Mister Donut 역시 크림을 가득 채운 ‘생 식감’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트렌드에 합류했다.
③ 편의점 채널 진입… 일상 소비로의 전환
생도넛은 전문점을 넘어 편의점 채널로도 확산됐다. 대만 FamilyMart Taiwan은 자체 디저트 브랜드 ‘minimore’를 통해 생도넛을 출시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이는 생도넛이 목적 구매형 디저트에서 일상 소비형 제품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만 패밀리마트 'minimore' 신제품 생도넛 제품 사진>

시사점 및 전망
대만의 생도넛 열풍은 현지 디저트 시장이 가격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소비 경험과 감성적 만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교적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 반응이 지속되는 것은, 대만 소비자들이 ‘확실한 만족’을 제공하는 제품에는 가격보다 품질과 경험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지 생도넛 업체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은 20~30대로, 제품 구매 이후 SNS에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소비 경험의 일부”라며, “이러한 소비 행태가 자연스러운 바이럴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 브랜드의 성공 사례는 해외 디저트 브랜드가 대만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단순 수입이 아닌, 현지 식문화와 결합한 실질적인 로컬라이즈 전략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생도넛은 독립 전문점에서 시작해 프랜차이즈와 편의점으로 확산되며 단기 유행을 넘어 일정 수준의 시장 기반을 확보한 카테고리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한국 기업 역시 제조 공정과 레시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베이커리·유통 파트너와 협업하고, 한국적 원료와 맛을 결합한 제품 개발, SNS 확산을 고려한 제품 경험 설계를 통해 대만 디저트 시장 진입을 모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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