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1.08 09:35
쌀국수 9조4000억 시장…쌀 스낵, 국산 약과 등 담백한 맛 수요
떡류, 떡볶이 등 음식용 떡 유통…디저트는 모찌 기반 제품 많아
쌀음료, 우유 대체 식물성 제품으로 식혜·발효음료 등 판매
수출 확대 위해 비건 등 표시하고 현지 입맛 맞는 제품 개발을
월마트 등 진출 늘리고 한류 활용한 광고에 온라인 마케팅도
우리나라 쌀가공식품의 수출액은 2019년 이후 연평균 2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지난해는 약 2687억 원 규모, 올해 7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45.8% 증가한 2028억 원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전체 수출의 56.1%를 차지하는 미국에서도 2023년 1507억 원, 올해 7월까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8% 증가한 1220억 원 규모를 기록하는 등 매년 수출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여기에는 건강식과 간편식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 증가와 함께 한국 문화 콘텐츠의 흥행으로 인한 한식 수요 증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식 선호 현상이 확산하면서 쌀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쌀은 밀에 비해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이 풍부한 반면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낮고, 밀이나 기타 곡류로 만든 식품보다 소화가 잘된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밀을 주식으로 섭취하는 미국, 유럽 등 해외 주요국에서 건강한 식품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 최근 간편한 식품의 수요 증가로 RTE 형태의 쌀가공식품에 관심이 커지면서, 간편하게 조리하거나 데우기만 하면 섭취가 가능한 즉석밥과 떡볶이, 냉동 김밥 등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별도의 조리가 필요 없으면서도 영양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지속돼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떡류와 쌀 스낵 등도 기존 빵이나 과자를 대체할 수 있는 간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문화 콘텐츠의 전 세계적 인기로 드라마나 영화,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노출된 떡볶이, 김밥 등에 대한 해외 소비자의 관심은 쌀가공식품의 인기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쌀가공식품의 해외 인기는 쌀 생산 과잉과 소비량 감소로 고민하는 국내 쌀 산업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세계 가공식품 시장에서 한국 농식품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국내 농식품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aT도 최근 수출 확대 방안 마련을 위해 최대 수출국인 미국 쌀가공식품 시장과 소비현황 등을 조사한 ‘對美 쌀 가공식품 수출현황 분석 및 수출 확대 방안’ 보고서를 펴냈고, 이 가운데 시장현황과 수출 확대 전략을 중심으로 내용을 간추렸다.
커져가는 미국 쌀가공식품 시장
건강 중시, 식품 편의성 추구, 쌀 요리에 관한 관심 증가 등으로 미국 시장 내 쌀가공식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추세가 지속되면서 육류와 밀 기반 식단을 주로 하던 현지 소비자들이 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쌀은 영양소가 풍부한 반면 지방이나 열량이 낮아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탄수화물로 인식되고 있으며,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아 소화가 쉽고 건강에 이로운 식재료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약 10여 년 전부터 건강 간식으로 쌀 스낵이 인기를 끌며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쌀가공식품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즉석밥과 RTE 형태의 떡볶이, 쌀국수 등은 쌀의 영양적 이점을 유지하면서도 간편한 섭취가 가능해 소비자의 구매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 아시안 인구 증가로 쌀 기반 요리나 식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고, 특히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쌀가공식품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즉석밥
2024년 미국 즉석밥 시장 규모는 한화 약 9020억 원 규모로 추산되며, 2031년까지 연평균 4.2%의 시장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 성장의 주된 이유는 편의 식품의 수요 증가와 건강 증진을 위한 통곡물 포함 식단의 인기, 1인 가구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제품 유형도 다양화되고 있다. 백미 기반의 쌀밥에서 건강과 영양을 생각해 현미로 만든 즉석밥이나 유기농 쌀로 만든 즉석밥이 증가하고 있으며, 쌀 품종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포니카종이 주를 이루지만 풍미와 유형 다양화로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주로 생산되는 인디카 품종으로 만든 즉석밥도 늘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우리나라 제품은 CJ와 오뚜기, 대상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CJ의 ‘햇반 백미’의 2023년 북미 수출액은 16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6%, 2021년 수출액 대비 두 배 성장했다.
이는 K-푸드 트렌드의 지속으로 집에서도 한국식 쌀밥을 먹고자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수출 성장세가 이어졌고, 가정 내 밥솥을 보유한 소비자가 드문 상황에서 전자레인지로 간편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즉석밥이 대안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쌀 스낵
미국의 쌀 스낵 시장은 2023년 약 5073억 원 규모로, 올해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약 5204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2019년 이후 연평균 9.7% 증가한 것으로, 지방 함량과 열량이 낮아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건강하고 편리한 간식으로 인기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고 Non-GMO 재료로 만들어져 밀 기반 스낵보다 건강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으며, 저당·저나트륨·저지방뿐만 아니라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건강상 이점으로 쌀 스낵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도 소비자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 혁신적인 맛과 다양한 종류의 제품이 출시되며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는 추세다.
예를 들면, 쿼커에서는 버터 팝콘, 바닷소금과 라임, 애플 시나몬 등 다양한 맛의 쌀 스낵을 출시하고 있으며, 올해 3월에는 딜피클(Dill Pickle) 맛 쌀 칩을 출시했다. 또 현지 쌀 스낵 기업 엘리먼트 스낵은 작년에 쌀 크리스피에 캐러멜을 입히고 바닷소금을 뿌린 제품을 출시하였고, 켈로그는 올해 4월 쌀 시리얼로 만든 스낵바인 라이크 크리스피에 현지에서 꾸준히 인기 있는 초콜릿과 땅콩버터 맛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외에도 베트남의 리치 그룹은 한국을 연상케 하는 포장 디자인과 맛의 제품을 유통 중이다.
