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산업, 소비자 수요 기반 고품질 중심 생산체계로 전환
- 나명옥 기자
- 승인 2024.12.12 14:00
2025년 벼 재배면적 8만㏊ 감축, 타작물 전환…공급과잉 해소ㆍ쌀값 안정 유도
식품기업과 연계 콩 등 전략작물 제품 개발ㆍ판촉
정부양곡서 민간 신곡으로 전환 식품기업에 식품ㆍ외식 정책자금 우대
혈당 저감 기능성 품종 등 활용 소재화ㆍ제품 개발 지원
‘쌀가공식품 R&D 협의회’ 운영
농식품부,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2025~2029년) 마련
정부는 쌀 산업이 더 이상 시장격리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급안정을 유지하고,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고품질 중심 생산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재배면적 감축 △품질 고급화 △신규 수요 창출 △산지유통 경쟁력 강화 △R&D 기반 확충에 나선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산업이 생산보다 소비량 감소율이 더 큰 구조적 공급과잉 상태이며, 2005년 이후 12차례에 걸친 시장격리에도 불구, 쌀값 불안정이 반복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2025~2029년)을 마련했다.
농식품부 최명철 식량정책관은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 추진으로 구조적인 쌀 공급과잉을 해소하고, 관행적 생산체계를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ㆍ친환경 체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쌀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쌀값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정책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마련된 쌀 산업 구조개혁 대책은 쌀 산업이 시장격리에 의존하지 않고도 수급안정을 유지하고,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고품질 중심 생산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재배면적 감축 △품질 고급화 △신규 수요 창출 △산지유통 경쟁력 강화 △R&D 기반 확충 등 5대 주요 추진 과제를 담았다.
재배면적 감축
먼저, 벼 재배면적 8만㏊ 감축을 목표로 2025년부터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시행한다. 감축 면적 8만㏊를 시도별로 배정하고, 농가는 타작물 전환, 친환경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면적 감축을 이행하게 되며, 감축을 이행한 농가 중심으로 공공비축미 매입 등 정부 지원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벼 재배에서 타작물로 전환하는 농가를 지원하기 위해 전략작물직불제 규모를 2024년 1865억원에서 2025년 2440억원으로 확대하고, 하계 조사료(430만원/㏊→500)와 밀(50만원/㏊→100)은 지급단가를 인상해 지원한다. 식품기업과 연계한 콩 등 전략작물 제품 개발ㆍ판촉 등을 통해 소비 기반 확대를 지원하며, 논에 타작물을 재배하기 위한 배수 개선(2025년 신규 10지구), 논 범용화 등 타작물 생산기반 지원도 확대한다. 신규 임대 또는 계약 갱신 간척지에 대해서는 일반 벼 재배 제한(2025년 1300㏊)을 추진한다.
효과적인 재배면적 감축 이행점검을 위해 위성사진을 활용한 재배면적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가 간 감축면적 거래 등 다양한 이행방식을 발굴, 현장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시도별 감축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벼 재배면적 조정제 현장지원단을 구성ㆍ운영한다.
품질 고급화
고품질 품종 중심으로 생산ㆍ소비구조를 전환한다. 우선, 고품질 쌀 전문생산단지(50~100㏊)를 지정ㆍ운영할 계획으로, 생산자단체 주도로 비료 저감, 고품질 쌀 생산을 담당하게 된다. 단지는 시도별로 2025년 1개소씩 시범 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한다(2029년 2개소).
정부 보급종 공급체계는 소비자 선호 품종 중심으로 개편해 나간다. 맛, 향이 뛰어난 최우수 품종(15개 내외)을 새로 선정해 정부 보급종으로 집중 보급한다(2029년까지 90%). 지역보다는 품종 중심으로 소비자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단일품종ㆍ인증 쌀(친환경 등) 등 품종별 특성을 부각한 홍보를 추진한다.
단수가 낮고 품질이 좋은 친환경 벼 재배를 2029년 6만8000㏊까지 확대한다. 이를 위해 친환경 벼는 공공비축미 매입 시 인상된 가격으로 우선 매입하고, 일반 벼에서 친환경 벼로 전환할 때 공공비축미로 전량 매입한다(최대 15만톤). 친환경직불 논 단가는 유기의 경우 2024년 70만원/㏊에서 2025년 95만원 등으로 인상한다.
고품질 쌀 생산ㆍ유통 확산을 위해 양곡표시제를 개편, 현재 임의 사항인 단백질 함량 표시를 의무사항으로 변경하고, 쌀 등급 중 ‘상’(7%→6), ‘보통’(12%→10) 대상으로 싸라기 최고 혼입 한도를 하향한다.
신규 수요 창출
식품기업의 민간 신곡 쌀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 정부양곡에서 민간 신곡으로 전환하는 식품기업에 대해서는 식품ㆍ외식 정책자금 우대를 제공한다. 식품기업ㆍRPC와 연계한 수출ㆍ가공용 생산단지를 시범 구축하고, 가공밥류 정부양곡 공급은 단계적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전통주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제조업체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2025년부터 주세 감면 구간을 확대하고(30% 감면 구간 신설), 지역특산주 주원료 기준을 완화한다.
이와 함께 쌀가공식품 수출을 2024년 10만톤에서 2029년 18만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싱가포르, 중국 등 쌀가공식품 수출 현지에 홍보관을 신설하고, 온라인 B2B 판매관 확대 등을 통해 판로를 지원한다. 밥쌀용 쌀은 싱가포르 등 유망한 신규 시장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수출을 확대한다.
UN 기구인 WFP 등과 협력, 아프리카ㆍ아시아 중심으로 식량원조를 2024년 11만톤에서 2025년 16만톤으로 확대한다.
소비자의 쌀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를 강화, 탄수화물과 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체험(백화점 등), 전문가 포럼, 방송 등을 통해 쌀 소비를 홍보하고, 초등학생 대상 ‘곡물체험학교’를 영유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확대한다.
산지유통 경쟁력 강화
산지유통 구조를 고품질ㆍ단일품종 중심으로 전환한다. 고품질 쌀 유통 RPC를 지정하고, 생산부터 가공까지 이력을 관리하는 생산이력제를 시범적으로 추진한다. 혼합미 비율을 2023년 기준 42%에서 2029년 10%로 낮추기 위해 정부지원 RPC의 단일품종ㆍ고품질 쌀 매입을 유도한다.
산지유통 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시장 거래질서 확립과 RPC 수익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회계정보 공시, 경영계획서 제출 의무화 등을 추진하고, 저가 판매 등 시장교란 행위는 제재한다. RPC 이익의 농가 환원을 유도하고, 생산자와 RPC 상호 합의에 의한 수탁거래를 활성화한다. RPC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단순 도정에서 벗어나 제분, 쌀가공식품 생산 등 사업 다각화 촉진 방안도 마련한다.
R&D 기반 확충
고품질 쌀 생산과 전략작물 전환을 위한 생산기술 R&D를 추진한다. 쌀 적정생산을 위한 비료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지역별로 전략작물 이모작 모델을 개발하며, 논 재배에 적합하도록 논 콩, 유지작물(깨)을 대상으로 품종ㆍ재배기술을 개발ㆍ보급한다.
장립종ㆍ헬스케어 등 유망 식품 분야 맞춤형 R&D를 지원한다. 외국인 수요가 높은 장립종은 품종 개발 신규 R&D를 추진하고, 헬스케어 식품은 혈당 저감 기능성 품종 등을 활용한 소재화와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현장에 기반한 R&D 수요 발굴을 위해 ‘쌀가공식품 R&D 협의회’를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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