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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삼림벌채 규정 시행을 앞둔 에티오피아 커피산업 대응 동향

곡산 2024. 9. 25. 05:26
EU 삼림벌채 규정 시행을 앞둔 에티오피아 커피산업 대응 동향
  • 트렌드
  • 에티오피아
  • 아디스아바바무역관 김한나
  • 2024-09-23
  • 출처 : KOTRA

 

 

2025년 EUDR 시행으로 에티오피아 커피산업에 타격 예상

에티오피아 커피 수출업체들은 대체 시장 물색 등 현실적 대안

세계 5위 아라비카 커피 생산 국가인 에티오피아에서 커피는 가장 큰 수출 품목이자 가장 큰 외화 수입원이며 인구의 25%가 직간접적으로 커피 가치 사슬에 의존하고 있지만, 여러 구조적 문제가 커피 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수확량은 세계 평균은 물론 아시아, 남미 등 다른 커피 생산 지역의 수확량보다 현저히 낮. 이는 기술 및 투입물의 적은 사용과 함께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고 생산량이 기상 조건에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구조적 문제점을 갖고 있는 에티오피아 커피산업은 앞으로 에티오피아의 소규모 농부들이 따르기에는 매우 복잡하고 부담스러운 EU의 삼림벌채 규정(EU Deforestation Regulation, 이하 EUDR) 시행으로 더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EUDR에 따라 기업은 원재료가 재배된 농장까지 공급망을 디지털 방식으로 매핑해야 하는데, 이는 외딴 지역에 있는 수백만 개의 소규모 농장을 추적하는 작업을 포함한다. 기업은 농부와 직접 거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러 현지 중개인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부분적으로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인터넷 보급률이 낮아 매핑이 어렵고, 상인과 업계 전문가들은 토지 권리 분쟁, 약한 법 집행, 씨족 갈등으로 인해 농장 소유권에 관한 데이터를 찾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에티오피아는 소규모 커피 농가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농장 수준까지 커피를 추적하고 삼림 벌채된 땅에서 생산된 커피가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특히 어렵다. 유럽의 커피 바이어들은 에티오피아 커피 수입을 줄이고 덜 위험한 원산지에서 커피를 조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커피가 유럽에서 계속 공급되고 에티오피아 농부들이 생계를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커피수출기업, 에티오피아 정부 및 개발 파트너들은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EUDR 준수를 촉진하는 조치를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정부 대응 현황

 

에티오피아 정부는 2025년 발효 예정인 EUDR와 관련 2024년 2월 7일에 개발 파트너 및 업계 관계자들과 회의를 개최. 에티오피아 재무부 장관은 동 회의에서 특히 짧은 기간 내의 시행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에티오피아 정부가 새로운 규정을 준수할 수 있도록 연장을 요청다. EUDR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국가 운영위원회와 국가 행동 계획도 발표다. 동 계획은 소규모 농부들이 새로운 요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국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GPS 서비스 및 노트북을 포함한 디지털 인프라에 투자 EUDR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간 대응 현황

 

유럽의 커피 트레이더와 로스터들은 위성 이미지, 인공 지능, 현장 검증을 통해 공급업체의 삼림 벌채를 추적하는 등 EUDR 준수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커피 부문을 대상으로 하는 제3자 검증 기관들도 상품 시장인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의 규정 준수 프로그램, 국제공정무역기구의 업데이트된 커피 지속가능성 표준, 기본 지속가능성 인증기관인 4C의 규정 준수 서비스, 레인포레스트 얼라이언스 표준에 추가된 EUDR 기준 등 새로운 EUDR 관련 계획을 시작다. 에티오피아 내 여러 비즈니스 협회는 회원들에게 EUDR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조언하는 인식 제고 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민간 부문의 이니셔티브가 모든 커피 생산자에게 도달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커피 지속가능성 분석가들은 “EU 내 상인, 로스터, 소매업체에 규정 준수에 대한 명확한 법적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행위자들이 유럽 커피 시장에 접근하기 위해 비용, 의무, 관리 부담을 소규모 농가에 전가할 위험이 크다”라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무역센터(ITC)는 네덜란드 신탁기금 V(NTFV) 프로젝트를 통해 네덜란드 자금을 지원받아 에티오피아 커피 및 차 당국(Ethiopia Coffee Tea Authority, ECTA)과 함께 국가 행동계획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인식 제고와 주요 커피 부문 주체들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대화 플랫폼 구축을 통해 ITC와 ECTA는 새로운 EU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공동 조치를 마련다. ECTA는 현재 EUDR과 유럽 기업 사회 실사 지침(CS3D)에 대한 작업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있다. 또한 ITC는 에티오피아 커피 생산자 단체와 로스터에게 지속가능성 계획 개발, 역량 강화, 디지털 실사 및 추적 시스템 구축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한편, 오로미아 농민 협동조합 연합과 같은 기존 협동조합은 유럽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하기 위해 6개 협동조합에 소속된 4800명의 농부를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한 번 배제된 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조합은 1999년에 50만 명 이상의 소규모 농가로 구성된 34개 협동조합과 2600만 달러의 자본금으로 설립다. EUDR 규제에 대응을 하지 않으면 시장의 40%를 잃게 되기 때문에 모든 소규모 경작지를 매핑하고 지리적 위치를 파악하고자 하며, 여기에 최대 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UDR 시행으로 에티오피아의 수출원동력인 커피 수출 둔화 가능성

 

