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등

캐나다 사로잡은 K-푸드 청년 창업 성공기

곡산 2024. 12. 20. 17:16
캐나다 사로잡은 K-푸드 청년 창업 성공기
  •  식품음료신문
  •  승인 2024.12.20 11:37

밴막, 독점 업종 단독 운영…진입 장벽 높아 경쟁력
어스링 푸즈, 첨가물 넣지 않은 ‘다카롱’ 고품질 건강한 디저트 생산
케이밥, ‘한식 밀키트’ 틈새 발견…어머니와 공동 창업
 

한국 문화에 관심이 날로 커지면서 캐나다에서도 K-푸드의 인기가 빠르게 확산 중이다. 특히 캐나다는 특유의 다문화 정책 덕분에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적고 개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K-Food의 성장에도 유리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캐나다인의 열린 태도는 식품 시장에서도 잘 나타난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이 가장 많이 검색한 세계 음식은 중국, 인도, 태국, 이탈리아, 그리고 한국 순이다. 또 캐나다인의 52%가 집에서 요리를 할 때 새로운 소스를 활용하는데, 그중에서도 아시아 스타일 소스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이처럼 캐나다인의 기본적인 성향과 이국적인 맛에 대한 관심은 K-푸드 확장에 분명 큰 도움이 되지만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인기를 넘어 현지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로컬 시장 맞춤형 접근이 중요한다. 이에 최근 코트라 밴쿠버무역관은 독창성과 현지화, 고객 맞춤형 전략으로 캐나다 시장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K-푸드 청년 창업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해 그들의 도전기와 현지에서 체감하는 K-Food 성장 가능성에 대해 들어봤다. 이를 정리해 싣는다.

 

▨ 밴쿠버 유일 막걸리 양조장 ‘밴막(Vanmak)’ 이찬규 대표

고객 80% 젊은 아시아계…다양한 주종에 한식 메뉴도
K-푸드 인기 전략적 활용…로컬 재료와 연계 마케팅

 

Q. 캐나다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A. 캐나다 이민 후 밴쿠버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던 중, 2003년부터 운영된 막걸리 양조장을 발견하게 됐다. 작은 규모였지만 독점 형태의 아이템이라는 점, 혼자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아니기에 더욱 도전 의지가 생겼다. 사업을 인수한 후, 한국에서 주류 제조 교육을 받고 여러 양조장을 다니며 막걸리에 대해 공부했다.

 

Q. 초기 창업 과정에서 가장 큰 도전은?

A. 가장 큰 도전은 사업을 실제로 '실행'하는 것이었다. 캐나다에서의 창업 초기 단계는 한국보다 절차가 복잡하고 어렵다. 여러 허가와 검사 절차가 있어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되기도 하며, 그동안에도 임대료 등의 고정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사업 운영 중에도 라이센스 갱신 및 예기치 않은 비용이 발생하곤 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이지만, 그만큼 실행에 옮긴 순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Q. 한인 외에 다른 인종 소비자들의 반응은? 인기 있는 메뉴나 제품은?

A. 초기에는 고객의 100%가 한국인이었지만, 현재는 약 80%가 한국인이 아니다. 특히 20~30대 아시아계 고객이 주요 고객층을 이루고 있다. 한국에서는 막걸리의 주요 소비층이 비교적 연령대가 높은 편이지만, 캐나다에서 막걸리 사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주류로 받아들이기 쉬운 젊은 층에 집중했다.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것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판단니다. 초기에는 쌀막걸리 한 종류만 운영했지만, 타겟 고객층에 맞춰 밤, 청포도, 유자, 딸기, 복숭아 등 다양한 맛의 막걸리를 추가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족발, 떡볶이, 해물파전 등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한식 메뉴도 제공하고 있다.

 

Q. 현지 문화와의 융합을 고려한 메뉴 개발 경험이 있다면?

A. 캐나다는 로컬기업과 제품을 지지하는 문화가 강하다.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근 캐나다 현지 농장의 복숭아를 사용해 복숭아 막걸리를 새로 출시했다. 앞으로도 로컬 재료와 연계한 다양한 마케팅과 제품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Q. 다른 한인 청년 창업가들에게 K-Food 관련 창업을 추천하나? 그렇다면 그 이유?

A. K-Food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업 아이템이다. 영업과 마케팅이 중요한 요소지만, K-Food는 이미 여러 매체에서 널리 홍보되고 있어 이를 잘 활용하면 브랜드 홍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력으로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홍보하려면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K-Food의 인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캐나다에서 로컬시장 맞춤형 접근으로 현지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K-푸드 청년 창업가들의 제품. (왼쪽부터)밴막, 어스링푸즈, 케이밥. (사진=각 사)
 

▨ 건강한 베이커리 전문점 ‘어스링 푸즈(Earthling Foods)’ 김신유 대표

한국적인 맛 호불호…시장 특성 맞춰 다른 옵션 제공
한국 문화 인기 도움…장기적 브랜드 전략 갖춰야

 

Q. 업체를 소개하자면?

A. 캐나다 포트 코퀴틀람에 본사를 둔 베이커리 전문 제조업체로, 한국에서 '다쿠아즈'로 알려진 '다카롱'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또한 건강하고 고품질의 디저트를 캐나다 전역의 도소매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은' 건강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겠다는 철학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Q. 한국식 베이커리 제품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에 대한 반응은?

