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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 디트로이트무역관 송소영
- 2024-12-19
- 출처 : KOTRA
미국 외식업, 인력난·임금 상승의 이중고… 자동화로 해법 찾는다
자동화로 바뀌는 미국 외식업 조리 현장, 로봇 팔이 중심에
최근 한국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요리사 서바이벌 쇼 '흑백요리사'. 이 프로그램은 요리사의 기술과 창의성은 물론, 사업 전략까지 평가하며 요리의 세계를 새롭게 조명했다. 한정된 재료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최고의 요리를 완성하려는 참가자들의 경쟁은 단순한 조리 과정이 아니라 창의력과 전략이 요구되는 무대였다.
한편, 미국 외식업계에서는 인간의 손을 대신해 '로봇 셰프(Robot Chef)'가 조리 현장에 자리 잡고 있다. 뜨거운 기름 앞에서 튀김을 뒤집던 손길은 정밀하게 움직이는 로봇 팔로 대체되고, 고객의 취향에 맞춘 샐러드는 자동화 시스템이 빠르고 일관되게 준비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의 도입으로 단순 반복 작업은 줄어들고, 조리 방식의 기준도 서서히 바뀌고 있다.
이 흐름은 단순한 기술 도입 그 이상이다.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외식 업계는 자동화 기술과 협동 로봇의 도입을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기술의 활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외식업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해법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외식업의 호황, 그러나 주방 인력난이라는 숨은 위기
미국 외식업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경제 전반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외식업 시장 규모는 9051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9.8% 증가했다. 특히, 2030년에는 약 1조8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연평균 성장률은 10.0%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팬데믹 이후 회복을 넘어 외식업계가 새로운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미국 외식업 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US$ 십억, %)
[자료: Fortune Business Insights]
그러나 이러한 성장세 뒤에는 해결해야 할 구조적 인력난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미국 레스토랑협회(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의 '2024년 레스토랑 산업 현황 보고서(State of the Restaurant Industry 2024)'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응답한 외식업 운영자의 45%가 고객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한 직원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답했으며, 이 중 57%는 필요한 인력의 10% 이상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조리 인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외식업 조리사는 2022년 기준 약 136만 명이 고용된 주요 직군으로, 2032년까지 20.4%의 고용 증가율이 예상된다. 이는 외식업 내 다른 직군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전문 셰프(Chefs and Head Cooks) 역시 같은 기간 동안 5.3%의 고용 증가율이 예상되며, 매년 약 2만2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조리 인력에 대한 수요 증가는 외식업체의 인재 확보와 유지가 장기적인 과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들은 맞춤형 요리와 고품질 메뉴에 대한 기대치를 점점 높이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외식업체는 단순히 인력을 늘리는 것을 넘어 우수한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는 외식업체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기대를 충족시키며,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평가된다.
<미국 외식업 주요 직군별 고용 현황 및 전망>
(단위: 명, %)
[자료: U.S. Department of Labor’s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
운영 효율성을 압박하는 인건비 상승
인력 부족 문제에 더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운영 비용 증가는 외식업체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레스토랑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한 외식업 운영자의 98%가 인건비 상승을 주요 문제로 지적했으며, 이는 고용 안정성과 생산성 유지에 있어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집리크루터(ZipRecruiter)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1월 기준 외식업 종사자의 평균 시급은 17.11달러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급격한 인건비 상승은 외식업체의 운영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며, 수익성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외식업 종사자 평균 시급>
[자료: ZipRecruiter]
반복적이고 육체적으로 고된 작업 환경 역시 외식업체의 운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조리사와 같은 핵심 인력은 고온의 조리 환경과 끊임없는 작업 강도 속에서 높은 이직률을 보이고 있다. 신규 인력의 유입이 어렵고, 기존 직원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외식업체는 신규 채용과 교육에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동시에 기존 직원의 작업 강도도 증가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외식 업계는 단순히 비용 절감이나 인력 충원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움을 인식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작업 환경 개선과 직원 만족도 향상이 요구되면서, 자동화 기술과 협동 로봇을 활용한 혁신적인 운영 전략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자동화 기술은 운영 효율성을 제고하고, 인력난과 비용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외식업계, 조리 자동화 시스템 도입 확대
미국 외식업계는 인력난과 임금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조리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플리피(Flippy)'로 알려진 로봇 팔은 치킨 조리, 햄버거 패티 뒤집기와 같은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며,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인 '화이트 캐슬(White Castle)'에서 조리 속도와 품질 일관성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다. 개발사 '미소 로보틱스(Miso Robotics)'에 따르면, 최신 모델 '플리피2'는 시간당 약 60개의 튀김 바구니를 처리해 기존 대비 30%의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
<'화이트 캐슬(White Castle)' 매장에 도입된 로봇 팔 '플리피2'>
[자료: New York Post]
멕시코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치폴레(Chipotle)'는 판매 시점 정보 관리 시스템(POS) 데이터와 연동된 '메이크라인(Makeline)' 시스템을 도입했다. 메이크라인 시스템은 고객 맞춤형 요리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작해 조리 속도와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날라 로보틱스(Nala Robotics)'의 인공지능(AI) 기반 로봇인 '피자이올라(Pizzaiola)'는 피자, 치킨 윙,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을 자동으로 조리하며, 시간당 최대 50개의 피자를 완성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반복적인 작업을 줄이고, 조리 과정의 일관성을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날라 로보틱스의 '피자이올라' 로봇이 피자를 조리하는 장면>
[자료: Nala Robotics]
미국 누리치킨(Noori Chicken) 프랜차이즈의 문상흠 대표는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치킨 조리 과정은 고온의 기름을 다루는 특수 작업 환경으로, 장기근속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에 누리치킨은 일관성(Consistency), 비용 효율성(Cost-efficiency), 안전성(Safety)이라는 세 가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의 장기적 확장을 위해 자동화 기술 도입을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시사점
자동화 기술이 외식업의 조리 환경을 재정의하고 있다. 단순한 효율성 향상을 넘어, 품질의 일관성 확보, 비용 절감, 작업 환경 개선에 이르기까지 외식업 전반에 걸쳐 변화를 이끌고 있으며, 글로벌 외식업계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편에서는 미국에서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전문 프랜차이즈인 누리치킨 대표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자동화 기술의 도입 과정, 운영 효과, 도전 과제를 다루며,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인사이트와 글로벌 시장 진출의 통찰을 제시할 예정이다.
자료: National Restaurant Association, Fortune Business Insights, U.S. Department of Labor’s 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 Miso Robotics, New York Post, Nala Robotics,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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