에티오피아 커피 수출에서 대EU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이었으나 2023년 그 비중이 23.2%로 2022년 33.8%에서 대폭 축소된 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독일 수출이 대EU 수출의 약 40~45%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다음으로 벨기에,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으로 수출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8월 말 기준 대EU 수출이 다시 증가 티오피아 전체 커피 수출 중 EU 비중이 다시 30%대를 넘게 . 대EU 수출이 2024년에 다시 증가한 것은 2025년부터 발효될 EUDR 규제 때문인 것으로도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2025년에 EUDR가 발효됨에 따라 대기업의 경우 2025년 초에, 중소기업의 경우 2025년 6월에 발효될 예정인 EU 삼림 벌채 규정으로 인 에티오피아 커피산업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Reuters에 따르면 이미 독일의 커피 로스터인 알로이스 달마이어사의 경우 EU의 디지털 추적 요건이 에티오피아 공급업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높은 부담이라며 에티오피아로부터의 대규모 수입을 할 수 없게 다고 밝히기도 다. 

 

<에티오피아의 커피 주요 수출대상국가 현황>

(단위: US$ 백만, %)

순위
수출대상국
2021
2022
2023
2024 (1~8)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24/23)
전세계
1,209
1,534
1,371
1,206
30.62
1
사우디아라비아
157.6
208.9
240.1
184.5
16.95
2
독일
210.4
239.8
113.6
172.4
93.75
3
미국
166.3
190.9
146.8
133.4
4.16
4
벨기에
122.6
129.2
72.4
120.9
158.78
5
한국
81.5
112.9
235.5
100.6
21.49
6
일본
90.9
120.2
89.6
74.6
10.61
7
아랍에미리트
12.9
91.2
48.1
45.7
20.79
8
이탈리아
35.4
46.9
36.4
42.9
36.54
9
중국
46.3
82.3
73.1
34.0
-16.73
10
수단
17.1
27.6
38.3
31.4
6.95
EU-27
456.5
518.9
318.0
425.6
75.89

[자료: GTA]

 

그 외 에티오피아 커피산업이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들 

 

낮은 생산량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커피 생산국이자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큰 아라비카 커피 수출국이지만, 실제로 커피 생산량은 다른 주요 커피 생산 지역의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량은 아시아의 생산량보다 47.9%, 남미의 생산량보다 47.5%, 전 세계 생산량보다 24.3%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티오피아 커피 부문의 상대적으로 낮은 생산성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4% 증가한 에티오피아 커피 생산량의 느린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다.

 

에티오피아 커피 생산량이 낮은 주요 요인은 생산자 대부분이 전통적인 시스템을 사용하는 소규모 농부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생산된 커피는 유기농으로 판매될 가능성이 높아져 단가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여러 가지 단점이 있다. 본질적으로 소규모 생산자는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커피 생산에 있어 기술 도입이 여전히 저조하다. 또한, 수의 대규모 상업 농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생산자는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커피가 커피 시들음병을 비롯한 다양한 질병에 취약하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살충제 사용률도 비슷하게 낮으며, 이를 ECTA에서 반복적으로 위협으로 지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에티오피아의 커피 농사 대부분이 소규모로 생산되기 때문에 조기 수확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농부들은 종종 현금을 빨리 얻기 위해 이러한 관행에 의존하지만, 이는 전반적으로 수확량을 감소시켜 장기적으로 소득을 떨어뜨리고 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료 및 기술의 제한적 사용

 

기술 및 비료와 같은 투입물의 제한된 사용으로 인해 에티오피아 커피는 날씨 변동에 매우 취약하다. 날씨는 커피 수확량과 성공적인 생산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다. 2023년 5월 Christian Aid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는 이미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에 영향을 미쳐 커피잎녹병의 발생률을 높이고 있다.

 

커피나무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도 생산성 저하의 또 다른 원인이다. World Bank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커피나무의 낮은 생산성은 가지치기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농부들은 단기적인 수익 손실에 대한 걱정과 함께 나무 가지치기가 장기적으로 작물 생산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나무를 충분히 정기적으로 다듬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World Bank에서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포함 이러한 관행을 장려하는 프로젝트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관련 비용으로 인해 채택률은 여전히 낮다.

 

최근 몇 년 동안 에티오피아의 커피 생산은 커피 대신 카트 재배로 전환하려는 농부들의 결정으로 인해 위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카트는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예멘에서 인기 있는 각성제로, 1년에 두 번 수확할 수 있고 가뭄에 강한 식물이기 때문에 커피 대체 작물로 선호되기도 한다. 전국의 농부들이 경제적 이유로 카트 재배를 선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현재로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에 하방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전망

 

S&P 글로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 규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삼림 벌채와 관련된 상품의 무역 공급망이 크게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등 팜유를 생산하는 아시아 국가들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기업의 규정 준수 관련 비용이 연간 1억7000만 달러에서 2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커피 수출업체들은 이러한 새로운 현실에 적응하고 있으며, 일부 대형 커피 수출업체들은 대체 시장을 모색하     . 협와 당국이 기간 연장을 위한 로비를 강화하는 한편, 중동과 같은 시장에서 에티오피아의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중이다. 한편, 커피를 현지 소작농들로부터 소싱하고 로스팅 수출하고 있는 C사 대표는 "에티오피아에서 소작농들이 EUDR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어 정부에서 EUDR 시행 유예 등을 관철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EU규정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작농들과 커피 수출업체들은 대체 시장 물색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S&P Global, Addis Fortune, Standard Addis, TRAIDE, Coffee Barometer, Reuters, KOTRA 아디스아바바 무역관 자료 종합