국내 쌀과자와 한과 등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설탕과 소금을 적게 넣어 맛이 담백하고 칼로리가 낮은 건강 간식으로 인식되며 미국 내에서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떡류
미국 등 서양에서 떡(rice cake)은 쌀로 만든 일부 스낵(뻥튀기와 같은 형태)을 포함하는 개념이며, 우리의 ‘떡’과 같은 형태는 주로 일본식 떡(모찌)으로 인식하고 있다.
시장에서 떡은 체중을 관리하거나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소비자 사이에서 영양이 풍부하고 포만감이 높으면서도 기존 간식과 비교해 열량이 낮은 간식으로 인식돼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떡의 인기로 떡을 주메뉴로 한 디저트 메뉴가 인기다. 하지만 표면을 떡으로 감싼 아이스크림이나 쌀 반죽으로 만든 도넛 등으로 대부분 모찌를 기반으로 한 디저트다.
한국산은 떡국 떡, 떡볶이 떡, 조랭이떡 등 떡볶이나 떡국 등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떡이 주로 유통되며, RTE 형태의 떡볶이 제품도 판매되고 있으나 송편이나 절편, 백설기 등 한국의 전통 떡류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쌀국수
쌀가공식품 중 가장 규모가 큰 분야가 쌀국수다. 2024년 북미지역의 쌀국수 시장 규모는 약 9조4198억 원으로 추산되며, 2029년까지 연평균 13.7%의 성장률로 약 17조883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지 쌀국수 시장의 성장 요인은 크게 건강과 새로운 요리에 대한 탐구를 꼽을 수 있다. 건강 인식 확대로 밀 기반 식품 대비 열량은 적고 영양성분은 풍부한 쌀로 만든 면류 수요가 증가했다. 또 이국적인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개방적 태도 확대와 함께 아시아계 인구증가로 쌀국수 요리를 파는 퀵 서비스 레스토랑이 증가하며 저렴한 가격으로 건강하고 맛있게 한 끼 식사 해결이 가능한 쌀국수 소비가 늘었다.
하지만 미국 쌀국수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점유율은 높지 않으며, 유통되는 제품 역시 비교적 제한적이다. 한국산 쌀국수 제품은 국내 식품 대기업 자체 또는 RTE 형태의 쌀국수 제품이 판매되나 그 수가 많지 않으며, 대부분 고구마 전분으로 만든 당면이 연관 상품으로 출시되고 있다.
◇쌀 음료
최신자료인 2020년 우유 대체 미국 쌀 음료의 시장 규모는 약 43억 원 규모로, 전체 우유 대체 식물성 음료 시장의 약 2.7%를 차지하는 등 건강을 고려해 유음료를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음료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쌀 음료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제품은 주로 우유 대체 쌀 음료와 식혜, 쌀 발효음료, 쌀 성분을 첨가한 음료 등으로 분류되며, 한국산은 식혜와 쌀 기반 음료 등이 대표적이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건강을 강조한 홍보전략
최근 건강한 식단에 관한 관심 증가로, 식품 선택 시 영양성분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저염, 저칼로리, 고섬유질 식품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쌀 가공식품의 수출 확대에 매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비건 및 글루텐프리 옵션이 추가되면 더욱 차별화된 제품으로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따라서 제품 라벨에 이를 명확히 표시하고, 글루텐프리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제품 차별화와 현지화 전략
미국 소비자들은 건강과 편리함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식품을 찾고 있는데,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또 한국산 간편식은 이미 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한 추가적인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미국 소비자가 선호하는 시즈닝이나 초콜릿 등을 첨가해 제품 맛을 다양화하는 등 현지 소비자 입맛에 맞춘 현지화된 제품 개발이 중요하다.
◇유통망 확장과 접근성 강화 전략
월마트, 코스트코 등 미국 소비자가 주로 이용하는 주요 유통망에 한국산 쌀가공식품을 배치해 더 많은 소비자에게 제품이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는데, 아마존과 월마트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비건 및 글루텐프리 제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 물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신속하고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현지 유통업체와 물류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여 물류비를 절감하고, 제품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도록 해야 한다.
◇마케팅과 브랜드 강화 전략
한류는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은 여전히 효과적이다. 그러나 일반 기업이 직접 한류 스타와 협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으므로, 대중적 한류 콘텐츠나 한류 문화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한류를 소재로 한 콘텐츠를 SNS나 광고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거나 한류와 관련된 테마 이벤트, 패키지 디자인,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현대 소비자에게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SNS를 활용하여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며, 한국산 쌀가공식품의 건강함과 편리함을 동시에 강조하는 현지화 마케팅도 필요하다.
◇가격과 품질 경쟁력 전략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현지 시장 내 제품 가격을 철저히 분석한 후 타당한 가격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일정한 품질 유지로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하며, 엄격한 식품 안전 관련 규제를 충족하고 제품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품질 관리 시스템을 수립, 강화해야 한다.
◇식품 안전 규정 준수를 통한 신뢰 확보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식품은 FDA의 규정을 준수해야 하며, 식품안전현대화법(FSMA)에 따라 시설등록 및 공급자 검증 절차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또한 식품 라벨링 규정이 매우 엄격하게 적용되므로, 제품에 포함된 모든 정보를 명확히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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