A. 초기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일부 고객들은 신선하고 독특하다고 호평했지만, 다른 고객들은 제품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특히 유통회사와 바이어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은 기대와 달랐다. 처음에는 인절미, 유자, 흑임자 등 한국적인 맛을 강조해 추천했지만, 현지 고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맛이라 부정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따라 각 시장의 특성에 맞춰 맛 전략을 조정했다. 예를 들어, 블렌즈 커피와 같은 로컬 프랜차이즈 카페에는 캐나다인들이 선호하는 티라미수와 바닐라, 비건 옵션을 공급했다. 반면, 아시아계 고객이 많은 T&T 마트에는 인절미, 유자, 흑임자 맛 제품을 제공하며 차별화된 접근을 시도했다. 이러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다양한 고객층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Q. 한국 문화의 인기가 비즈니스 및 마케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A. 한국 문화의 인기는 현지 경쟁업체들과 브랜드를 차별화할 중요한 기회가 됐다. 특히 한국식 베이커리는 한국식 BBQ나 치킨처럼 이미 익숙한 음식들과 달리 현지 소비자들에게 아직 신선하고 흥미로운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신선함과 독창성이 저희 브랜드를 돋보이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Q. K-Food 연관 창업을 추천하고 싶으신가? 그렇다면 그 이유는?

A. K-Food와 관련된 창업을 자신 있게 추천한다. 캐나다는 가능성으로 가득 찬 기회의 땅이며, 특히 K-Food 시장에서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 캐나다는 미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시장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경쟁이 덜하고, 지리적으로 미국으로 확장하기에 용이하다. 또한 미국과 유사한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 제품과 전략을 테스트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더불어 캐나다 내에서 한국 문화와 음식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 중이며, 현지 소비자들은 새로운 맛과 경험을 갈망하고 있다. K-Food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강력한 매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지 시장에서 성공적인 도전을 위한 충분한 가능성을 제공한다고 생각한다.

 

Q. K-Food 연관 창업을 시작하려는 이에게 하고 조언이나 팁이 있다면?

A. 캐나다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나다의 공급망과 소비자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를 간과하고 서둘러 시장에 진입하면 브랜드 이미지와 가치를 손상시킬 위험이 크다. 특히 빠른 성공을 위해 수입업체를 통해 시장에 진입하려다 제품이 한인 마트의 할인 코너에 머무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는 브랜드 가치를 약화시키고 가격 구조를 망가뜨려 장기적인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캐나다 시장의 특성과 소비자 니즈를 충분히 조사하고,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성공의 핵심이다. 현지화된 접근 방식과 철저한 계획이 K-Food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 한식 밀키트 전문 ‘케이밥(KBOP)’

캐나다인 한식 선호 경향…현지 고객이 한국인보다 많아
새로운 경험 제공 차별성…재료 관리·유통 측면 준비 필요

 

Q. 어떤 회사인가?

A. KBOP은 밴쿠버에 위치한 한식 밀키트 전문 회사다. 매주 신선한 재료로 준비된 밀키트를 고객에게 배달하며, 조리가 간편하도록 세척, 손질, 포장 과정이 모두 완료된 상태로 제공한다. 덕분에 KBOP 밀키트는 5~10분 이내에 완성할 수 있어 편리함이 큰 장점이다.

 

Q. 캐나다에서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배경은?

A. 캐나다와 미국의 밀키트 회사들이 성공하는 모습을 보며 '프리미엄 한식 밀키트'라는 틈새 시장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해외에서도 높아지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캐나다인을 타겟으로 한 한식 밀키트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한식 요리 경력이 40년에 이르는 어머니와 함께 KBOP을 설립해 이 목표를 실현하게 됐다.

 

Q. 캐나다 시장에서 K-Food에 대한 반응은 어떠하며, 고객층은?

A. 놀랍게도 현재는 캐나다인 고객이 한국인 고객보다 많아졌다. 초창기에는 한국인 고객이 대부분이었지만, 디지털 광고를 시작한 이후 신규 고객의 대부분이 캐나다인이다. 흥미롭게도, 캐나다인들이 한국인들보다 저희 음식을 더 선호하는 경향도 보인다.

 

Q. 최근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문화적 흐름이 창업 및 마케팅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A. 한국 엔터테인먼트가 주류에서 인기를 끌면서 전반적으로 다양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도와 접근성이 좋아졌다. 이러한 문화적 흐름이 KBOP 사업과 마케팅 전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한국, 한국 문화 그리고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Q. 다른 한인 청년 창업가들에게 K-Food 연관 창업을 추천하나?

A. 물론이다. 특히 한식 옵션이 많지 않은 지역에서는 한식 자체로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차별점을 갖출 수 있다. 한국 문화와 엔터테인먼트의 인기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식품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 한식 창업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다만, 식품 사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재료 관리와 유통 측면에서 더 많은 준비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Q. K-Food 창업을 고려하는 다른 한인 청년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A. 경험에 비추어 보면, 한국인이 아닌 로컬 시장을 타겟으로 삼는 것이 오히려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제품이 인기를 끌면 자연스럽게 한국인들도 제품을 접하게 되지만, 한국인을 우선 타겟으로 삼으면 다른 국적의 고객에게 제품을 알릴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