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3.22 03:04

"미국 대두의 경쟁력은 생산량도, 가격도 아니다. 토양 관리와 데이터, 농가 간 협업, 그리고 시장 대응 전략까지 결합된 ‘시스템 농업’이 본질이다."
저스틴 셜록(Justin Sherlock) 미국대두협회(ASA) 이사는 20일 웨스틴조선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6 U.S. Food Bean Buyers Conference' 발표에서 “대두는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효율성을 설계한 결과물”이라며 “미국 대두 산업은 개별 농가가 아니라 시스템으로 움직인다”고 강조했다.
“농업은 혼자 하는 산업이 아니다”… 협업이 만든 경쟁력
셜록 이사의 농장은 약 4,000에이커 규모로, 이웃 농가와 공동 운영되는 협력형 구조다.
기계와 노동력을 공유하고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단순한 규모 확대가 아니라 비용 절감과 기술 도입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다.
그는 “오늘날 농업은 자본 집약적 산업으로, 일정 규모와 효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협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구조는 미국 대두 산업이 개별 농가 중심이 아니라 ‘네트워크형 생산 시스템’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대두협회(ASA) 이사
“토양이 모든 것”… 지속가능성은 기술이 아닌 실행
이날 발표에서 가장 강조된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었다.
셜록 이사는 이를 추상적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농업 실행 방식으로 설명했다. 토양 샘플링을 통한 정밀 분석, 변량 시비 기술, 최소 경운, 토양 보호, 피복작물 재배 등은 모두 생산성과 환경을 동시에 고려한 전략이다.
그는 “토양은 우리가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자산”이라며 “100년, 200년 후에도 농업을 지속하려면 토양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비용 절감과 생산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 리스크 시대… “생산량이 아니라 관리가 품질을 결정”
노스다코타는 짧은 생육기간과 극단적인 기상 변화라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 지역이다. 최근에는 가뭄과 폭우, 이상 고온과 저온, 비정상적인 서리 등 기후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5년 대두는 수확량이 감소했지만 품질 측면에서는 오히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셜록 이사는 “북부 지역은 저온 환경에서 수확되기 때문에 저장 안정성이 높고, 장기간 품질 유지가 가능하다”며 “미국산 대두의 경쟁력은 연중 안정적 품질 공급에 있다”고 설명했다.
즉, 생산량이 아닌 관리 수준이 품질을 결정하는 구조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Non-GMO·IP 대두 확대… “시장 요구에 맞춰 생산한다”
노스다코타는 미국 내에서도 Non-GMO 및 정체성 보존(IP) 대두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전체 생산량의 10% 이상이 IP 방식으로 관리되며, 이는 두부·두유·장류 등 고품질 식용 대두를 요구하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생산이다.
셜록 이사는 “Non-GM 대두는 추가 관리와 비용이 필요하지만, 장기 계약과 프리미엄 시장을 통해 충분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수요가 있다면 언제든 공급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26년 전망… “유연성이 곧 경쟁력”
올해 재배 전략에서도 핵심 키워드는 유연성이다.
노스다코타는 기후 특성상 5~6월에 파종이 이뤄지며, 파종 시기가 늦어질 경우 수확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가들은 기상 조건과 토양 상태를 고려해 파종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또한 비료 가격 상승과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은 작물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부 재배 면적은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셜록 이사는 “농가는 항상 시장과 비용 구조, 기후를 동시에 고려해 의사결정을 한다”며 “유연한 대응이 곧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식품산업에 던진 메시지… “공급망도 시스템으로 봐야 한다”
이번 발표에서 미국 대두의 경쟁력은 농부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 생산량이 아니라 관리, 가격이 아니라 구조에서 나온다는 메시지가 분명했다.
특히 지속가능성, 데이터 기반 농업, 협업형 생산 구조, 그리고 IP 기반 공급 체계는 앞으로 글로벌 식품 원료 조달 기준을 재편할 핵심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셜록 이사는 “미국 농가는 한국 시장과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 구축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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